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회 부산시울림 시낭송회(회장 이해웅) 행사가 다음 달 2일 오후 7시 부산 영광도서 문화사랑방에서 열린다. 2002년 5월 시작한 부산시울림 행사는 매월 첫 수요일에 빠지지 않고 열려 지역 문단의 간판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 행사에는 경남 진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유홍준(사진) 시인이 참석해 시 낭송과 대담에 나선다. 유 시인은 시인으로서 문단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특이한 인생 역정으로 더 유명하다. 그는 지독한 가난 때문에 젊은 시절 과일 행상부터 밀링공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그가 시를 공부한 곳은 대학이 아니라 먹고 살려고 일했던 진주의 제지회사였다. 여기서 유 시인은 제지공으로 일하면서 한편으로는 시 수업에 매진해 등단과 함께 시선을 끌었다. 20년 가까이 근무한 제지회사에서 구조조정으로 퇴사한 뒤 유 시인은 여러 곳을 떠돌다 지금은 이병주 문학관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순천대와 동의대에서 문학을 강의한다.

그동안 '상가에 모인 구두들' '나는 웃는다' '저녁의 슬하' 등 시집을 냈으며 제1회 '젊은 시인상', 제1회 '시작문학상', 제28회 '소월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인생의 무게에 눌려 신음하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유 시인은 큰 등불 같은 존재다.

이번 행사에서 유 시인은 이동호 시인과 대담하고 자신의 시 '벚꽃나무'를 낭송한다. 또 부산시울림 회원인 이초우 박종인 신원희가 유 시인의 시를 읽고 테너 한우진이 '사랑하는 마음' 등 음악으로 자리를 빛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