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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기행 '잭 런던의 조선사람 엿보기' 표지. |
미국의 평론가인 헨리 루이 멩켄(1880~1956)은 전 세계의 위대한 개 이야기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잭 런던의 '야성의 외침'이라고 했다. '플랜다스의 개' '명견 래시' 등 개를 주인공으로 한 동물판타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20세기 초 전환기적 근대정신을 가장 적극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잭 런던은 '야성의 외침'으로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야성의 외침'은 고도의 문명 속에 잊히는 야성의 힘을 되살린 자연주의 문학의 진수라는 극찬을 받으면서 전 세계의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고전으로 남게 되었다.
잭 런던은 1876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플로라 웰만은 음악 교사이면서 심령술사였다. 그녀는 점성가인 윌리엄 채니의 아이를 가졌으나 채니가 이를 인정하지 않자 혼자서 아이를 낳아 기른다. 잭 런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신문 배달을 해 어머니를 도왔으며, 통조림 공장에서 일하기도 하고 표범잡이 어선을 타고 베링 해까지 원정을 가기도 했다.
어머니가 남북전쟁에 참전했던 상이군인 존 런던과 결혼하자 런던이라는 성도 가지게 되었다. 그는 캘리포니아로 가서 버클리 대학에 입학한다. 어느 날 도서관에서 지방신문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어머니 웰만에 관한 오래된 기사를 읽게 되고, 그는 친부라 생각한 채니에게 편지를 쓴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채니 자신은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짤막한 회신이었다. 충격을 받은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 방황하기 시작한다. 전기작가들은 윌리엄 채니가 잭 런던의 친부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윌리엄 채니의 거짓말이었다면 그것은 한 젊은이를 방황하게 했고, 미국 문학사를 장식한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킨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잭 런던은 1897년 22세가 되던 해 골드러시에 편승해 금광을 찾아 알래스카로 갔지만, 괴혈병에 걸려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온다. 그때의 경험은 '야성의 외침'으로 되살아났고, 이 작품은 1903년 출간해 성공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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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런던 |
미국 남부의 판사 밀러의 장원에서 편안한 삶을 누리던 네 살배기 개 벅은 하인 마누엘에 의해 몰래 낯선 사나이들에게 팔리고, 알래스카로 끌려가 우편물 배달 썰매를 끌게 된다. 굶주림에 시달린 벅은 베이컨을 훔치기도 하고 다른 개들과 우두머리 자리를 놓고 치열한 투쟁도 한다. 금광을 찾아 헤매는 인간들에게 차디찬 얼음벌판은 아수라 같은 공간이었다. 벅은 그런 과정을 통해 서서히 야성과 동화되어간다. 멀리서 개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벅은 자신의 가슴 속에서 울려 퍼지는 야성의 외침을 듣는다. 개들은 한 마리씩 죽어가고 벅도 처절하게 매질을 당한다. 동료 개들이 모두 죽고, 벅은 마지막 주인인 손턴을 만난다. 기력을 회복한 벅은 손턴을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주기도 한다. 어느 날 손턴은 사람들을 상대로 내기하는데, 벅이 혼자 힘으로 500킬로그램의 짐을 끌 수 있다는 데 자기 전 재산을 걸겠다는 것이다. 야성에서 단련된 벅은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그 일을 거뜬히 해냄으로써 손턴에게 금광 채굴 장비를 구할 돈까지 만들어준다. 벅은 새로운 주인 손턴과 함께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진심으로 사랑했던 손턴이 인디언들의 습격을 받아 죽음으로써 인간사회와 연결되었던 유일한 고리는 끊어지고, 벅은 야성의 세계로 돌아가 북극의 차가운 광야를 달리는 늑대 속으로 끼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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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런던은 1904년 러일전쟁 당시 특파원 자격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는데, 이듬해 쓴 조선 기행 '잭 런던의 조선사람 엿보기'에서 조선인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토로했다. 서양인을 보면 구름처럼 몰려들고, 외국인에게 불친절하며, 전쟁이 나면 짐을 싸서 도망치기에 바쁜 조선인, 특히 부패한 관리들에 대해서는 격한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철저한 사회주의자로 1916년 불과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는데 자살설이 유력하다. 그가 마지막으로 정착했던 캘리포니아의 푸른 들판은 포도원으로 개발되었으며, 지금도 캔우드사에서는 그의 명성을 기려 이곳의 고급 와인에 '잭 런던 빈야드'라는 이름을 붙여 생산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