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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관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다이빙벨'의 이상호(왼쪽)·안해룡 감독. 김성효 기자 |
- 상영철회 압력 논란 속 첫 상영
- 이상호·안해룡 감독 관객과 대화
- 정부·해경 부실대응 노출 장면
- 관객석에서 한숨 터져나오기도
뚜껑을 열기도 전에 뜨겁게 끓어오른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이 베일을 벗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화제작 '다이빙벨'이 6일 오전 11시 CGV센텀시티 5관에서 처음 상영됐다.
'다이빙벨'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구조 장비인 다이빙벨의 투입을 둘러싼 논란을 다룬 85분짜리 다큐멘터리다.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와 안해룡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다이빙벨'은 BIFF가 상영 계획을 밝히자마자 논란의 중심에 섰다. BIFF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유족 일부, 보수단체에서 '다이빙벨' 상영 철회를 요구했고,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인들은 부산시에 상영 철회 압박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BIFF는 상영 전날인 5일 밤 "지난 19년간 외압에 의해 상영을 취소한 사례가 없고, 작품에 관한 비판과 작품의 상영 취소 요구는 별개 문제인 만큼 예정대로 상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려와 달리 보수성향 단체의 시위나 그로 인한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외신기자를 포함한 많은 취재진이 몰려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극장에는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과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감독 조슈아 오펜하이머의 얼굴도 보였다.
영화는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부터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정부 컨트롤타워의 부재, 골든타임을 놓친 해경과 정부,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 언론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모습과 다이빙벨이 진도로 오게 된 과정, 그리고 다이빙벨 사용을 막으려는 해경과 해양수산부의 움직임도 화면에 담겼다.
관객은 대체로 담담하게 영화를 봤으나 상영 중간 낮게 한숨을 쉬거나 작은 소리로 욕설을 하는 이도 있었다. 이종인 대표가 "투스타 장군이 느닷없이 찾아와 인사도 없이 '작업해야 하니까 철수하라'고 말했다"는 장면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상영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이상호 기자는 "영화와 진실을 품어준 BIFF와 영화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또 극장 상영 계획에 관해 "공개 상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다음 달 개봉을 위해 일부 제작사가 발로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이 "구조가 늦어진 것은 무능 때문인가"라고 질문하자 이 기자는 "정부는 모든 문제를 무능력으로 돌파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영화를 본 관객의 반응은 차분했다. 김윤이(여·22) 씨는 "영화를 보는 내내 화가 났지만, 시민으로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윤정(여·30) 씨는 "화제작이라 관심을 가졌는데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 영화 상영을 반대한 부산시가 오히려 문제를 키운 꼴이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다이빙벨은 이종인 대표가 4월 18일 언론을 통해 처음 언급한 이후 4월 19일 팽목항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해경 측의 거부로 서울로 되돌아갔고, 4월 24일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투입된 이후 성과를 내지 못하고 5월 1일 완전히 철수했다. 이 때문에 오히려 다이빙벨이 구조 작업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일부 지적도 제기됐다.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은 이 과정에서 구조 당국의 문제점에 초점을 맞췄다.
오는 10일 한 차례 더 상영될 예정인 '다이빙벨'은 이처럼 실종자 수색 과정의 잘잘못과 함께 표현의 자유라는 영화제의 근간에 논란의 불씨를 던진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한쪽의 입장이 두드러지는 작품은 영화제에서 상영될 수 없는가. 외압에 의해 상영작을 취소한 사례가 없었다면 앞으로 상영작 선정 단계에서 외압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는가. 내년 성년의 나이인 20회를 앞둔 부산국제영화제가 큰 숙제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