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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재동의 아동문학 세상 <30> 북유럽의 상상력이 만든 닐스의 모험

난쟁이로 변한 말썽꾸러기, 거위 타고 판타지 여행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11-01 19:12:37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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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바사박물관에 있는 바이킹의 배.
- 스웨덴 종단 1500여㎞ 여정
- 기상천외한 이야기 펼쳐져
- 日서 애니메이션 제작되고
- 작가는 노벨문학상 받기도

폴 아자르는 '책·어린이·어른'에서 북방 민족의 아동문학이 남방 민족의 아동문학보다 우수하다면, 이 우월성은 분명히 상상력의 질적 차이에서 유래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북쪽 나라의 상상력은 내면적이면서 남쪽 나라와 비교하면 뉘앙스가 풍부하다. 덜 논리적이고 덜 정리되어 있으며, 생활감정과 늘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어린이의 영혼을 매료시킨다'고 했다. 스칸디나비아 산맥을 중심으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로 대표되는 북부 유럽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바이킹의 후예들이다.

그중에서도 스웨덴은 9세기에서 11세기까지 바이킹의 주 무대였다. 오딘을 주신으로 하는 북유럽인들은 잿빛을 띤 으슴푸레한 수평선과 사람이라곤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는 쓸쓸한 대지에서 무수한 환상과 끝없는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그들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동물을 인간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 나무도 풀도 성장이 느린 북부 유럽에서는 유년기와 소년기를 행운의 시기로 생각한다. 꽃이 피면 곧바로 시들어 버리듯, 어린이도 어른이 되어 세상과 싸워야 할 때면 곧바로 쇠약해지는 나라들, 그들은 어린 시절이 오래 계속되기를 바란다.

   
일본 애니메이션 '닐스의 신기한 모험'의 한 장면.
남쪽 나라에서는 '어린이란 미래의 어른'일 뿐이지만. 북쪽 나라에서는 '어른이란 다 자란 어린이'일 뿐이라는 훨씬 올바른 생각을 했다. 영국과는 달리 북유럽의 판타지는 덜 논리적이며, 모든 것을 인간과 같은 수준으로 다룸으로써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닐스의 신기한 모험'은 이러한 북유럽인의 놀라운 상상력이 탄생시킨 걸작으로 북부 유럽 아동문학의 최대의 명작으로 꼽힌다.

스웨덴 남단 시골 농부의 아들인 닐스는 난폭하고 심술궂어 무던히도 부모의 속을 썩인다. 어느 일요일 난쟁이 도무테를 못살게 굴고 억지로 붙잡아 괴롭히려다 도리어 떠밀려 넘어지면서 정신을 잃고, 자신도 난쟁이로 변하고 만다. 닐스는 자기 집 거위 모르텐이 기러기 떼와 합류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것을 보고 말리려다가 거위의 목에 매달린 채 하늘로 오른다.

닐스는 거위 모르텐의 등에 올라 기러기 떼에 섞여 스웨덴 남단에서 북쪽 끝까지 날아가면서 신기한 모험과 시련을 겪는다. 기러기 우두머리 아카의 뛰어난 통솔력과 너도밤나무와 떡갈나무, 보리수, 나무열매, 꽃을 비롯한 활기찬 태양 일행이 어떻게 북쪽 끝까지 여행하는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지고, 기상천외의 놀라운 판타지가 숨 막히게 전개되는 가운데, 닐스는 조금씩 착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스웨덴의 남단에서 북단까지 1574km의 하늘을 나는 긴 여정에서 돌아온 닐스는 집에 도착한 순간 도무테의 저주에서 풀려나고 본래의 제 모습을 되찾는다.

셀마 라게를뢰프는 스웨덴의 여류 아동문학가로, 1858년 수려한 경관과 풍부한 전설로 유명한 모르박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교양 있는 퇴역군인으로 농장을 경영하면서 하루 일이 끝나면 딸에게 시를 읽어주고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라게를뢰프는 어릴 때부터 허약한 몸으로 집에서 독서를 즐겼으며, 마을의 전설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20세가 되어 아버지가 파산하고 집안 형편이 어렵게 되자, 자활의 길을 찾기 위해 스톡홀름으로 갔으며, 1880년 여자사범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한 후에는 10년간 교사로 근무했다.

교사로 재직 중이던 1891년 스웨덴의 저명한 여성잡지 '이둔'의 현상 공모에 투고한 소설 '괴스타 베를링의 전설'이 당선되자 그녀는 국민적 작가로 이름을 알린다. 교사를 그만두고 문학에 전념하면서, 왕실 장학금으로 이탈리아, 팔레스티나, 이집트 등을 여행하면서 견문을 넓혔다. 1907년 '닐스의 신기한 모험'을 발표해 움살라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1909년에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1914년에는 스웨덴 아카데미 최초의 여자 회원으로 추천되었으며, 1930년에는 프랑스로부터 '존 드놀' 훈장을 받기도 했다.

   
'닐스의 신기한 모험'은 교육계로부터 '재미있으면서도 조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지리, 풍속 등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칠 만한 동화'를 써 달라는 청탁을 받고 좀처럼 작품을 쓰지 못하다가, 고향 집을 찾았을 때 우연히 난쟁이 이야기를 듣고 작품의 실마리를 찾았다. 1980년 제작된 일본 애니메이션 '닐스의 신기한 모험'은 닐스의 고국인 스웨덴에서 절찬리에 상영되기도 했다. 그녀의 작품에는 독창적이고 풍부한 상상력과 생생한 필치, 스웨덴의 민간설화와 고향의 자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깃들여 있으며, 종교적인 신비로운 분위기와 휴머니즘, 자애와 총명함과 여성다움이 특징이다. 셀마 라게를뢰프는 1940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닐스 탄생 100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스웨덴의 초등학교에서는 '닐스의 신기한 모험'이 읽기 교재로 쓰이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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