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치는 탕자

신약성경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 이야기'는 예수님이 사람들에게 비유로 하신 말씀이다.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이 있는데 둘째가 "아버지, 저에게 돌아올 재산을 주십시오"하고는 받은 재산으로 먼 나라에 가서 탕진하고, 돼지 치는 일을 하며 배가 고파 돼지가 먹는 열매로 배를 채우려는 처지가 된다. 그렇게 죽을 지경이 된 둘째 아들이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고, 아버지 집에 돌아왔을 때, 아버지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추며 아들을 위해 큰 잔치를 베푸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 속에서 예수님은 사람의 마음 흐름을 말해주고 있다. 둘째 아들이 맏이인 형도 가만히 있는데 아버지에게 재산을 달라고 한다. 이것은 자신이 형보다 더 잘났고 똑똑하다는, 자기를 과신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은 자신을 과신하는데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실제보다 크고 위대하게 보게 되며, 자기 주관을 강하게 고집하게 되고, 자신의 생각만을 옳게 여기고 따라가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주위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고통을 주게 되는데, 사람의 모든 불행이 이렇게 자기를 과신하는 데서 시작된다.

사람이 왜 죄를 짓고 교도소에 가는가? 죄를 지으면 교도소에 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나는 강도질을 해도 절대로 잡히지 않아' 하면서 자신을 믿는 사람은 자기 생각대로 강도질을 한다. '혹시 내가 잡히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약중독자가 있다. 왜 마약중독자가 되는가? '나는 한 번쯤 마약을 해도 돼. 다시 안 하면 되지' 하며 마음만 먹으면 마약을 끊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마약중독자가 된다. '나는 마약에 중독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예 마약에 손을 대지도 않는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불화는 자기 자신을 과신하고, 자기주장이 옳다고 믿는 사람의 마음에서 만들어진다.

둘째 아들은 자기 자신을 과신했다. 그래서 재산을 가지고 먼 나라에 갔고, 자신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방종하게 되고, 허랑방탕하게 살다 보니 재산을 다 허비하게 되었다. 어렵게 되어 돼지 치는 일을 한다. 돼지 먹는 쥐엄 열매를 먹으면서 둘째 아들은 너무 비참했다. 그리고 후회하게 된다. 결국 주려 죽을 형편이 되자 뉘우치기 시작한다. '내 아버지에게는 양식이 풍족한 품꾼이 얼마나 많은고 나는 여기서 주려 죽는구나!'

뉘우치고 집으로 갔을 때, 아버지는 목을 안고 아들에게 입을 맞춘다.

아들이 말한다.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얻었사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치 못하겠나이다 나를 품꾼의 하나로 보소서.' 하지만 아버지는 제일 좋은 옷을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고 '살진 송아지를 잡고 우리가 먹고 즐기자' 하며 기뻐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믿으면 불행해지고, 자기 자신을 낮추고 겸비하게 하면 복을 받는다.

(사)국제청소년연합(IYF) 대표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