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홍희곡상 첫 수상작인 극단 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비어짐을 담은 사발 하나'. 부산연극협회 제공

'부산 희곡의 부활'이란 목표 아래 제정된 '김문홍희곡상' 첫 수상작이 발표됐다. 주인공은 극단 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바문사) 최은영(44) 대표의 '비어짐을 담은 사발 하나'이다.

김문홍희곡상 운영위원회는 최근 김문홍희곡상 본심을 열고 '비어짐을 담은 사발 하나'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김남석 연극평론가, 이성규 부두연극단 대표, 연극인 허정숙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올해(1월~11월 20일) 처음 공연한 연극 희곡과 무대에 오르지 못한 창작 희곡 등 8편을 심사했다. '비어짐을 담은 사발 하나'는 지난 4월 열린 부산연극제 출품작으로, 임진왜란 당시 우리의 도자기를 지키려는 도공들의 삶과 사랑, 후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 대표는 연기, 희곡, 연출 등을 모두 소화하며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하는 부산의 중견 연극인이다. 김남석 심사위원장은 "수상작은 문학적 완성도가 높고 인물을 다루는 방식이 고전적이면서도 세련돼 희곡의 구성을 잘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최은영(왼쪽), 김문홍

지난해 12월 제정돼 올해 첫 수상작을 배출한 김문홍희곡상은 부산의 희곡 창작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평소 부산 연극 발전을 위해서는 기본기가 튼튼한 희곡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김문홍 연극평론가와 사하문화사랑방 최우석 대표가 뜻을 모아 매년 창작한 희곡 중 우수한 1편을 선정해 상금 300만 원을 수여하기로 했다. 부산연극협회의 희곡상은 전국 희곡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부산의 희곡을 발굴하고 격려하기 위한 상은 김문홍희곡상이 유일하다.

김문홍 연극평론가는 "연극은 공연이 끝나면 사라지지만, 희곡은 오롯이 남게 된다.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좋은 희곡이 기본이 돼야 하는데 요즘은 기본기에 충실한 희곡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며 "창작 희곡을 후보로 삼다 보니 작품 수가 많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중견과 신인 연극인의 좋은 글이 다수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다음 달 15일 오후 7시 액터스소극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