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막하는 제17회 요산문학축전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부산 금정구 남산동 요산문학관 전면에 걸려 있다. 요산기념사업회 제공

- 18~25일 요산문학관 등서 개최
- 심포지엄·골든벨 등 행사 마련
- '문학 톡!톡!' 정태규 작가 초청
- 소설 영화화한 '인간단지' 상영

소설가 요산 김정한(1908~1996) 선생의 저항적 삶과 문학 활동을 되새기기 위한 제17회 요산문학축전이 18일부터 25일까지 요산문학관 민주공원 등지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특히 이 행사가 삶과 지역의 문제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던 것만큼 '시민들과 함께하는 축제(festival·페스티벌)'로 거듭난다는 의미에서 올해부터 행사 이름을 문학제에서 문학축전으로 바꾸었다.

요산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부산작가회의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문학축전은 다양한 인재로 모든 삶이 황폐화하는 국가적 재난과 공포를 직시하면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아울러 '목숨'의 문제를 성찰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주제를 '목숨이여! 오, 목숨이여!'로 잡았다. 행사 중 열리는 심포지엄(24일 부산일보 소강당)도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의 상시성과 무책임성을 드러내는 우리 사회를 새롭게 진단한다는 측면에서 '재난과 분노의 정치학'으로 정하고, 문학이 가진 공동체적 상상력과 저항의 방식을 고민한다.

행사는 18일 오전 11시 요산문학관에서 남산놀이마당의 길놀이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그동안 백일장이 가장 큰 개막식 행사였다면, 이번에는 학생과 시민이 글을 쓰고 나서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문화 공연을 즐기고 문학과 관련된 퀴즈놀이에 참여할 수 있는 골든벨 행사가 곁들여졌다. 시민의 참여도를 높이고, 다양한 문학과 관련된 부산의 역사를 체험하도록 20일까지 '요산을 찾아, 부산 문학을 찾아 인증샷'도 준비했다.

이번 축전에서 가장 공을 들인 행사 중 하나는 20일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열리는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 톡!톡!'이다. 부산작가회의 전 회장으로 현재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정태규 소설가를 초빙해 행사를 진행한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소설을 쓰는 열정적 정 작가와 그의 문학적 지음(知音)인 강동수 소설가, 정인 소설가, 전성욱 문학평론가가 함께 토크쇼를 진행한다. 이후 '극단 해풍'이 정 작가의 작품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를 무대에 올린다.

	요산 소설 '인간단지'의 영화 포스터.

폐막일인 25일 오후 2시에는 뜻깊은 영화를 상영한다. 요산의 소설 '인간단지'를 영화화한 동명의 작품(1975년 작)을 최초로 상영하는 것. 한센병 환자 수용소를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 작품은 사회사업이라는 미명 하에 행해지는 부조리와 부정에 대해 투쟁하는 민중의 의지와 노력을 그리고 있다.

요산문학축전 이규열 대회장은 "시대와 정부가 여러 번 바뀌어도 밑바닥 삶과 경계인의 삶은 나아진 바기 없기에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인간회복과 생명회복의 정신이 더 절실해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번 축전을 통해 우리의 민얼굴과 모습을 다시 확인하고 성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요산창작지원금 수혜자는 김현 소설가와 정진경 시인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