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원 작가의 '자화상-눈물'.

서양화가 양대원의 작품에는 두드러진 점이 있다. '동글인'이라는 가면 형상이다. 1991년 첫 개인전부터 등장했으니 20년을 다듬어왔다. 그 동글인의 표정에서 양 작가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한송예술촌 갤러리희에서 열리는 '의심-오래된 눈물'전(오는 31일까지·055-383-1962)에선 양 작가의 작품 14점을 만날 수 있다.

불편한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는 방법. 그걸로 인해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중요한 감정들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 이것이 양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의심과 눈물이 키워드이다.

양 작가의 '의심' 연작은 우리 사회의 불안 심리를 담고 있다. 인간은 의심이란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것은 무척이나 불안한 감정이다. 양 작가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가면을 쓰고 칼로 무장하며 조직이라는 기둥 뒤에 숨어 숨죽이며 살아가는 현대인을 표현하고 있다.

흑과 백으로 캔버스를 채운 '눈물' 연작은 간결한 색감이지만, 예리하고 서늘한 느낌이다. 눈물을 글썽이는 동글인의 모습에선 비장함과 함께 연민의 감정이 일어난다.

한없이 약하지만, 또 한없이 강한 존재. 양 작가의 작업은 이처럼 인간의 본질에 관한 궁금증과 관심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