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오의 건칠 공예 작품.

- '2014-신라칠전' 함께 열려

권상오 신라대학교 예술대학 공예학과 교수가 1969년부터 올해까지 45년 창작활동을 갈무리하는 전시회를 20일부터 25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부산디자인센터 전시실1에서 연다.

권상오 교수는 1960년대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상공미전) 동아공예대전 등 대표적인 공모전을 통해 등단한 목공예 작가다. 1982년 일본 국립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옻칠공예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귀국하면서부터 현재까지 옻칠공예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옻칠공예를 제도권 교육기관에서 전공한 두 번째 한국인이다. 일제 강점기 도쿄예대 전신인 우에노미술학교 칠공과의 본과와 대학원에 해당하는 연구과를 졸업한 강창규(1906~1977)에 이어 칠공예의 맥을 잇고 있다.

칠공예 작품 제작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칠은 다른 도료와 달리 온도 습도를 조절하는 문제 등 그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작품 완성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년이 걸린다.

그는 다양한 칠공예 기법을 구사한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 고유의 건칠(협저칠) 기법이다. 점토나 석고, 스티로폼으로 만든 형태의 표면에 칠과 삼베를 7, 8회 번갈아 덧씌운 뒤 이를 떼어내 소지(몸체)를 만들고 그 위에 옻칠하며 마감하는 기법이다. 백제와 고려를 통해 발전한 고유 칠기법으로 강창원 이후 사라졌으나 권 교수가 되살렸다.

도자기(기와)에 사용되는 점토를 몸체로 하여 초벌 혹은 재벌된 표면에 옻칠하는 도태(와태)칠기법, 나무를 몸체로 옻칠하는 목심칠과 몸체에 천을 바르고 옻칠하는 목심저피칠기법 등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작품은 여유로움과 푸근함이 배어있으며 정겨운 직관의 세계가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그의 작품세계가 한국적인 미의 보편적인 특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각종 옻칠공예 기법의 선도적 작품 활동보다 더 의의가 큰 활동은 권 교수가 신라대 공예학과에 1983년부터 한국 최초로 옻칠공예를 정규 전공으로 설치해 후학을 양성했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회는 이 대학 예술대 학장이기도 한 권 교수가 정년을 앞두고 마련했다. 신라대 칠공예 전공 동문 전시모임인 '新羅漆典(신라칠전)' 회원들이 '2014-신라칠전'을 같이 열며 스승에 대한 예를 표했다. (051)999-5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