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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0회 쓰시마시 이즈하라항 축제'에 참가한 춤패 배김새가 지난 3일 쓰시마시 국제교류센터에서 부채춤을 선보이고 있다. |
- 20년간 조선통신사 행렬과 함께
- 이즈하라항 축제 초청받아 참여
- 한국인 가담 현지 '불상 도난' 탓
- 작년 교류 중단…올해 다시 재개
- 태풍 '나크리'로 규모 축소에도
- 장구춤·부채춤·뱃놀이 환상적
- 관객 "소름 돋았다" 뜨거운 반응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20대였습니다. 올해는 스무 살인 딸이 저와 함께 공연에 참가했어요. 춤패 배김새(이하 배김새·단장 최은희 경성대 교수)는 20년 동안 쓰시마 이즈하라항 축제에 참가해 왔습니다. 앞으로 30년, 40년 함께 가고 싶습니다."
경성대 무용과 동문으로 구성된 배김새 하연화 대표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시끌벅적한 뒤풀이 장이 순간 숙연해졌다. 이번 공연에 담긴 특별한 의미를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상 도난 사건 여파 극복한 배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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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구춤을 추는 배김새 단원. 김준용 기자 |
배김새는 1993년부터 이즈하라항 축제에 조선통신사 행렬과 함께 참여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배김새를 비롯한 조선통신사 행렬이 초청받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인이 가담한 쓰시마시의 불상 도난 사건 여파였다. 아직도 도난 불상 반환 문제를 두고 양국의 기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야스나리 타카라베 쓰시마 시장은 "우리에게 불상 도난 사건은 목의 가시처럼 아팠다. 이제는 아픔이 조금은 가셨다고 생각해 한국 팀을 다시 초청했다"고 말했다.
배김새의 이번 공연은 지난해 끊어진 한·일 민간 교류를 다시 잇는 가교 역할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단순한 해외 공연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부담감은 훨씬 더 했다.
■태풍 '나크리'도 이겨낸 완벽한 무대
쓰시마시를 대표하는 행사인 '제50회 쓰시마시 이즈하라항 축제'는 태풍 '나크리' 내습으로 지난 3일 모든 행사를 쓰시마시 국제교류센터 2층 이벤트홀에서 여는 것으로 조정됐다. 조선통신사 행렬은 실내에서 양국 고서 교환식으로 그 의미만 간추리는 것으로 정해졌다.
배김새 단원들이 술렁거렸다. 급박하게 일정이 변경된 만큼 리허설 등 일정이 몇 번씩 바뀌며 공연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하 대표는 "리허설에서 춤을 제대로 맞춰보지도 못했고, 음향은 들어보지도 못했다"며 "공연을 완벽하게 끝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우려는 환호로 바뀌었다.
배김새의 공연은 이날 오후 7시 이즈하라항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축원무'로 시작했다. '오방신장무'에 이어 '장구춤'으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무대는 비보이(B-Boy)팀 'STEP CREW'와 남산놀이마당의 이색적인 쇼다운(Showdown·대결) 공연으로 절정을 맞았다.
'부채춤'은 관객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인들이 공연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무대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소고춤'과 '춤.신명'이 쉴 새 없이 객석을 압도했다. 무대를 휘젓는 남산놀이마당의 상모 돌리기에 힘찬 박수가 쏟아졌다. 공연의 마지막 꼭지는 '뱃놀이'가 장식했다. 다음 무대를 준비하던 일본 공연팀들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공연을 지켜보던 아이들도 모두 함께 노를 젓는 춤을 따라 했다. 절반 이상 비어있던 공연장(1150석 규모)은 어느덧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서서 공연을 보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관객석 곳곳에서 '브라보'가 터져 나왔다. 그때서야 무용수들의 표정에 웃음이 묻어났다.
공연을 지켜본 토모카즈 우메노 씨는 "소름 돋을 정도로 감동했다"며 "특히 부채춤 색깔의 조화가 기억에 남는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배김새는 한국 무용의 대명사"
앞으로도 이즈하라항 축제와 함께하고 싶다는 하 대표의 말에 화답한 사람은 쓰시마 조선통신사행렬진흥위원회 야마모토 히로미 회장이었다. "비보이와의 공연은 대단히 새로운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배김새가 보여준 헌신으로 쓰시마에서 배김새는 한국 무용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그의 말에 뒤풀이 장은 뜨거운 환호로 가득 찼다. 흥에 겨운 일본 청년들이 민속춤으로 배김새의 성공적인 공연을 축하했다.
악조건을 이겨낸 배김새 단원들은 한 명씩 일어나 '막춤'을 선보였다.
쓰시마=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