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8년 단편 '서거픈 이야기'
- 본지 전신 산업신문에 연재
- "정치이념 등 재평가 필요"
'부산 문단의 자존심'인 요산 김정한(1908~1996·사진) 선생이 광복기(1945~1949)에 썼던 소설과 시가 발굴됐다.
특히 요산 스스로 '절필기'라고 말했던 광복기에 자신의 정치이념을 담은 시와 소설을 활발하게 발표한 것으로 확인돼 요산 문학세계의 재평가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학평론가 이순욱 박사는 "요산이 국제신문 전신인 산업신문 1948년 1월 7일 자 2면에 단편소설 '서거픈 이야기'를 연재했고 다른 신문 등에 연시조 3편과 자유시 3편 등 6편의 시를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박사는 최근 '비평문학' 47호와 '한국민족문화' 49호에 잇달아 실은 논문 '광복기 요산 김정한의 문학 활동 연구1, 2'를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요산의 소설과 시를 세상에 알렸다.
소설 '서거픈 이야기'는 악질 모리배가 판치는 현상을 비판한 세태 소설이다. 격동의 세월을 거치면서 일부 자료가 사라진 상황에서 이 박사가 한 회분이 실린 신문을 어렵게 찾아내는 성과를 올렸지만 이 소설이 어느 정도 연재됐는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에 관한 연구는 과제로 남았다. 그동안 요산이 광복기에 쓴 소설은 '옥중회갑'(1946년 3월, '전선') '설날'(1947년 6월, '문학·비평') '하느님'(1949년 8월, '부산신문') 등 세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빛을 본 시는 '해방부'(연시조, 1945년 10월, '인민해방보') '四二七八·八·十五·十二時'(1945년 11월, '인민해방보') '옥중투사에게'(연시조, 1945년 12월, '인민해방보') '유리창'(1946년 4월, '신한일보') '새해에 바침'(연시조, 1948년 2월, '민주중보') '바다는 열린다-단기 4282년 졸업앨범에 부쳐'(1949년 6월, '부산중 졸업앨범') 등 6편이다. 시의 경우 요산이 해방 이전 울산에서 교사로 일할 때와 일본 유학 시절 썼던 작품들이 공개된 적이 있지만 광복기 작품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 시는 김정한 선생이 '요산'을 평생 아호로 삼기 전 사용했던 '목원'이나 '두우'라는 필명으로 발표됐다.
이 박사는 "요산은 광복기 부산·경남지역의 정치·문화·사회단체에서 핵심 인물로 활동했으며 좌파 민족주의자로서의 자신의 색깔을 소설과 시를 통해 밝혀 정치문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며 "새롭게 발굴된 소설과 시, 문화 전선에서 일했던 요산의 모습을 토대로 재평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