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공재동의 아동문학 세상 <33> 펠리스 잘텐의 아기 사슴 밤비

동물들에게 배우는 자연의 이치와 생명의 소중함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11-22 19:32:03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잘텐의 '밤비' 초판본의 그림 .
- 외로운 어린시절 보냈던 작가
- 숲속 생태관찰 경험 담아 저술
- '충격적 감동' 받은 월트 디즈니
- 7년의 세월 바쳐 애니로 제작

펠리스 잘텐은 186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당시 헝가리는 오스트리아 제국에 속하여 있었으므로 잘텐은 오스트리아 작가이다. 펠리스 잘텐은 필명으로 본명은 지그문트 잘츠만이다. 광산업을 하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잘텐이 태어난 지 3주 만에 빈으로 이사했다. 19세기 후반에 비엔나는 유대인에 대한 완화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잘텐의 가족도 헝가리를 떠나 빈으로 와서 살게 되었지만, 집안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교에 다니고 가계도 도와야 했다. 가난하고 고독했던 그는 방학이 되면 빈 숲으로 가서 동물들의 생태를 유심히 관찰하곤 했는데, 이때의 체험이 동물 소설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10대 후반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호프만슈탈, 슈니츨러, 바알 등 당시 활약하던 청년 작가들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빈의 신진 작가 그룹인 '청년 빈 파'의 멤버로 활동했다. 잘텐은 다니던 보험회사를 그만두고 빈 신문에 극장 평을 쓰는 전임 작가가 되었으며, 단편, 희곡, 소설, 여행기, 수필집 등을 발간하고, 시나리오와 오페레타도 썼다. 1923년 출간된 '밤비'로 그의 이름은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으며, 이후 사슴 밤비를 주인공으로 한 일련의 소설들을 썼다.

'밤비'는 오스트리아에서는 그리 좋은 평을 듣지 못했지만, 영국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미국에서는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1927년 잘텐은 오스트리아 펜클럽 회장으로 선출되었으며, 인기 여배우 오틸리 메츨과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두었다.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나치 세력이 오스트리아에 미치자 펜클럽 회장직을 내놓고, 1938년 미국으로 망명하였으며, 그 뒤 스위스의 취리히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1945년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평화로운 숲 속의 어느 봄날 한 마리의 수사슴이 태어난다. 어미는 갓 태어난 아기 사슴에게 밤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밤비가 걷게 되자 어미 사슴은 숲 속을 함께 거닐며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쳐 주었다. 친절한 토끼 덤퍼는 밤비에게 숲 속 생활의 요모조모 가르쳐 주고, 수줍은 아기 스컹크 플라워와도 친구가 된다. 숲 속의 황태자 늙은 수사슴과의 만남은 밤비에게는 커다란 행운이었다. 훗날 밤비의 친아버지로 밝혀진 늙은 수사슴은 밤비에게 숲 속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지혜를 가르쳐주었으며, 그의 실천을 통한 교육과 아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 지도자로서의 의연한 모습 등은 밤비에게 더 큰 삶의 의미와 존재 가치를 깨닫게 해주었다.

어느 겨울날 사냥꾼에 의해 엄마 사슴이 죽자, 홀로 남겨진 밤비는 외로움과 슬픔 속에서 모진 겨울을 보낸다. 새로운 봄을 맞이한 밤비는 슬픔을 딛고 씩씩한 청년으로 자라 암사슴 펠린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덩치 큰 사슴 론노가 나타나 펠린을 빼앗으려 하고, 밤비는 펠린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용감하게 싸워 물리친다. 가을이 되자 인간들이 동물 사냥을 위해 캠프를 설치하고 개들을 풀어 놓아 숲은 위기에 처한다. 밤비는 숲 속 동물들과 힘을 합쳐 숲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고비마다 아버지 늙은 수사슴의 도움을 받으며 슬기롭게 위기를 헤져나간다. 또다시 봄이 오고 어느새 밤비는 숲의 평화를 지키는 지혜롭고 용맹스러운 지도자로 훌륭하게 성장한다. 햇빛에 반짝이며 푸름을 자랑하던 나뭇잎이 땅에 떨어지고 숲 속에 위험이 닥치면, 서로 잘난 체하며 싸우던 어치며 까치, 박새들도 한마음이 돼 서로 도우며 위험 경고를 보낸다.

숲의 생태에 대한 지은이의 섬세하고 정확한 관찰은 한 편의 거대한 숲의 서사시처럼 아름답다. '밤비'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이별과 해후, 투쟁, 자연과 인간에 의한 위협 등을 교묘하게 배분하여, 긴장의 순간이 지나면 평온이 찾아오는 과정들을 절묘하게 묘사한다. 수많은 동물 판타지 중에서도 출생에서부터 성장까지 한 동물의 일생을 다룬 성장 소설로는 '밤비'가 최초이다.

1935년 이 작품을 읽고 충격적 감동을 한 월트 디즈니는 7년이라는 긴 세월을 바쳐 엄청난 인력과 물자를 동원해 한 편의 영화로 만들었다. 월트 디즈니사의 정규 극장판으로는 5번째이다. 1940년 중간 시사회에서 월트 디즈니는 그의 인생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을 연출했는데, 애니메이션 앞에서 눈물을 흘린 것이다. "너무 훌륭하다!" 월트 디즈니는 그렇게 외쳤고, 이 말은 훗날 영화를 관람한 수많은 관객이 이구동성으로 외친 바로 그 한마디가 되었다. 월트 디즈니 덕분에 펠릭스 잘텐의 '밤비'는 시대를 초월한 불멸의 작품으로 남을 수 있었지만, 분명한 것은 잘텐의 '밤비'에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심오한 진리와 삶의 신비가 녹아있다.

   
어린이들에게는 자연의 이치와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으로, 삶에 지친 어른들에게는 안식과 함께 생명의 빛을 열어주는 신비한 마력을 지닌 작품으로 권장할 만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3. 3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4. 4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5. 5[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7. 7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8. 8“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9. 9[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10. 10[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3. 3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4. 4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5. 5당국, '해킹사고' 확산에 내일 금융업권 긴급소집
  6. 6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7. 7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10. 10"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6. 6[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7. 7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8. 8“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9. 9“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10. 10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6. 6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7. 7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8. 8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9. 9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10. 10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