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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헝가리 출신 벨라 타르 감독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월석아트홀에서 자신의 영화관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나의 인생, 나의 영화- 벨라 타르'에는 영화팬 200여 명이 몰려 큰 관심을 보였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 영화 '토리노의 말'에
- 자신의 철학 집대성
- 올해 AFA 교장 맡아
거장은 영화를 위해 '현실'을 보라고 주문했다.
"날씨도 좋은데, 이렇게 실내에 계신 건가요? 전 여러분을 즐겁게 만들어 줄 자신이 없습니다."
헝가리에서 태어난 거장 영화감독 벨라 타르(59)는 가벼운 농담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시작했다. 6일 오후 5시 해운대 월석아트홀에 열린 '나의 인생, 나의 영화- 벨라 타르'에는 200여 명의 영화팬이 몰려 거장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벨라 타르는 1977년 첫 장편 '패밀리네스트'를 시작으로 9편의 장편, 4편의 단편 등을 만들며 세계 영화계의 거장으로 떠오른 감독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 교장직을 맡았다.
벨라 타르가 말하는 영화의 철학은 '현실'이었다. 그는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현실에 관한 나의 반응"이라며 "내게 영감을 준 것은 다름 아닌 현실이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고 배우는 나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리노의 말'(2011)은 이러한 철학을 집대성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토리노의 말'은 벨라 타르 감독의 작품 가운데 한국에서 개봉한 유일한 작품이다. 그는 "배우의 연기에 많은 주문을 하게 되면, 제대로 된 연기가 나오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사람을 섭외해, 제대로 된 상황만 설명하면 현실이 등장한다. 그래서 배경(location)과 배우 섭외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롱테이크(컷을 끊지 않고 길게 이어가는 촬영법으로 예술 영화에 주로 사용됨)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벨라 타르 감독은 "촬영하면서 '시나리오'를 쓰지 않는다. 진정한 영화는 배우들과 함께 배경(location)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라며 "롱테이크에서 배우들이 도망갈 수 없고, 공간과 시간이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촬영의 현장(situation)을 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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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
올해 교장을 맡은 AFA의 학생들에게 전하는 말도 있었다. 그는 "'빌어먹을' 시나리오와 규칙을 버려라"며 "내가 AFA에서 하는 작업은 '교육'이 아니다. 그들이 자신만의 언어를 갖고, 자신의 에너지를 찾을 수 있도록 '해방'시켜주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FA는 아시아의 재능 있는 젊은 영화인을 발굴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BIFF가 매년 마련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10회를 맞았다. 네팔, 말레이시아, 인도, 홍콩 등 아시아 17개국 청년 영화인 24명이 벨라 타르와 '오직 그대만'의 송일곤 감독, 폴란드 르사르드 렌체브스키 감독의 지도를 받는다. AFA 참가자들은 영화 강의, 단편영화 제작, 아시아 영화인과 교류 등 활동을 한다. 특히 뉴욕필름아카데미 등 해외 영화학교 교수진의 특별 강의가 이뤄진다.
행사 마지막, 세계 영화계 후배들에게 전하는 벨라 타르의 목소리가 영화팬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토리노의 말' 이후로 영화를 찍지 않겠다는 선언은 아직도 유효하다. 나보다 용감하고, 규칙 따위 없는 작품을 만들어서 세상을 뒤흔들어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