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하나로 모여야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진리를 찾는 마음공부를 통해 마음의 갈래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사람이나 물건이나 모든 것이 다 마찬가지지만, 마음도 하나로 모여야 힘이 생긴다. 마음이 흩어지면 초점이 없어지고 정신이 여러 갈래가 되므로 갈라진 마음으로는 그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 그러므로 정신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려면 모여야 한다. 전통적으로 마음을 모으는 일을 마음을 닦는다고 했다. 그러나 마음이란 게 모으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은 환경(경계)을 만나면 거기에 응하여 생각을 일으킨다. 여기서 만나는 환경마다 생각을 일으키는 것을 마음이 흩어진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것이나 만나서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감정에 끌리거나 의미를 두는 것에 관심이 일어나고 집중되어간다. 마음이 하나로 모여 집중력이 생기고 힘이 생기면, 그 힘은 모든 일을 해결해 내는 원동력이 된다.

가족을 꾸리고 사회 생활을 하고 친구를 사귀고 제 이름을 드러내는 여러 가지 세상일은 한 번만 집중되어도 해결될 일이 있는 반면 여러 번 집중해야 해결될 일도 많고, 수없이 시간을 집중해야 비로소 해결될 문제도 있다. 친구들과의 즐거운 담소는 그때만 집중해도 되지만, 수험생이 좋은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2~3년을 애써야 하고, 좋은 자녀를 기르기 위해서는 몇십 년을 정성 들여야 하며, 좋은 인격과 위대한 인품은 평생 혹은 몇 생을 거쳐 수양해야 한다. 마음은 우리가 흐트러뜨리지 않아도 저절로 흩어지는데, 그 이유는 우리도 모르게 흐르는 곳이 몇 가지 틀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마음은 현실에 흐른다. 현실 문제는 끊임없이 우리의 정신을 뽑아간다. 그리고 또 하나는 꿈, 즉 바람이 만들어내는 미래의 희망이 정신을 뽑아간다. 인간은 유독 과거와 미래에 의미를 부여하고 거기에 정신을 쏟으며 집착한다. 그리고 인간의 또 다른 특성인 생각이 만들어 내는 사상이나 의미로 인해 가치관이 만들어지는데, 이 가치관을 따라 일어나는 욕망이 생각을 뽑아가서 마음을 흐트러뜨린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정신적, 육체적 습관에 의해 정신이 저절로 뽑힌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머릿속에는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 두서없이 솟아나서 정신 기운을 흩어지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공부를 해야 한다. 깊은 눈으로 성찰해 보면 현실의 모든 것에는 반드시 진리(이치)가 숨어 있다. 따라서 그 이치를 바로 찾아내서 개인의 독단이나 감정적인 안목을 넘어서야 하고, 개인적 감정이나 경험에 의한 왜곡된 판단을 넘어 현실을 바르게 보아내야 한다. 현실 따로 가치관 따로가 되면 욕망은 가치관을 따라 기세를 지어가고 현실은 머릿속에서만 움직이게 되니 이 역시 마음이 흩어진 것이다.

미래의 꿈도 현실과 진리가 만나는 곳에서 출발하여 만들어져야지, 만약 희망이나 기대가 현실과는 다른 곳에서 생긴다면 역시 마음은 흩어지게 된다. 우리의 습관과 일상적인 삶을 완전히 벗어난 곳에서 가치관과 꿈을 생각한다면, 마음이 모이지 못하고 힘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이 흩어지는 여러 가지 마음의 경계를 잘 보아 지혜를 일으키고 근본 가치가 통일되는 곳에서 하나로 만들어 가면, 마음은 상상하지 못할 위력과 힘이 생겨 성취되지 못할 일이 없게 된다.

원불교 정관교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