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휘자 리 신차오와 인연 눈길
"부산에 처음 왔던 날을 정확히 기억합니다. 2007년 9월 14일이었습니다. 객원 지휘자로 부산시향과 연주했는데 그때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모음곡'을 선보였고, 이듬해 11월 27일 두 번째 부산 방문 때는 R.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를 무대에 올렸죠."
부산시립교향악단 수석지휘자 리 신차오(사진)는 자신과 부산 그리고 R. 슈트라우스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교향곡 중에서 R. 슈트라우스의 '죽음과 변용'을 가장 좋아한다는 리 신차오 지휘자. 그가 28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탄생 15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R. 슈트라우스는 후기 낭만파로 분류되는 독일 작곡가로 서양 클래식 음악 최고의 대가 중 한 명이다. 올 한해 부산 음악계에서는 R. 슈트라우스 탄생을 기념하는 공연이 잇달아 열렸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금정문화회관에서 부산 음악가들이 모여 R. 슈트라우스의 실내악곡을 집중 조명했으며, 지난달 28일에는 독일가곡연구회가 비슷한 콘셉트의 공연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부산시향이 R.슈트라우스의 교향곡과 오페라를 프로그램에 전면 배치해 지난 공연들과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지난해 초 콘셉트가 결정됐기 때문에 지휘자가 음악적 고민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 리 지휘자는 "어느 날 중국에서 '죽음과 변용'의 악보를 공부하다 문득 창밖의 석양을 본 적이 있다. 그때 R. 슈트라우스가 '죽음과 변용'에 녹아낸 공포심,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는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며 "이후 악보를 공부하면서 R. 슈트라우스도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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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 슈트라우스(1864~1949) |
R. 슈트라우스의 곡은 연주자나 지휘자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는 곡으로 알려졌다. 악기를 다루는 기술적 능력뿐 아니라, 음악 속에 녹아 있는 감성적인 부분을 표현하는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오페라 곡은 일견 쉬워 보이지만, 막상 연습에 들어가면 너무 어렵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연주자들이 많다. 부산시향 한 연주자는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는 연주자들에게 엄청나게 힘든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이렇게 난해한 곡들로만 꾸려진 공연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리 지휘자는 "(지난 4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교향악 축제에서 연주한) 벨라 버르톡의 핵심이 연주의 기술적 측면이라면, R. 슈트라우스는 기술뿐 아니라 연주자들의 '해석'이라는 요소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설명했다.
잔재주로 관객의 눈을 현혹할 수도 있겠지만, 리 지휘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관객 중심적인 지휘를 선보일 예정이다. '살로메의 춤' '4개의 마지막 노래' '죽음과 변용'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등 총 4곡을 순서대로 무대에 올린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소프라노 슈 레이가 두 번째 곡의 협연자로 출연한다. 리 지휘자는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석 2만 원, S석 1만5000원, A석 1만 원, B석 5000원. (051)607-3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