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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일터소극장에서 열리는 '회나뭇골 사람들' 한 장면. 일터 제공 |
- 극단 일터, 23일~내달 17일 공연
- 단원 외 배우 출연 등 변신 나서
1987년 민주화 열풍이 거세던 시기에 창단한 일터는 그동안 노동현장과 집회에서 문화일꾼으로 활약했다. 일터의 공연은 언제나 사회적·정치적 메시지가 가득 찼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그런 일터가 변하고 있다.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일터소극장에서 열리는 '회나뭇골 사람들' 공연에서 일터의 달라진 면모를 볼 수 있다. 올 요산문학제 행사와 연결된 이 공연 작품은 요산 김정한 선생의 소설이 원작이다.
일터는 지난 3월 원전 문제를 다룬 탈핵 SF 마당극 'My name is KORI 넘버원'을 무대에 올려 일터의 색깔을 바로 보여줬다. 하지만 '회나뭇골 사람들'은 조금 다르다. 일제 강점기 말을 배경으로 민중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번 공연은 일터가 주는 선입견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선관 대표는 "아무리 선명한 메시지를 담아도 관객이 외면하면 의미가 없다. 일터는 점점 힘을 빼고 관객이 즐거워하는 공연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힘을 뺐다"는 말은 일터의 지향점을 버렸다는 뜻은 아니다. 더 나은 공연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일터는 형식적인 방법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마당극이나 정통 연극 등의 형식적인 고집을 버리고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공연을 꿈꾸고 있다.
일터의 공식 이름은 '노동문화예술단 일터'. 창단 초기에는 '놀이패 일터'였고 이후 지금 이름으로 바꿨다. 또 한 번 변신한다. 무거운 수식어를 벗고 '극단 일터'를 사용하기로 했다.
출연 배우도 달라졌다. 이번 작품에는 일터 단원 외에 배진만, 하현관 씨가 출연한다. 둘은 부산 연극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베테랑 배우들로 일터와는 처음으로 작업한다.
그동안 일터는 자체 단원과 비슷한 성향을 지닌 극단과 주로 손을 잡았지만, 지역 연극계 전체와는 교류의 폭이 넓지 않았다. 2명의 베테랑 배우 참여는 10년 이상 쌓아온 친분의 영향이 컸지만, 일터의 변화된 모습에서도 기인한다. 올 초 '국수집 남자 밥집 여자'에서는 배우 진선미 씨가 처음 출연하기도 했다.
일터는 500여 명의 후원회원을 자랑하는데 이 부분 역시 일터의 달라진 위상을 잘 보여준다. 초창기 후원회원 대다수가 노조 활동하는 사람들이었으나 지금은 공연을 보고 자연스럽게 후원회에 가입한 열혈 관객이 다수다.
이번 공연에서는 양일동 씨가 소리를 맡고 장재희 씨가 장구, 김현일 씨가 대금과 소금, 강민정 씨가 해금을 연주해 관객은 생생한 현장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5시(월, 화요일 공연 없음). (051)635-5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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