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부터 '글쓰기와 표현' 강의

부산 문단의 중견 소설가 정혜경(54·사진) 씨가 교수로 임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 교수는 최근 동의대 2014년 1학기 전임 교원으로 신규 임용이 최종 확정됐다. 앞으로 동의대 교양교육원의 교육 전담 교수로 교양 과목인 '글쓰기와 표현'을 맡아 강의할 예정이다.

정 교수의 임용은 다소 많은 나이와 함께 인문학 부흥이라는 시대적 분위기와 달리 대학 사회에서 인문학 과목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이뤄져 여러 가지로 눈길을 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교수로 임용된 것은 아니다. 한때 부산 지역 대학생 중 정 교수에게 글쓰기 강의를 받지 않은 학생이 드물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학 강단에서 정 교수는 유명했다. 정 교수는 최근 10년 동안 동의대와 부산대, 부경대, 동서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등지에서 글쓰기와 관련된 과목을 강의했다. 1년에 1500명 이상을 교육했는데 10년으로 따지면 1만5000명이 넘는 학생을 제자로 둔 셈이다. 정 교수가 소설을 내면 기본 독자가 1만 명이 넘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정 교수는 "오랫동안 학생을 가르친 경력을 인정받아 임용된 것 같다"며 "적지 않은 나이에 임용을 받아 주위에 알리기가 멋쩍다"고 웃었다.

겸손하게 몸을 낮췄지만 정 교수는 그동안 소설 창작과 교육을 병행하면서 어느 한쪽도 소홀하지 않았다. 동아대 영문과와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학예술학과 석사과정, 부산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을 졸업한 뒤 논문 모음집 '텍스트에 나타난 여성 정체성의 변모과정', '텍스트에 나타난 인물과 사회의 연관성 연구', 글쓰기 이론서 '다양한 글쓰기의 이론과 실제'를 출간했다.

소설가로는 1995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사말의 노래'로 등단해 장편 '죽은 나무는 그늘이 없다', '칠월의 눈', '야누스의 도시', '사라진 이름', 연작 장편소설 '바람고개의 봄', 중단편집 '맨해튼의 꽃신', 단편집 '나사말의 노래', '방울토마토' 등을 발표했다. 이 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부산소설문학상, 부산여성문학상, 봉생문화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여성장애인시설 생활상을 엮은 수필집 '천사들의 편지'를 출간해 많은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보낸 딸과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