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현실 직시하는 서사의 힘, 인간다움에 여진 일으켜

원로 소설가 이규정 아홉 번째 소설집 '치우'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  |   입력 : 2013-10-30 19:17:36
  •  |   본지 2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소설가 이규정 씨. 국제신문DB
- '바보같은 친구' 뜻하는
- '치우' 등 단편 7편 실어

- 작가인생 37년째인
- 진중한 작품세계
- 은은한 향기 풍겨

부산의 원로 소설가인 이규정(79) 작가가 아홉 번째 소설집 '치우(癡友)'(산지니 발간)를 펴냈다. 2002년 신라대 국어교육과 교수직에서 정년퇴임을 한 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이던 2006년 펴낸 여덟 번째 소설집 '멀고도 먼 길' 이후 7년 만에 세상에 내보낸 이번 소설집에는 총 7편의 단편이 실렸다.

시의 생명이 '다의성'에 있고 소설의 생명력이 '서사의 힘'에 있다고 본다면, 이 작가의 이번 소설집은 그 '서사의 힘'을 바탕으로 모든 문학 장르가 갖춰야 할 본질적 가치에 충실했다. 그 가치는 바로 인간의 감정과 행동에 미치는 강한 '여진(餘震)'으로, 이 '떨림'이라는 게 등단 이후 꾸준히 견지해온 그의 진중한 작품세계로부터 우러나오는 은은한 향기와 같다.

작가는 해방과 6·25전쟁, 보도연맹 사건, 연좌제, 좌우 분열과 감시 등 우리 현대사의 상처들이 오늘날까지 한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런 질곡의 시대에 사람다운 삶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지를 집요하게 되묻는다. '바보 같은 친구'를 뜻하는 표제작 '치우'와 해방 이후 경남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폭설' 등의 작품에서 이런 특징은 매우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동시에 작가는 암울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아야 했던' 인간의 영혼은 과연 어떻게 안식을 찾을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따뜻한 어조로 풀어낸다.

이런 성찰은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연결된다. 작품 '죽음 앞에서',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치우' 등은 한결같이 죽음을 이야기한다. 작중 화자는 지인, 친구, 배우자 등을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그들과 살았던 시대의 아픔과 인간적 관계, 일화 등를 떠올린다. 고통스럽고 쓸쓸한 경험들은 고스란히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화자 스스로 삶과 기억으로 치환된다. 죽음을 바라보는 한 인간의 고뇌와 성찰은 독자들에게 삶과 죽음이 이분법적으로 나뉠 수 있는가, 과연 구원은 있는가 등의 근원적 물음표를 던진다.

서사의 힘만으로 작품을 풀어나가는 힘도 돋보이는 작가는 "종교가 현실을 외면할 수 없듯이 소설도 현실과 유리돼서는 안된다. 여전히 맺힌 것 많은 이 시대의 작가로서 과연 정의롭게 살아왔는가를 되묻는 일이 많은 요즘"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무리 단계의 장편소설 2편의 완성을 위해 여전히 펜을 놓지 않고 있다. 1977년 월간 '시문학지'에 단편소설 '부처님의 멀미'를 발표하며 등단한 그는 올해로 작가인생 37년째를 맞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3. 3[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4. 4‘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5. 5[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6. 6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7. 7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8. 8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9. 9"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10. 10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1. 1[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2. 2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3. 3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4. 4[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5. 5[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6. 6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7. 7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8. 8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9. 9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3. 3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6. 6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7. 7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8. 8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9. 9‘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0. 10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3. 3[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4. 4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5. 5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6. 6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7. 7"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8. 8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9. 9광주서 승합차·시내버스·오토바이 추돌…2명 경상
  10. 10이태원 참사 유족, 4주기 앞두고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외치기도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