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향

- "관장이 지시, 폐지 아쉬워"

- 홈피 공지 악단에도 통보

# 문화회관장

- "다양한 지휘자 섭외 지시

- 8월 공연은 결재해줬다"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장수 프로그램인 '금난새와 함께하는 클래식은 내 친구'(이하 클래식은 내 친구)가 폐지 논란에 휩싸였다.

'클래식은 내 친구'는 1995년 한일그룹 지원을 받아 청소년 해설음악회로 첫발을 내딛었다.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잠시 중단됐지만, 관객 요청으로 부활했다. 2010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보수공사 기간에는 장소를 바꿔가면서 공연을 계속했다. 20여 년간 청소년을 클래식 음악으로 이끌면서 매진 행진을 이어가던 부산시향의 '효자 상품'이었다.

그런데 이 공연을 두고 부산시향과 문화회관 박성택 관장의 말이 다르다.

부산시향은 '클래식은 내 친구'가 폐지됐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오는 8월 13일 이 행사를 위한 공연장 대관이 취소됐고 금난새 지휘자에게도 그 사실이 통보됐다고 한다. 부산시향 관계자는 "20년간 이어온 프로그램이 사라져 아쉽다. 관장님의 지시로 결정된 사항이며, 시향 수석지휘자 리신차오와 악단 쪽에도 통보가 됐다"고 말했다.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의 공연정보란에는 '해당 공연은 취소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떠 있다. 연주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한 연주자는 "지휘자 일정 조정 문제로 공연이 취소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회관 전체를 총괄하는 박 관장은 12일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예전부터 협연자 중복 현상이 심하다는 부산시의회의 지적이 있어 다양한 지휘자를 섭외하라는 이야기를 한 적은 있다. 그러나 특정 공연을 취소하라는 결재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의회뿐만 아니라 악단 내부에서도 다채로운 지휘자를 만나보고 싶다는 의견이 올라 왔다. 관장 입장에서 여러 요구를 절충한 것에 불과하다.공연 전에 올라온 약정서도 허술했다. 그럼에도 8월 13일 '클래식은 내 친구' 공연을 하도록 결재를 해줬는데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부산문화회관 외부에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민간단체 한 플루트 연주자는 "내부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20년 된 프로그램이 사라진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관객 입장은 아랑곳 하지 않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