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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침묵 깨우고 삶의 질 높이는 '건축적 상상력' 눈길

국내외 예비·젊은 건축가 시선 통해 시대성·지역성 아우르는 건축문화 시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인 부산을 돋보이게 한 건축에 대한 정열 대단"

컬처 스페이스 인 부산(Culture Space in Busan)-부산을 새롭게 빚은 국제건축문화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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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동명대학교 동명생활관에서 '2014 젊은 건축가를 위한 한중일 워크숍'에 참가한 한중일 건축가들이 건축아이템회의를 하고 있다. 김민훈 촬영기자

건축은 시대마다 독특한 소명을 지니고 있다. 특히 담아내는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해 더욱 빛이 난다. 그리고 건축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시대성과 지역성을 세대를 이어가며 연결하는 예술로 승화된다.

(사)부산국제건축문화제와 한국건축가협회 부산건축가회 등이 최근 마련한 '2014 부산국제건축문디자인워크숍'(부경대)과 '2014 젊은 건축가를 위한 한중일 워크숍'(동명대)을 통해 표출된 다양한 시선의 건축미학과 건축적 상상력이 이 시대 부산의 건축문화에 남다른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지금 우리의 시대성과 부산의 지역성을 아우르는 건축문화의 한 단면을 거칠지만, 참신한 시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접하는 즐거움도 남달랐다.

특별히 부산에 기반을 두지 않은 국내외 예비 건축가와 젊은 건축가들의 시선으로 본 부산의 도시 이미지에는 시대성과 지역성에 세계성까지 첨가하는 것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들 행사의 의미와 가치는 더 높았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등 8개국에서 16개 대학의 건축 관련 학과 학생들과 기성 건축가 등이 참여한 부산국제건축디자인워크숍의 최종 심사를 맡았던 민현식(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의 이 말에서 이들 국제건축 행사의 의미를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건축문화의 열정과 젊고 패기만만한 건축가들의 정열이 정말 부럽다." 민 교수는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인 부산의 미래가치와 가능성을 담아낸 건축적 상상력이 도시를 더 근사하고 아름답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잠든 도시를 깨운 한중일 젊은 건축인들의 시선

 부산건축가회를 비롯해 일본건축가협회 긴끼지부와 중국 톈진건축학회 등이 지난 22일부터 동명대에서 공동주최한 '2014 젊은 건축가를 위한 한중일 워크숍'은 6회째를 맞은 3개국 건축가들이 건축적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문화교류 행사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의 40대 미만 젊은 건축가 20명이 한데 뭉쳐 지난해부터 다리를 번쩍 들어 올리는 도개 기능이 가미된 영도대교를 중심으로 부산의 독특한 장소 이미지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건축적 발상을 표출했다. 주제는 '도시의 침묵을 깨우다-장소의 재발견과 재창조(to real the URBAN SILENCE-re-discovery and re-creation of placeness)'.

이들 젊은 건축가는 5개 팀(한국 건축가는 모든 팀에 배치)으로 나눠 부산대교와 영도대교 사이에 있는 물양장 재개발을 소재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다리가 들어 올릴 때마다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영도대교의 중구 쪽으로 주로 몰리는 지역적 편중현상을 극복하고 영도 쪽으로도 사람이 몰리게 하는 방안을 고심한 건축적 상상력에 관심이 갔다.

이번 행사에서는 공교롭게도 한국과 중국 일본 건축가들이 고루 참여한 C팀(총괄자문 이길임 동명대 교수)이 꾸린 '축제의 섬 영도'라는 작품이 25일 오후 영도구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영도대교 주변에 소통의 길을 열어 사람에 한 곳에 몰리지 않고 특정 장소에 한정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흐름의 건축미학'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행사에 참여한 젊은 건축가들은 그 나름대로 어려움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C팀의 매니저를 맡은 박희영(동명대 건축학과 박사과정) 씨는 "원어민 수준의 의사소통이 안 돼 작업 초기과정부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들 3개국 건축가들은 그래서 스케치 등 건축적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작품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주최 측은 예년 행사와 달리 5개 팀마다 건축과 교수나 기성 건축가들을 한 명씩 배치해 총괄자문 역할을 하도록 배려해 작품의 질적 향상을 꾀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참석한 마카와 미치오(28) 씨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오히려 한국과 중국사람과 더 치밀하게 작업하는 계기가 됐다"며 "부산에서 건축의 세계화를 체험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들 3개국의 젊은 건축가들이 내놓은 5개의 작품 모두가 참신한 아이디어가 가미된 데다 그 나름대로 지역적 특성을 잘 담아내 영도구청 측은 앞으로 물양장 재개발 과정에서 참고할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본 작품은 '2014 젊은 건축가를 위한 한중일 워크숍'의 대상작품이다.


■ 부산의 단절된 도시 이미지에 연결성 부여한 시선

 앞서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부경대 용당캠퍼스에서는 부산국제건축디자인워크숍이 열렸다. 부산시의 주요 현안 사항에 대한 건축적 아이디어 제시와 예비 건축가들이 미래 건축가로 성장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된 이 워크숍에는 총 8개국에서 120여 명의 예비 건축가와 대학 관련 학과 교수 등이 참여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주제는 '공유공간(共有空間)-단절에서 관계로'.

그랬다. 총 26개의 작품이 제시된 이번 워크숍 참석 학생들은 부산의 단절된 도시 공간에 관계성을 그 나름대로 부여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역을 중심으로 철로가 갈라놓은 부산의 원도심과 새 도시로 탄생하는 북항재개발 지역을 예비 건축가들은 아주 참신한 시선으로 연결했다. 이 도시를 처음 접한 국내외 예비 건축가들의 시선은 독특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허동윤(상지이앤에이건축사사무소 대표) 부산국제건축화제 부집행위원장은 "작품 내용이 거칠고 일부 실현 가능성 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있지만, 과감하고 혁신성이 돋보이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접하는 과정에서 기성 건축가들이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최종심사를 맡은 민 교수는 "오랜 세월 철로 때문에 분리된 두 도시를 연결하는 건축적 상상력이 현실화하면 사람들의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한 뒤 "두 도시를 잇는 브릿지(다리)도 중요한 공간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지난 21일 오후 부경대 용당캠퍼스 한미르관 여의주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8개 팀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의 성과물에 대한 결과에 대해 대견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이었다. 젊은 에너지가 맘껏 발산되는 분위기였다. 이들은 지난 22일 센텀시티와 아미산 전망대 감천문화마을 등 부산의 지역성을 잘 드러내는 곳을 직접 찾는 건축투어를 함께하면서 건축적 상상력을 더 키우는 즐거움을 맛봤다.

부산건축가회 신호국 회장은 "지역적 특성과 형태가 각기 다른 곳에서 자란 여러 나라의 예비 건축가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미래 건축문화를 개척해보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영상=김민훈 촬영기자 minh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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