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문화 현장을 담다 <3> 부산-후쿠오카 연극 교류 '하나로 프로젝트'

말 안 통해도 몸짓으로 '하나로'…진정성 있는 무대 일궜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7-29 19:05:05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6일 청춘나비소극장에서 '하나로 프로젝트' 공연이 끝난 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과 일본 스태프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춘나비소극장 제공
- 한일 희곡 교환 프로그램 진행
- 1년 준비기간 거쳐 성황리 마쳐
- 현지 사회상 무대 위 실현 보람
- 동아시아 공연 네트워크 꿈꿔


시작

부산에서 연극을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째다. 배우로 시작해 지금은 부산연극제작소 동녘의 제작을 맡고 있다. 연극계에서 어리다면 어린 나이지만, 서울에 비해 크지 않은 지방 공연시장에 점점 갈증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때마침 지난해 도쿄에 있는 극단 선배가 밀양 공연차 한국을 찾은 김에 부산에서 함께 공연하자고 제안해 수락했다. 제작비가 전혀 없었지만, 무엇보다 나에게 환기가 될 만한 작업이 필요했다.

그렇게 지난해 진행한 도쿄 극단 세아미의 '아오이노우에' 부산 공연은 다행히 다섯 차례 거의 만석이었고, 제작비를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었다. 큰 이윤은 없었으나 의사소통부터 쉽지 않은 일본 연극인과 함께한 작업이 좋은 결실을 보면서 느낀 기쁨은 다시 나를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도쿄 유학 중인 극단 세아미의 대표 김세일 선배와 공연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올해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진정성 있는 문화교류 꿈꾼다

   
부산 극단 배우창고의 '좁은 다다미방의 날개짓 소리' 공연. 청춘나비소극장 제공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한국과 일본 연극 교류 프로그램 콘셉트는 '희곡 교환 공연'으로 정했다. 처음엔 의아했다. 기획자 입장에서 콘셉트 방향이 요즘 트렌드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요즘 연극은 '말' 보다 '이미지' 혹은 '새로움'이지 않은가(극히 개인적인 견해다). 더욱이 교류 공연이기에 부산팀의 일본 원정을 생각한다면 작품이 언어에 갇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아함보다 신뢰가 중요했기에 밀고 가기로 했다.

이어 공연 제작에 필요한 스태프진이 꾸려졌다. 김세일 선배는 코디네이터 팀장을, 나는 부산 프로그램 기획을 맡았다. 부산 극단 배우창고가 일본 희곡을 제작하고, 후쿠오카 극단 M.M.S.T가 부산 희곡을 제작하기로 했다. 후쿠오카의 제작진 및 스태프는 연극 교류에 뜻이 있는 지인들이 모여 팀을 만들었다. 각 스태프의 역할 중 무엇보다 중요한 희곡 선정은 코디네이터 측이 맡았다. 이번 작업을 통해 코디네이터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꼈다. 코디네이터가 1년간 희곡 번역부터 통역, 각 지역 정보 교환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한 덕분에 준비가 수월했다.


'하나로 프로젝트'

스태프 회의를 위해 후쿠오카팀이 부산을 방문했을 때 프로젝트 명칭이 그 자리에서 쉽게 정해졌다. '하나로 프로젝트'는 부산과 후쿠오카 연극 교류를 시작으로 동아시아권 공연예술 네트워크 형성을 꿈꾸고 있다. '하나로'는 물리적인 하나가 아닌 함께 공존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특히 일본어로 '꽃길'이란 뜻이다. 그래서 두 지역이 만나 공연예술의 꽃을 피우길 바라는 마음을 '하나로'에 담았다.

부산과 후쿠오카의 거리 탓에(실제로는 부산과 서울보다 훨씬 가깝지만)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기회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부산팀은 희곡 각색에 고민이 많았다. 하루에 두 작품을 릴레이 형식으로 공연하는 프로그램 성격상, 장편을 단편화하는 작업과 언어를 최대한 살려야 하는 숙제가 연출에게 부담이었다. 후쿠오카팀 역시 희곡 '크리스마스에 30만원을 만날 확률'(오세혁 작)의 언어유희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었던 것 같다.

극단 배우창고 박훈영 연출의 '좁은 다다미방의 날개짓 소리'(시마다카요 작)는 현지 연출이 만든 듯 그 지역의 분위기를 잘 살렸고, M.M.S.T 모모세 도모히데 연출은 배우들의 행위와 자막의 적절한 배합으로 언어의 유희와 극적 효과를 만들어 냈다. 희곡이 담고 있는 지역의 사회상을 고민하고 무대 위에 실현하는 작업은 문화 교류의 진정성을 찾는 노력임을 공연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이달 부산(청춘나비소극장·3~6일)과 후쿠오카(후카베이스 스튜디오·11~14일)에서 공연한 '하나로 프로젝트'는 이 같은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무사히, 아주 잘 마쳤다. 후쿠오카 공연이 끝날 무렵 내년에 같이 작업할 연출을 만나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린 지금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다지고 있다. 연극 교류 '하나로 프로젝트'가 서서히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강원재 청춘나비소극장 대표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3. 3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4. 4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5. 5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6. 6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7. 7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8. 8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9. 9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10. 10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6. 6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7. 7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8. 8‘빈총경계’ 前 1군단장, 국감장서 “대비태세 문제 없었다” 주장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MDL 지뢰 폭발 사건은 ‘도발’…北 정권 행위 강력 규탄”
  10. 10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3. 3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6. 6[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7. 7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8. 8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9. 9[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0. 10“AI 해킹범은 中 광둥성 26세” 글로벌보안기업 보고서 추정(종합)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4. 4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9일
  10. 10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6. 6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