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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시인·정치권 경력자, 문학의 길 새로운 이정표

제13회 부산작가상 수상 영예

  • 국제신문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  |  입력 : 2013-11-27 19:35:53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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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열 시인(왼쪽), 정광모 소설가
# 이규열 시인

- 동아대병원 척추질환 권위자
- 두 번째 시집 '울지않는 소년' 수상
- 존재의 문제 철학적 기지로 해부

# 정광모 소설가

- 의원 보좌관 활동, 48세 늦깎이 등단
- 첫 작품집 '작화증 사내' 수상
- 상상력의 서사화 추구 참신성 호평

한 사람은 시를 쓰는 현직 의사이고 또 한 사람은 변호사 법률사무소 사무장과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늦깎이로 글쓰기에 매진하는 소설가다. 올해 부산작가상 수상자 2명 이야기다.

'의사 시인'으로 불리는 이규열 시인과 올해 첫 소설집을 펴낸 정광모 소설가가 부산작가회의가 수여하는 '2013년 제13회 부산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규열 시인은 올해 펴낸 두 번째 시집 '울지않는 소년'으로, 정광모 소설가는 첫 작품집인 '작화증 사내'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상식은 다음 달 6일 오후 6시30분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해암뷔페에서 열리는 부산작가회의 송년의 밤 행사때 함께 개최된다.

2001년부터 부산의 문학적 성과를 드높인 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 매년 연말에 시상하고 있는 부산작가상은 부산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이 한 해 동안 쌓아올린 문학적 역량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상이라는 점에서 항상 그 수상자의 면면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 왔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올해 수상자들은 타 작가들과는 다소 구별되는 인생 역정을 걸어왔으면서도 높은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대학 전공과목도 문학과는 별 연관성이 없는 학문을 전공했다.
이규열 시인은 현재 동아대병원 정형외과에 재직 중인 현직 의사로서 척추질환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권위자 중 한명이다. 진료와 후진 양성, 수많은 학회 참가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정확히 20년 전인 1993년 권위 있는 문예지인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고 1999년에는 첫 시집 '왼쪽 늪에 빠지다'를 펴낸 시인이다. 이번 수상작인 '울지않는 소년'은 그 후 14년 만에 묶어낸 두번째 시집인 셈이다. 지역의 계간 문예지인 '신생'의 편집인과 신생인문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시 부문 심사위원단(신진 시인, 김경복 문학평론가)은 심사평을 통해 "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시가 세상에 대한 발언이 되고, 자기 구원의 실천성을 담아내는 '큰 문학'이 필요한 때라는 것에 동감해 이규열의 '울지 않는 소년'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특히 "이규열 시인의 시는 자기 존재의 문제를 철학적 기지와 역설로 탐색하고 해부하여 만만치 않은 시적 정신성을 보여주는데다, 시의 본질적 위상과 기능에 대한 물음 또한 제기함으로써 동시대적 문학의 역사성에 대한 성찰을 하고 있다. 보다 큰 시야를 가지고 시를 쓴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덧붙였다.

이 시인은 수상소감을 통해 "어떠한 시와 문학도 삶을 앞서지 못한다는 깨달음으로 두 번째 시집을 엮었는데, 유난히 좋은 시집이 많이 나온 올해에 부산작가상을 받게 되니 부끄럽다. 더욱 겸손하게 쓰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또 정광모 소설가의 경우는 부산대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한국외대 정책과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조성래 변호사와 연을 맺고 법률사무소 사무장을 역임했으며 조 변호사가 2004년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됨으로써 이후 4년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여의도에서 정치권의 속살을 맛봤다. 그런 와중에 1990년대 후반 국제신문 주최로 열렸던 '국제문예아카데미'를 통해 문학공부를 하고 박범신 소설가 등 당대 쟁쟁한 작가들과 만난 것이 계기가 돼 습작을 시작했다. 이후 만 48세 때인 2010년에야 단편소설 '어서 오십시오, 음치입니다'로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번 수상작인 '작화증 사내'는 그의 첫 작품집이다. 심사위원단 (조갑상, 문성수 소설가)은 "현실과 이념의 문제점을 개인의 실존과 그 억압으로 환치시키는 알레고리 서사기법을 실험적으로 사용하면서 소설적 상상력을 현실 속에 확장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사실적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상상력의 서사화를 추구한 소설문법의 참신성을 발전가능성으로 보는 믿음이 한 몫 더해졌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정 소설가는 "작가는 시대 보다 한 발 앞선 시선과 가치관을 지녀야 한다고 들었다. 그러기 위해 늘 고민하는 늦깎이에게 격려를 보내주신 것 같다. 열심히 쓰고 또 씀으로 보답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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