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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신 作 '동피랑 이야기'. 캔버스에 붓으로 그린 작품이 아니라 목판에 여러 겹으로 물감을 칠한 뒤 조각칼로 깎아서 만들었다. 갤러리 마레 제공 |
- 고향 묘사한 조탁작품 25점 선봬
형형색색의 벽화로 유명한 경남 통영의 동피랑 마을이 이색적인 그림으로 되살아났다.
통영이 고향인 김재신 작가는 그림을 그리지 않고 깎아서 만든다. 이른바 조탁(彫琢)작품이다. 그 과정이 녹록지 않다.
그는 캔버스 대신 목판을 쓴다. 목판에 20~40회 다른 색깔의 물감을 차례로 칠한다. 그냥 색칠이 아니라 어느 부분에 어떤 이미지를 나타낼지 치밀하게 계산된 작업이다. 물감이 굳어야 하니 하루 한 번씩 40회 색칠을 한다면 40일이 걸리는 작업이다. 그리고 미리 구상한 이미지에 따라 조각칼로 켜켜이 쌓인 물감에서 원하는 색을 파낸다. 이런 조탁 기법으로 동피랑 마을의 집과 그 앞바다의 물빛을 묘사한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캔버스와 붓이 아니라 목판과 조각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의 작품 25점을 오는 15일까지 부산 수영구 갤러리 마레의 '김재신전'에서 만날 수 있다.
그가 가슴으로 느끼는 동피랑 마을의 따뜻한 이미지가 화면에 가득하다. 동피랑 마을은 가난하지만 정 많은 사람이 사는 동네로 그의 가슴에 각인된 덕분인 듯하다. 통영 바다의 잔잔한 물빛도 마찬가지이다. 고된 작업이지만 그가 그 속에서 희열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2005년 무렵 통영 특산물인 자개 만드는 방법을 그림에 접목하면서 이처럼 독특한 창작 기법을 고안했으며 2009년께 조탁 화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밥그릇과 연탄을 소재로 작업하면서 느꼈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 (051)757-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