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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캠프' 시리즈의 '박하향 디아블로 음료' |
- "美 영향하에 있는 한국 사진
- 세계 속 위치 파악 자리"
- '방' 시리즈 등 74점 선보여
디지털카메라나 휴대전화로 누구나 손쉽게 사진을 찍는 지금은 사진예술의 정체성이 모호한 시대다. 그래서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로 고은사진미술관의 사진예술의 본질을 짚어보는 해외교류전에 눈길이 간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지난달 9일부터 열고 있는 프랑스 사진작가 베르나르 포콩 사진전을 시작으로 프랑스는 물론 독일 등 유럽 미술관과 교류전을 잇달아 개최한다.
고은사진미술관 이상일 관장은 "일본에서 유입된 우리 사진문화가 전쟁기를 거치면서 미국 중심의 사진 역사에 너무 묻혀 있었다는 점을 유럽 현지에서 느꼈다"며 "이제 세계 사진 역사의 정확한 맥락 속에서 한국 사진예술의 위치를 파악하자는 뜻에서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포콩은 1970년 말 '메이킹 포토(Making Photo)' 등으로 불리는 연출사진의 새 장을 열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작가다. 지금 이 시점에서 연출사진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현대인은 다양한 매체를 접하면서 이런저런 형태의 왜곡되고 조작된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간편한 카메라로 일상을 시도때도없이 찍어내고, 휴대전화 카메라에 내장된 프로그램으로 이미지를 쉽게 바꿔 타인과 공유한다. 결국 연출사진이라는 장르는 거의 모든 사람의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어 의식하든 말든 우리에게는 친숙하다. 여기서 고은사진미술관은 디지털 기술을 포함한 기술적 진보가 사진의 정체성에 끼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포콩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구성하기보다 사진이 현대미술에 적극적으로 수용되면서 생겨난 혼란에 주목하고 이번 전시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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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시리즈의 '파르코Ⅲ' |
포콩은 누구인가. 1950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에서 태어난 포콩은 1966년부터 회화 작업을 하다 1976년 이후 사진 작업에 전념했으며, 그랑프리 내셔널 사진상(1989년)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상(1991년) 등을 받았다. '현실에는 없는 가상의 현실'을 만들어 사진으로 찍었던 포콩은 모더니즘 사진에서 '선구자'였지만, 포스트 모더니즘 세계에서는 옛 작업을 하는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포콩은 1995년 사진 작업을 중단했다. "사진이 돈으로 거래되는 시대가 충격적이었다. 그렇다고 현대 작가들이 모두 사진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예술은 누군가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서 이루어가는 것이다." 작가로서 소유욕을 떨쳐낸 그는 1997년 이후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찍은 사진을 '선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포콩은 18년 동안 한결같이 하나의 작업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시류와 상관없이 어린 시절이나 소년, 아름다웠던 시절에 관한 자신의 내적 세계를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실제 그는 '마네킹 시절'과 '여름캠프' 시리즈를 바탕으로 유년의 기억을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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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의 종말' 시리즈의 '감행하여 가장 좋은 몫을 선택했다는 자긍심' |
이번 전시에는 '프레송 프린트·Freson Print'(19세기 회화주의 사진에서 사용됐던 목탄지 프린트 기법) 방식의 빈티지 15점을 비롯해 포콩이 가장 찍고 싶어 했으나 "찍을 수 없는 것, 사랑의 얼굴"을 담은 '방' 시리즈 등 74점이 선보이고 있다. 내년 1월 26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한국사진의 지점을 확인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051)746-2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