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오션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이혁진 작가의 작품.

- '그림조각' 새로운 표현방식 주목

'어울림'을 주제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 포스터를 장식한 이혁진 작가가 첫 부산 전시회로 BIFF를 축하한다.

이혁진 작가는 올해 영화제 기간인 2~11일 영화의전당 비프힐과 해운대구 오션갤러리(051-740-5669)에서 동시에 그의 작품을 선보인다. 영화의전당 1층 엘리베이터 주변에 공간을 확보해 가로 3.66m 세로 2.44m 크기의 대작 등 12점을 전시한다. 오션갤러리에선 대작보다는 아기자기한 작품 27점을 볼 수 있다.

이 작가는 그림조각이란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작가는 "조각과 그림을 섞었다. 입체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 있고, 회화에 근접한 작품이 있다. 그림과 조각을 다양한 방법으로 섞어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림조각은 형식화한 미술의 틀을 모두 끌어안고, 새롭고 자유로운 미술로의 혁명을 꿈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보는 느낌은 그리 편하지 않다.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화려한 색채 등에서 세상과의 불화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본 뒤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에 동화한 덕분이다.

이 작가는 "그림조각은 제 내면의 감정을 끄집어내는 작업이다. 작품에 있는 인물은 제 내면에 있는 인물이다. 힘들 거나 마음이 무거우면 작품도 거울처럼 이를 반영해 어둡고, 마음이 상쾌하면 이와 반대로 밝다. 젊다 보니 치열한 이미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작품은 밝고 어둡고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조소과 출신인 이 작가는 여덟 번의 개인전과 100여 차례의 국내외 주요 그룹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했으나 부산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올해 BIFF 공식 포스터는 이 작가의 원화를 토대로 최순대 영화제 미술감독이 디자인했다. 레진(Resin·안료) 표면에 섬유질을 덧대 만든 판을 길게 여러 조각으로 잘라서 그림과 결합한 그림조각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