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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정회 작가의 '경북 청도'(1971) |
- '정정회, 장날 반추'전 마련
- 흑백으로 촬영한 작품 전시
고은사진미술관이 2년 전 '부산사진의 역사를 전시와 담론의 형태로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로 닻을 올린 '부산사진의 재발견:기억과 트라우마'전의 3탄이 시작됐다. 부산사진의 1세대인 정인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정인성, 부산사진의 여명'전으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배동준, 근대적 풍경의 탐구'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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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자갈치'(1979) 고은사진미술관 제공 |
3탄은 배동준과 더불어 부산사진의 2세대로 활약한 정정회(75)의 작업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정정회, 장날 반추'전. 전시 제목 '장날 반추'는 장날을 되풀이해 기억하고 '음미한다(反芻)'와 '추억에 반한다(反追)'는 뜻을 모두 품고 있다.
부산대 상대 출신으로 부산은행에서 1970년 '사진서클' 부장을 맡으면서 아마추어로 사진에 입문한 정정회는 40여 년을 꾸준히 작업해 왔다. 그는 시골 장터, 농어촌의 풍경과 사람 모습을 통해 향수를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며 1970, 80년대 장날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들이 주를 이룬다. 옛 장날과 현대 장터의 풍경을 교차해 보여준다. 장터를 향하는 길에서 시작해 장날의 풍경을 다양하게 보여준 후 현대 장터의 모습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머리에 아슬아슬하게 짐을 얹고 아스라한 안개 너머 길을 걸으며 장터를 향하는 사람들의 몸짓과 옷자락, 꿈 같은 연기를 내뿜는 뻥튀기 기계, 싸리 빗자루와 나무 갈퀴, 짚으로 주렁주렁 엮은 굴비, 장터 한쪽에 묶인 염소 떼 등은 당시의 소박한 생활상을 떠올리게 한다. 전체적으로 아련하고 부드러운 느낌과 흑백의 콘트라스트가 대조적인 톤으로 그때의 분위기를 재현해낸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의 오시게장, 구포장 등 현대식 장터도 흑백으로 촬영했다. 다소 극적이고 과장된 장면이 연출됐던 옛날 장과 비교해 건조하고 담담한 풍경이다.
정 작가는 "과거의 장날은 장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이나 장을 보는 사람뿐 아니라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서 그리움, 따뜻함을 불러왔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전통시장의 명맥이 유지되지만, 더는 그곳에서 옛날의 정취는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현대의 장터에서 난전의 각종 채소와 생선, 곡식들과 장 보러 온 사람들이 버스 정류장에 모여 있는 풍경 등을 들여다보면 과거의 오일장과는 다른 삶의 현장이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옛 장터와 현재 장터를 대비하는 동시에 현재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아보게끔 유도한다. 고은사진미술관 이미정 큐레이터는 "작가가 주관적으로 선택한 장날의 풍경과 기록을 통해 관람자는 기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30일까지. (051)746-0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