영화 '쿼바디스'의 한 장면.

- '트루맛쇼' 김재환 감독의 돌직구
- 부동산 투기·목사 세습 등 언급
- 부산 내달 영화의전당 상영 예정

대형 교회의 문제에 '돌직구'를 날린 김재환 감독의 다큐멘터리 '쿼바디스(어디로 가십니까)'가 지난 10일 개봉한 가운데 영화에 등장하는 해당 교회 측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김 감독은 최근 '쿼바디스' 페이스북에 사랑의교회 측이 제작진에게 보낸 내용증명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사랑의교회는 지난 4일 영화 제작진에 보낸 내용증명에서 '영화에 사용된 교회 전경 영상과 목사의 영상·음성 등 관련 장면을 삭제해달라'며 '해당 자료를 삭제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쿼바디스'는 각종 비리로 얼룩진 한국의 대형 교회를 비판하는 다큐멘터리다. 미국의 마이클 무어 다큐멘터리 감독을 패러디한 마이클 모어 감독이 한국을 찾아 대형 교회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는 설정을 통해 교회를 향한 비판적인 시각을 담아냈다. 지난해 완공된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 신축을 비롯해 우리나라 대형 교회의 신축 공사와 부동산 투기, 담임목사 세습, 교회 1년 예산을 훌쩍 넘기는 목사 전별금, 정치권과의 결탁 등 한국 교회의 또 다른 '민낯'을 낱낱이 드러낸다. 2011년 맛집의 비밀을 파헤친 '트루맛쇼'와 이명박 정부 5년을 정리한 다큐멘터리 'MB의 추억'(2012년)으로 이름을 알린 김 감독이 이번에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것 중 하나인 교회 문제를 건드렸다.

'쿼바디스'는 서울 아트나인 등 전국 16개 상영관에서 개봉했으나 멀티플렉스는 2곳에서만 상영한다. 부산에는 아직 상영하는 곳이 없으며, 부산 영화의전당이 다음 달 상영을 계획하고 있는 정도다.

'쿼바디스' 배급사 관계자는 "교회에서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해야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어 영화 상영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부산의 예술영화전용관들도 상영을 요청했다가 현재까지 연락이 없다. 하지만 부산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