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실미도'부터 10편 감독

- '한국영화 현실과 전망' 짚어봐

- 강우석 "명량 인해 시장 커질 것"

대한민국 영화의 흥행을 좌지우지 하는 제작자 겸 감독 9명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모였다.

8일 오후 4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IFF 아시아필름마켓 '천만제작자포럼'에는 2003년 '실미도'를 시작으로 2014년 '명량'에 이르기까지 지난 12년간 1000만 이상 관객을 모은 한국 영화 10편의 제작자 겸 감독 9명이 '천만영화를 통해 바라본 한국 영화 제작의 현실과 전망'에 관해 토론했다. 

10편의 영화를 모으면 관객수가 1억20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한국과 외국 영화를 합친 전체 관객수 2억1300만 명의 절반을 웃도는 대단한 수치다. 

아시아필름마켓이 지난 6개월간 준비 끝에 힘들게 마련한 이 자리에는 강우석 감독 겸 전 시네마서비스 대표('실미도'), 강제규 감독 겸 강제규필름 대표('태극기 휘날리며'), 최용배 청어람 대표('괴물'), 윤제균 감독 겸 JK필름 대표('해운대'),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광해, 왕이 된 남자'), 김민기 화인웍스 대표('7번방의 선물'),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변호인'), 김한민 감독 겸 빅스톤픽쳐스 대표('명량') 등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제작자 겸 감독 등 8명이 참여했으며, 포럼 진행은 김형준 한맥문화 대표('실미도')가 맡았다. 

1000만 관객 영화 10편의 예고편 상영으로 시작된 포럼은 최재원 대표의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한국 영화 투자 자본의 변화와 한국 영화 성장 배경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

2004년 '실미도'로 처음 1000만 관객의 벽을 넘은 강우석 감독은 "멀티플렉스가 생기고 한국 영화에 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면서 '실미도'로 1000만 관객을 넘어보자 했다. '명량' 이후 한국 영화시장은 또 한 번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제규 감독은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연이어 1000만 관객을 넘을 수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2003년 '태극기 휘날리며'의 촬영이 끝났을 때 강우석 감독님과 연말에 함께 개봉하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통해 시간을 두고 개봉했다"며 "현재 10년 전보다 영화산업이 훨씬 산업화, 체계화 됐지만 그 시절의 미덕과 장점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최근 활발하게 대두되고 있는 중국과의 합작과 관련해 최용배 대표는 "중국 영화시장이 앞으로 할리우드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중국에서도 아시아 영화인들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괴물2'를 제작하기 위해 중국 쪽과 이야기하고 있는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괴물'의 리메이크에 많은 제의가 들어온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모인 1000만 관객 영화 제작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를 제작했으나 이전에 제작했던 영화들로 인해 빚진 돈을 청산하고, 이후 영화를 제작하느라 그 돈을 다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에 1990년대 초반부터 수많은 흥행 영화를 감독 및 제작한 강우석 감독은 "여기에 있는 제작자들이 오늘도 어디서 영화 제작을 위해 투자를 받고자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1000만 관객 영화를 제작했다는 의미는 다음 영화 두세 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영화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이날 포럼을 정리했다.

한편 올해 BIFF에서 가장 큰 이슈인 '다이빙벨' 논란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변호인'을 제작한 최재원 대표는 "영화는 누구나 공감하는 대중문화고, 소비하는 관객의 몫이다. 영화제 상영이라 일반적으로 볼 수 없었지만, 영화제는 영화제의 논리로 바라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