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딧야 아사랏 감독. 홍영현 기자

2007년 첫 장편 '원더풀 타운'으로 부산국제영화제(BIFF) 뉴커런츠상 수상, 2010년 두 번째 영화 '하이-소'로 베를린영화제 등 세계 유명 영화제 초청, 올해 BIFF 아시아필름아카데미(AFA) 연출 지도교수.

태국 아딧야 아사랏(40) 감독과 BIFF의 인연은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다. BIFF가 발굴한 아시아 신예 감독이 재능을 발휘해 세계 영화계에서 인정받은 뒤 다시 BIFF를 동경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돌아왔다는 것은 BIFF가 아시아의 대표 영화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다. 지난 9일 아딧야 아사랏 감독을 영화의전당에서 만났다. "올해부터 방콕에서 젊은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SNS, 인터넷 등으로 세상이 워낙 빨리 변하다 보니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죠. 아시아 각국의 예비 영화인이 모인 AFA도 그런 면에서 참여를 결정했어요. 학생들과 어울리며 영화를 배우다 보니 늦은 여름캠프를 온 기분이에요."

AFA에서 그가 알려주는 연출 노하우는 무엇일까.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지도록 격려해요. 영화는 각자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자신감을 갖는 게 필수죠.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아시아 영화인 네트워크를 쌓도록 독려하고 있어요."

올해 BIFF 초청작 중 AFA 출신 감독들의 작품이 상당수 포함됐다.

"BIFF는 항상 아시아의 신예 감독 작품, 그러니까 '뉴 커런츠'를 주목하고 있어요. 젊은 감독을 발굴하고 세계 무대로 내보내면서 아시아 영화인 커뮤니티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아울러 영화감독 개인의 영화 커리어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하죠. 덜 알려진 아시아 영화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이 결국 BIFF의 경쟁력이 아닐까요."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BIFF는 늘 고마운 마음이라 무슨 일이든 제가 필요하면 달려올 준비가 되어 있어요. 특히 올해 AFA 교장에 이창동 감독이 참여한다고 해서 그분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걸음에 왔죠. 그런데 생각보다 말씀이 없으시던데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