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 위해 거미 문신 지우는 아빠
- 새끼 산양 걱정하는 지뢰 등
- 타인에 대한 '배려' 일깨우는
- 단편동화 4편·중편 1편 수록

한때 우리나라는 유명 배우를 자살로 내몬 '악플'로 시끌벅적했다. 그때부터였나,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서 이뤄지는 죄 없는 사람을 향한 비아냥과 인신공격은 큰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이유 없이 누군가를 욕하면 안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악플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대형사이트의 댓글난은 욕으로 도배되어 있으며, 그 대상들은 고통받으며 살아간다. 문제는 아이들도 악플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인터넷에서 어른들의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을 고스란히 답습한다. 이에 사회에서는 아이들이 '선플'을 달면 봉사 점수를 주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에게서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점점 사라져간다.

조나단은 악플러는 아이들에게 타인을 존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단편 동화 4편과 중편 동화 1편으로 구성돼 있다. 폭력조직 '거미파' 출신인 아빠와 아들의 화해를 담은 '거미 아빠', 친구에게 악플을 달다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는 '조나단은 악플러', 남에게 상처를 주는 자신을 미워하는 비무장지대의 지뢰 이야기 '나를 밟지 마세요', 산속 작은 절의 종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소리를 그린 '달빛을 담은 소리', 동물원을 동경한 까치 새벽이와 탈출을 꿈꾸는 늑대 빠삐용의 사연을 담은 '빠삐용과 금빛 날개' 등 아이들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표제작인 '조나단은 악플러'는 201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아이들에게 파고든 악플을 소재로 두 소녀의 심리 상태를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주인공인 조해은은 학교에선 소심하게 행동하지만, 같은 반 친구인 효진이의 미니홈피에는 아무런 죄의식 없이 악플을 다는 10대 소녀다. 효진이의 미니홈피에 마구잡이로 악플을 달던 해은이는 악플로 인해 자신이 좋아하던 가수 '미라클'이 잠적했다는 소식을 듣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자신의 악플로 인해 효진이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 생길까 걱정돼서다. 아파트 단지에서 마주친 두 소녀는 과거 서로의 마음에 입힌 상처를 언급하며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효진이가 해은이에게 달아주는 선플로 인해 둘은 서로 걱정해주는 사이가 된다.

이 책에 담긴 다른 작품도 아이들과 세상의 배려에 관한 이야기다. '거미 아빠'에서는 아들을 위해 등에 새겨진 거미 문신을 지우는 아빠의 모습으로, '나를 밟지 마세요'는 새끼 산양을 상처입히기 싫어하는 지뢰의 모습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달빛을 담은 소리'는 부모님을 여의고 홀로 남은 보현이를 위해 소리를 들려주는 작은 절의 종을 통해 배려를, 자연에서의 삶을 꿈꾸는 동물들을 보여주면서 행복을 찾아 떠나는 용기의 소중함을 아이들에게 전달한다. 동물뿐 아니라 지뢰나 종 같은 무생물을 의인화해 세상의 그 어떤 존재라도 자신의 역할이 있다는 점을 아이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