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지역문화진흥법'이 시행되면 풀뿌리 지역문화에 모세혈관처럼 각종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부산 사상구 괘법동 르네시떼 앞 광장에서 펼쳐진 '에코 DIY 프로젝트 in 사상' 퍼레이드 도중 시민연주단 및 부산노리단 단원들이 컨테이너를 개조한 '에코 뮤직쉽'에서 연주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 지자체가 5년마다 계획 마련
- 문화재단, 세밀한 부분 지원
- 인력 양성·생활시설 건립 탄력

- 법 제정 김동호 위원장 영향력
- 구체안 담을 시행령 주목

올 하반기 시행될 '지역문화진흥법'은 지역문화 정책과 지원 패턴을 송두리째 바꿀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 문화계는 5일 "이 법이 갖춘 지역문화 진흥의 뼈대에 시행령 등 구체적인 방안이 꼼꼼하게 덧붙여진다면 시민과 지역 문화인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풀뿌리 지역문화 발전 기대

'지역문화진흥법' 제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평가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은 각 지역에 맞는 시행계획을 역시 5년마다 만들어야 한다. 지역문화 진흥에 관한 중요 시책을 심의·지원하고 관련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역 문화재단 및 지역 문화예술위원회를 설립·운영할 수 있다.

또 기초자치단체가 문화재단을 설립할 길이 열림에 따라 당장 해운대구 등 일부 기초자치단체가 문화재단 설립에 나설 수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50여 개 기초자치단체가 문화재단을 운영하고 있으나 부산에는 한 곳도 없다. 기초자치단체에 문화재단이 생기면 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세밀한 정책과 지원이 가능해진다. 기존 12개 시·도 문화재단이 주요 혈관이었다면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은 지역 밑바닥까지 문화를 전파하는 모세혈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기관이나 단체를 지정하고 지원할 수 있다. 지역문화 정책 역량을 키우고자 지역 대학을 포함한 문화예술 관련 기관·단체 등을 자문사업단으로 지정할 수 있다. 특히 각 문화재단이 직접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주민 예술단체·동호회 직접 지원

그동안 문화예술 관련 지원은 기관 중심으로 이뤄졌다. 앞으로는 주민 문화예술단체 또는 동호회가 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문화활동을 위한 공간 지원도 강화돼 생활문화시설 건립과 운영이 활성화할 전망이다. 주민 문화예술단체 또는 동호회가 민간시설을 이용할 경우 지원받을 수 있으며 지자체의 공간은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효율적인 시행령 마련이 숙제

'지역문화진흥법'은 17대 국회부터 수차례 발의됐으나 지난해 12월 31일 마침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를 위해 12개 시·도 문화재단이 2012년 대표자회의를 꾸려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했다. 특히 지난해 대표자회의 간사를 맡았던 부산문화재단이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이끌었다. 여기에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역임한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이 막후에서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시·도 문화재단 대표자회의 실무자들은 조만간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을 만나 시행령에 참고할 사항들을 전달할 계획이다. 조정윤 부산문화재단 기획홍보팀장은 "지역문화가 최대한 많은 혜택을 받고 각 지역에 맞는 문화자치를 완성할 방안을 시행령에 포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논란 요소도 일부 있다. '문화도시', '문화지구' 지정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지역문화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부산시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