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추진여부를 두고 논란을 빚은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이하 미술관) 건립사업에 대해 2~3일 안으로 '중단' 입장을 공식 발표키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사업 중단에 따른 반발을 고려해 지난 수 개월간 충분한 명분을 쌓아왔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사업 중단' 입장을 직접 밝힐지, 별도 자리에서 정태옥 행정부시장 등이 발표할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시장은 지난 7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예산부담 등을 이유로 "미술관 건립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시의회, 시민단체, 지역 문화계 등을 중심으로 거센 찬반논란이 일었지만 정작 시는 공식 입장을 자제한 채 "의견 수렴 중"이란 말만 되풀이했다.

논란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는 지난 9월 이우환 화백을 불러들여 문화계 인사 등을 상대로 직접 사업추진 계획을 설명토록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기존에 책정된 100억원만으로는 필요한 작품을 구입할 수 없다.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히자 미술관 건립 반대 목소리는 증폭됐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시 내부적으론 미술관 건립사업을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공식입장 표명은 계속해서 미뤘다.

대신 "적정 작품구입비를 묻는 서면질의를 이 화백에 보냈다.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는 해명만 내놓으며 1개월 넘게 또 시간을 끌었다.

당시 대구시 한 관계자는 "충분한 명분 없이 시가 공식입장을 밝힐 경우 논란에휘말릴 수 있어 (논란에서)한발짝 물러나 있다"며 "사업추진 여부는 결국 이 화백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열린 대구시의회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미술관 건립사업 소관 상임위인 문화복지위원회는 시가 미술관 건립비용으로 책정한 예산 48억원을 모두 삭감했다. 대구시는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또 최근 서울을 찾은 이 화백 또한 시 고위간부를 만나 "반대여론이 심하니 미술관 건립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사업 추진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이 화백, 시의회 등이 4개월여 만에 최종적으로 반대·포기 의사를 밝히자 시 또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한 고위 관계자는 "사업중단에 따라 향후 불거질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법률적 검토를 진행했다"며 "미술관 문제를 더이상 끌 수 없어 조만간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