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덥수룩한 수염 가진 미녀
- 그녀의 아름다움 알아본
- 특별한 남자 사랑에 빠져
- 나를 알아줄 인연은 존재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 누구나 흔히 듣는 말이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예쁜 외모의 연예인들이 TV에서 '여신' '얼짱' 등 찬사를 받고, 그들과 조금 '다른' 외모를 가진 출연자들은 '얼꽝'으로 희화화된다. 아름다움에 관한 이런 선입관은 우리 어린이의 머릿속으로 시나브로 스며든다. 외적인 아름다움에 격한 찬사를 보낸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은 남는다.
루빈스타인은 참 예뻐요는 참 이상한 책이다. 외모지상주의에 일침을 가하는 '뻔한' 내용이지만 묘한 재미가 있다. 붉고 검은 원색 위주의 삽화 때문인지, 주인공들이 그려내는 마지막 충격적(?)인 반전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독자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하는 마력을 지닌 책이다.
주인공 루빈스타인은 빼어난 미녀다. 새처럼 섬세한 손, 우아한 걸음걸이, 조각처럼 오뚝한 코 등 미녀로 불릴만한 조건은 다 갖추고 있다. 딱 하나 수염만 빼고. 루빈스타인은 얼굴이 덥수룩한 수염으로 덮여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의 아름다움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녀를 스쳐 가는 사람들은 그녀의 수염만 쳐다본다. 여자 얼굴에 덥수룩한 수염이라니, 누구에게나 신기해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루빈스타인의 직장은 서커스단이다. 세계 유일의 '수염녀'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어 살아간다.
어느 날 루빈스타인에게 그녀의 진가를 알아보는 인연 파블로프가 등장한다. 공원 벤치에 앉아있던 루빈스타인의 옆에 앉는 파블로프. 그는 수염으로 뒤덮인 루빈스타인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깨닫는다. 급속도로 사랑에 빠진 둘은 손을 잡고 공원을 거닌다. 둘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한다. 세상 모두가 루빈스타인의 수염을 보고 신기해하는데, 파블로프는 어떻게 그녀의 아름다움을 알아챌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은 책의 마지막에 드러난다. 한 가지 힌트만 주자면, 파블로프는 다른 서커스단에서 일한다는 점. 그 역시 아주 '특별한' 외모를 갖고 있다는 정도.
루빈스타인과 파블로프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상징이다. 우리는 모두 남과 다른 '특별함'을 지니고 살아간다. 그 '특별함'이 다른 사람들의 그것에 비해 볼품없거나, 초라하더라도 절대 부끄러워하거나 기죽을 필요 없다. 나만의 특별함을 알아줄 인연은 세상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한다. 루빈스타인과 파블로프처럼 서로의 특별함을 끌어안아 줄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세상이 만들어놓은 기준은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