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란티노는 홍길동.'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후반기 최대의 화제는 단연 세계적인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50) 감독의 기행이다. 애초 BIFF 참가 계획이 없었던 타란티노 감독은 봉준호 감독을 만나겠다며 불쑥 부산에 나타났다. 더욱이 그는 공식 초청이 아닌 개인 신분으로 왔다며 숙소나 항공, 경호 등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대신 영화 마니아답게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 곳곳에 출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타란티노 감독의 일정을 거의 모르는 조직위는 각 극장에 배치된 스태프나 자원봉사자의 신고(?)를 받고 타란티노 감독의 동선을 파악하는 소동을 벌였다.
타란티노 감독은 11일 오전 11시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상영한 월드시네마 '늑대들'을 관람했다. 워낙 몰입해서 영화를 본 타란티노 감독은 각 장면에 즉각 반응해 혼자 시원하게 웃거나 탄식을 쏟아냈다. 영화가 끝나고 GV(관객과의 대화) 직전 사회를 본 김영우 씨가 타란티노 감독이 참석했다고 소개하자 관객석은 술렁였다. 타란티노 감독은 관객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앞자리로 옮겨 영화를 만든 나봇 파푸샤도 감독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그는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재미있었고 감명 깊었다"고 극찬을 한 뒤 "영화 촬영 전 리허설 때와 실제 촬영할 때 사이의 작업은 어떻게 진행하느냐"는 등 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파푸샤도 감독은 "평소 타란티노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