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말라리아가 퇴치 안 된 까닭은

말라리아의 씨앗- 로버트 데소비츠 지음정준호 옮김 /후마니타스 /1만5000원

  •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   입력 : 2014-11-21 19:32:26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칼라아자르증이라는 전염병을 일으키는 모래파리. 후마니타스 제공
- 인류 특히 빈국을 괴롭혀온 전염병
- 말라리아와 칼라아자르증 이야기
- 치료제 개발·현장에는 관심없는
- 의과학자·제약회사에 일침도

말라리아의 씨앗은 인류, 특히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열대 빈국의 국민을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는 두 개의 전염병에 관한 이야기이다.

말라리아는 '인류의 천형'이라고도 불리는 대표 전염병이다. 말라리아 기생충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가 인간 몸에 붙어 피를 빨 때 모기의 침샘에 저장돼 있던 가느다란 기생충을 사람의 피에 주입하면서 시작된다. 말라리아 기생충이 알제리에 파견된 프랑스 육군 의사에 의해 처음 관찰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34년 전인 1880년의 일이다. 이후 70년가량 수많은 학자의 헌신과 열정, 시행착오로 질병의 원인과 매개충, 감염 경로 연구가 이뤄졌고 지금은 질병의 기제가 속속들이 밝혀졌다. 충분한 자원만 주어진다면 완치할 수 있는 항말라리아 약물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21세기 현재 최소 2억5000만 명이 말라리아에 걸리고 있으며 25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불필요한 죽음이다." 저자는 개탄한다.

칼라아자르증이라는 질병도 다르지 않다. 인도 아샘 지방 말로 '검은(칼라) 병(아자르)'이라는 뜻의 이 전염병은 흡혈 플레보토무스 모래파리가 리슈만편모충이라는 기생원충을 사람에게 옮겨 일으키는 질병이다. 칼라아자르가 인간을 처음 공격한 것은 1824년, 스코틀랜드 출신 병리학자이자 군인인 윌리엄 부그 리슈만이 이 병으로 사망한 환자의 비장에서 기생충을 발견한 것은 1900년이다. 1940년대 창궐했던 칼라아자르증은 1965년 들면서 거의 잊히는 듯했으나 1972년 인도 바이샬리 지방에서 재유행하기 시작, 지금은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등지에 재토착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연간 130만 명이 새로 감염되고, 3만여 명이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그러나 이 역시 아직 치료제는 없다.

혜성에 로봇을 보내고 식물과 동물의 유전자 조작까지 하는 눈부신 생명공학의 발전에도 발견된 지 100년이 훨씬 넘은 질병을 아직도 퇴치하지 못해 수백 수천만 명의 목숨이 오늘도 위협받는 사태에 이르게 된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저명한 기생충학자이자 현장 연구가인 저자는 치료제 개발에 앞장서야 할 서방 세계의 의과학자와 제약회사에 화살을 돌린다. 이윤이 남는 약만 만들어 파는 제약업계는 저소득 지역 주민이 앓고 있는 질병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언론을 장식하는 휘황찬란한 연구들은 연구실 안에만 있을 뿐이고 현장에서는 구경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풍부한 제3 세계 현장 경험과 실험실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실험실 안의 과학과 현실에서의 과학 사이에 얼마나 큰 괴리가 존재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980년대 미국 국제개발처의 말라리아백신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실질적인 연구 성과는 없이 천문학적 연구비만 받아 가로챈 부패 스캔들은 '황우석 사태'를 겪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무엇보다 진짜 악당들은 부패한 과학자가 아니라 이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지 않은 기성 과학자들의 침묵이라는 일침이 아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속보] 다카이치 총리, 야스쿠니 가을 제사 공물 봉납
  3. 3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4. 4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5. 5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6. 6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7. 7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8. 8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9. 9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10. 10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9. 9李대통령, 부상 소방관·장병 쾌유기원…“천금 준들 아깝겠나”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3. 3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4. 4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5. 5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6. 6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7. 7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8. 8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9. 9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10. 10“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