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삶 없었던 미담이 가족
- 할아버지 '함께 식사' 제안
- 서로 식탁 대화로 끈끈해져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아침밥을 먹기가 쉽지 않다. 아빠는 출근 준비로 정신없고, 학생은 등교 준비로 부산하다. 아침밥을 준비하는 사람도 짜증 난다. 함께 아침밥을 먹으며 서로 안부를 묻고 대화하는 단란한 가족 모습은 이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다.

아침밥은 밤새 잠들었던 몸을 깨우고, 우리 뇌에 필요한 포도당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청소년 건강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23%가 주 2일 이하로 아침밥을 먹는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아침밥을 거른다는 응답자가 늘어난다. 우리나라 가족에게는 '아침이 없는 삶'이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일부 교육감의 '오전 9시 등교' 추진 문제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매일매일 아침밥 먹으리는 '아침이 없는 삶'을 사는 가정에서 아침밥을 함께 먹으며 나타나는 변화를 그린 동화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어느 외국 유명 대학 교수가 가족끼리 아침밥을 먹으면서 가정의 화목을 이루었다는 내용을 본 할아버지가 생신을 맞아 '아침밥 함께 먹기'를 제안한다.

하지만 아빠는 출근이 늦었다고 뛰어 나가고, 주인공 미담이는 다이어트 때문에 아침밥을 거른다. 미담이의 동생 미지는 침대 밑에서 과자를 꺼내 먹으며 아침밥을 대신한다. 할머니도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며 할아버지의 제안을 귓등으로 흘려버린다.

화가 난 할아버지는 갑자기 아빠에게 유산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유언장을 쓰겠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엄마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전 가족 아침밥 함께 먹기를 제안한다.

처음은 서로가 어색하다. 미담이와 미지는 아침밥을 거르고 학교로 도망치기도 한다. 이런 어색함이 풀리는 계기는 미담이의 연애편지이다. 한순간에 가족의 아침 식탁은 화기애애해지고 활기가 넘친다. 온 가족은 신 나게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동안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르던 식구들 사이가 끈끈해진다. 아침이 즐거워진다.

탈북 어린이 이야기를 다룬 '국경을 넘는 아이들', 한센병 환자의 삶을 이해하는 소녀 이야기를 다룬 '크게 외쳐' 등을 쓴 박현숙 작가가 아기자기하게 이야기를 꾸몄다. 2012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프리마 상을 받은 신인 일러스트레이터 이현주의 삽화가 포근하고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