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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서 발견한 감동 못잊어 시작, 홍콩페어 넘어 아시아 1위가 목표

'아트쇼 부산 2014' 성공리에 마친 손영희 아트 부산 대표이사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14-04-29 20:27:16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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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희 대표가 '아트쇼 부산 2014'가 열렸던 벡스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3년째 아트페어 운영중
- 지역 문화 발전에 이바지
- 결심 없으면 하기 힘든 일

- 큰 컬렉터들 모일 수 있게
- 국비 지원·규제 완화 필요

"아트쇼 부산을 아시아 최고 아트페어로 만들겠습니다."

아트페어는 미술품 거래 장터다. 최고의 미술 시장이 되려면 좋은 작품과 구매력이 큰 컬렉터가 필요하다. 또 새로운 작가와 장르를 발굴하며 지역 문화계와 상생해야 한다. 이런 '큰 그림'을 그리는 이는 (주)아트 부산 손영희(52) 대표이사이다.

손 대표는 벡스코와 '아트쇼 부산'을 공동 주관하며 3년째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미술 시장 기획책임자'라고 했지만, 세계 16개국 162개 화랑을 불러모아 85억 원어치 작품을 거래하는 부산 미술계의 큰손이다. 3년 만에 아트쇼 부산의 기틀을 확립하고 '아시아 최고'라는 목표를 설정한 손 대표를 만났다.

-부산 미술계에서 손 대표를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1980년대 후반 지인의 전시회를 찾았다가 예기치 않았던 감동을 느꼈다. '예술이란 게 이런 것이구나' 하며 미술에 관심을 기울였다.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이 1990년대 초 부산에서 사업(현재 종업원 50여 명에 공조기 분야에서 단단한 기술력을 갖췄다)을 시작했는데 독일 제품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함께 유럽에 갈 기회가 많았다. 그때마다 전시장을 자주 찾았다.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홍보 마케팅 시스템을 배웠다. 벡스코로부터 아트쇼 부산 공동 주관 제안을 받고 망설임 없이 수락했다. 2011년 7월 법인을 만들고 1년간 준비해 2012년 6월 아트쇼 부산 첫 행사를 열었다. 지금도 왜 돈 들여서 그 일 하느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부산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마음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그전에는 그림과 큰 인연이 없었다는 이야기인가.

▶어릴 때 꿈은 약사였다. 부산대를 졸업하고 무역회사 비서실에서 근무하다 결혼해서 서울로 갔다. 이후 부산의 남편 회사에서 같이 일했다. 서울대 예술경영자 과정을 수료하고 올해 중앙대 예술경영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은.

▶영국의 줄리안 오피나 중국의 주진스 작품은 좋아서 소장하는 경우다. 이들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감동이 전해진다. 안창홍이나 이용백 작가 그리고 신진 사진작가인 안준의 작품도 좋다. 해외 갤러리와의 관계를 위해 작품을 사기도 한다.

-지난주 끝난 '아트쇼 부산 2014'를 결산하면.

▶작품의 장르와 형태가 다양해 고가의 작품 찾는 컬렉터부터 초보 컬렉터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아트쇼 부산의 특징이다. 관람객이 4만 명을 넘고 매출액이 85억 원에 달했으니 목표(매출액 80억 원)를 달성한 셈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에 맞춰 홍보를 자제한 가운데 이룬 성과여서 의미가 있다. 행사는 기반을 잡았다고 하지만 경영 측면에선 숙제가 많다. 자생력을 가졌으니 내년 행사를 위해 국비나 시비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비는 해외 갤러리나 컬렉터 유치에 필요하다. 행사의 퀄리티를 올리기 위해서다. 시비는 부산 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지난해 특별전에 나왔던 작가(신무경, 마리킴 등)들이 영국 미국 홍콩 등 갤러리의 초대를 받았다. 성장 가능성 있는 작가를 발굴하는 통로가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3회 행사에서 기반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비결은.

▶침체한 미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동안 갤러리 유치에 목을 맸다. 올해는 갤러리 유치가 수월했다. 2회까지 성과가 밑거름이 됐다. 아트쇼 부산을 국제화하려면 퀄리티를 더 높여야 한다. 두 번째는 국제도시 부산에 걸맞은 미술 감상 문화 조성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부산 경남뿐만 아니라 서울, 더 나아가 아시아 주요 컬렉터가 찾아오는 아트페어를 만드는 일이다.

-직원과 가족에게 한마디.

▶우리 회사에는 정규직 6명이 있으며 행사 기간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50명가량이 추가된다. 올해는 같은 인원으로 배나 넓어진 행사장을 운영하면서 고생이 배로 많았다. 하지만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하는 모습이 고맙다. 가족들도 많이 도와준다. 남편은 행사 기간 내내 전시장에 머물며 컬렉터 모으는 역할까지 했다. 아이(1남 2녀)들이 이 일을 처음 맡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격려해줬다. (※크리스천인 손 대표는 교회에서 다양한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 쿤밍에는 학교도 세웠다.)

-제10회 아트쇼 부산의 위상을 그려 본다면.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다. 홍콩을 앞지르는. 홍콩아트페어는 지난해 바젤이 인수해 커지고 있다. 홍콩은 관세가 없어 많은 컬렉터가 모인다. 우리나라는 세금 부담이 크고 큰 컬렉터들이 숨어다닌다. 법적인 규제가 컬렉터를 움츠리게 하고 국제적인 경쟁에서 약점이 된다. 올 행사에 참석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께서 미술 시장의 규제 완화 정책을 언급했다. 기대가 크다.


■ 초보 컬렉터들에게

손영희 대표는 아름다움과 감동에서 미술의 의미를 찾았다. 그걸로 에너지와 위안을 얻으며 이는 행복한 삶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는 초보 컬렉터라면 유명 작가 해바라기가 되지 말라고 강조했다. 우선 자기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찾아야 하며, 이 작품이 자신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목적으로만 작품을 샀다면 기대만큼 값어치가 안 올랐을 때 실패겠지만, 작품에 감동한다면 가격이 안 올라도 이미 그만큼 얻은 게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기가 감동한 작가에게 관심을 두면 작가도 살리고 자신의 마음도 살찐다"며 "작가 갤러리 컬렉터가 서로 잘 되어야 건강한 미술생태계가 형성된다. 그런 면에서 아트쇼 부산이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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