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부산비엔날레 학술심포지엄에서 피츠버그대 테리 스미스 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제공

- "현재의 모순적 상황 발언하는
- 새로운 전시 형식 발견해야"
- 방향성과 대외협력전략 논의

"현대미술에서 비엔날레는 무엇을 고민해야 하나."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지난달 29일과 30일 부산시립미술관과 해운대 센텀호텔에서 '현대미술과 비엔날레 생태학'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심포지엄에서는 한계 상황에 도달한 비엔날레의 혁신 과제와 대외 협력 전략 등이 모색돼 눈길을 끌었다.

우선 이번 학술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한 피츠버그대의 테리 스미스 교수는 현재 비엔날레들이 직면한 과제는 '어떻게 비엔날레의 형태가 혁명적인 에너지와 영감 있는 영향을 오늘날 다시 재발견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비엔날레의 주요 특징으로 흥미와 교육, 그리고 경쟁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과 개방성, 국제화, 축제성 등을 꼽으며 동시대성을 전시장으로 가지고 나오기 위해서는 아티스트와 규레이터 등 미술 종사자들이 현재의 모순적인 상황을 발언할 수 있는 새로운 전시 형식을 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계원예술대 유진상 교수는 '전위와 위복 : 비엔날레는 무엇을 생산하는가?'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오늘날 비엔날레가 지니는 정치적·경제적 한계를 지적해 주목받았다. 유 교수는 "동시대미술이 더는 새로운 의제를 제시하지 못할 때 비엔날레 특유의 전위성과 전복성은 퇴색된다"고 지적한 뒤 "현재 한국에서 치러지는 비엔날레는 당면한 시대의 문제점들을 다루지 않고 문화시장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미술계 안의 다양한 제도 간의 시너지 부재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엔날레의 임무는 '당대의 시대정신을 전시로 구현해내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독립큐레이터로 활동하는 폴 도멜라 씨는 "다른 비엔날레들과 차별화하고자 노력한 뒤 '여기'에서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사유하고자 하는 의식이 충만할 때 비엔날레는 흥미로운 미술축제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