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애니메이션작품상을 받은 알렉산드레 에스피가레스, 로랑 위츠 감독의 '미스터 위블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제공

- 25~29일… 조재현 작품 눈길

"이 작품이 바로 그 작품이야?"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 사무국은 요즘 경쟁작 리스트를 확인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해외 유명 영화제 수상작이 다수 제31회 BISFF(4월 25~29일) 경쟁 부문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관객은 수준 높은 단편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BISFF 경쟁작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애니메이션작품상을 받은 '미스터 위블로'다. 알렉산드레 에스피가레스 감독과 로랑 위츠 감독이 공동 연출한 애니메이션으로, 강박장애증에 시달리던 미스터 위블로가 버려진 강아지를 키우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다.

라울 델 라 푸엔테 감독의 '미네리타'도 주목할 영화다. 유럽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고야상 단편다큐멘터리상 수상작이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광산 도시이자 인간이 세운 도시 중 하늘과 가장 가까이 맞닿은 도시인 볼리비아 포토시를 배경으로 폭력에 맞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운 도시에서 억압당한 채 사는 여성의 삶과 그들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우리나라 작품도 있다.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 K플러스 단편영화상을 받은 윤가은 감독의 '콩나물'이다. 7세 소녀 보리가 할아버지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엄마를 위해 몰래 콩나물을 사러 나갔다가 길을 잃어버리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겪는 동화 같은 이야기다.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인정받은 작품도 눈에 띈다. 파트리샤 시카 감독의 '세라믹 탱고'는 인간 내면의 공포를 현란한 화면과 혼란스러운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지난해 몬테리아 국제영화제 단편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았고, 칸영화제(2013년)와 클레르몽페랑단편영화제(2014년)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올해 경성대 영화학과 교수로 부임한 배우 조재현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트레일러로 제작한 '김성수 할아버지의 어느 특별한 날'도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BISFF 홍영주 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 경쟁작은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인정받은 수준작이 다수 포함돼 단편영화의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