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연주를 방불케 하는 부산페스티벌기타앙상블의 연주 모습. 부산페스티벌기타앙상블 제공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악기인 기타는 그 이유로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이는 기타의 진가를 몰라서 생기는 일이다. 일찍이 베토벤은 "기타라는 악기 속에는 오케스트라가 숨어 있다"는 말을 남겼다. 기타는 리듬 파트와 멜로디 파트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훌륭한 악기다. 리드미컬한 화음 연주로 공연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으며, 현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화려한 솔로 연주를 할 수 있다. '기타에 오케스트라가 숨어 있다'는 말은 이러한 기타의 특성 덕분에 나온 말이다.

오는 17일 오후 6시 금정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2014 부산기타 페스티벌'은 기타 특유의 맛을 제대로 살린 공연이다. 올해로 10회째다. 부산페스티벌기타앙상블(이하 부산기타앙상블)이 주최한다. 부산기타앙상블은 기타 음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이번 공연에서는 19세기 기타곡부터 현대 기타곡까지 장르의 벽을 허문 연주가 이어진다.

공연의 첫 무대는 폴리포니기타듀오가 맡는다. 김경태(부산페스티벌기타앙상블 지휘자)와 서승완(〃 부단장)으로 구성된 팀이다. 폴리포니기타듀오는 독일의 현대 기타 작곡가 제나문의 '두 대의 기타를 위한 열두 개의 환상곡'중 '새벽' '회상' '꿈' '작은 왈츠' 4곡을 연주한다. 명상적이고 특이한 화음이 특징이다. 고전음악시대 스페인 작곡가인 페르난도 소르의 '판타지아'도 선보인다. 춤 곡의 요소가 가미된 이 곡은 각 악장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특징이다.

폴리포니기타듀오에 이어 기타리스트 김종걸이 무대에 오른다. 김종걸은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로 유명하다. '핑거스타일'은 통기타로 화음, 멜로디, 타악기 역할까지 동시에 연주하는 화려한 주법이다. 김종걸은 이번 공연에서 '비비드 포레스트' '미스터 빈' '비너시스 허밍' 등 자작곡을 연주한다.

세 번째 무대는 현락 듀오가 맡는다. 김병현(기타)과 최훈락(피아노)으로 구성된 이 팀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특별히 초청됐다. 기타·피아노 듀오의 무대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두 악기가 모두 화음 악기이며, 피아노 소리에 기타가 묻혀버릴 수 있어 선호하는 조합은 아니다. 게다가 기타와 피아노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 거의 없어, 연주자들이 직접 곡을 편곡한다.

부산기타앙상블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부산기타앙상블은 기타오케스트라에 맞춰 편곡한 '서른즈음에'를 첫 곡으로 정했다. 이후 비발디의 '조화의 영감' 중 '4대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협주곡'을 들려준다. 오케스트라의 콘셉트를 가져와 연주단을 구성했다. 바이올린 한 대당 2대의 기타를 편성했다. 콘드라기타가 첼로의 낮은 음역을 담당한다. 균일 1만 원(초·중·고생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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