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공재동의 아동문학 세상 <22> 피터 팬과 제임스 매슈 배리

삶이 고달픈 어른들 상상의 세계로 안내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8-23 19:55:07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본 애니메이션 '피터 팬'의 한 장면.
- 스코틀랜드 출신 20세기 작가
- 성장 거부하는 인간 본성 표현
- 어린이는 물론 성인 추억 자극
- 제목 딴 병리현상 나오기도

네버랜드는 판타지 문학이 낳은 공상의 나라, 환상의 나라다. 네버랜드는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결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현실 세계와 이어진다. 삶이 고달프면 어른도 유토피아를 꿈꾸는데 어린이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네버랜드에 대한 환상은 19세기를 정점으로 하지만, 20세기가 접어들어도 그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오즈'가 20세기가 만든 네버랜드라고 한다면,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소년 피터 팬은 20세기가 만든 환상의 주인공이다.

골치 아픈 일이 많은 현대 사회에서 어른이 되고 싶지 않는 어른이 얼마나 많을까. 영국의 극작가이며 소설가인 제임스 매슈 배리가 1904년 그의 희곡 '피터 팬'을 런던의 연극 무대에 올려 성공을 거둔다. 이후 '피터 팬'는 1940년 런던 대 공습의 1회를 빼고는 언제나 크리스마스의 단골 메뉴가 되었다.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피터 팬'과 잃어버린 팔 대신 갈고리를 끼운 해적 선장 후크, 시계를 찬 후크의 팔을 삼켜 끊임없이 시계 소리를 내는 똑딱 악어, 이들은 배리가 창조한 3대 캐릭터다. 후크 선장은 수많은 애니메이션의 등장인물이 되었다.

런던의 캔싱턴 공원 이웃에는 다일링 부처가 큰딸 웬디와 동생 존, 마이클 세 아이를 데리고 살고 있었다. 웬디는 어머니에게서 들은 피터 팬을 실제로 존재한다고 굳게 믿었다. 어느 날 이들의 침실에 피터 팬이 나타나고 이 집 개 나나에게 들키는 바람에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달아난다. 피터 팬은 그림자를 돌려받기 위해 요정 팅커 벨을 데리고 찾아와서는 웬디와 두 동생을 유혹해 하늘을 날아 네버랜드 섬으로 간다.

섬에는 피터를 대장으로 하는 요정 소년들과 피터 때문에 한 쪽 팔을 잃어 복수의 기회를 노리는 해적 선장 후크가 있었다. 추장의 딸 타이거 릴리가 이끄는 인디언들은 해적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해적들에게 포로가 된 릴리와 소년들은 해적선에 끌려가 사형당할 위기에 처한다. 피터는 후크 선장이 겁을 내는 똑딱 악어의 시계 소리를 흉내 내어 겁에 질린 후크 일당을 물리친 뒤 인디언과 소년들을 구해 네버랜드로 돌아오고, 웬디와 두 동생을 다일링 가족에게로 돌려보낸다. 어느덧 어른이 된 웬디는 제인을 낳고 엄마가 되는데, 어느 날 피터는 제인을 데리고 하늘을 날아간다. 별처럼 하늘을 나는 제인을 바라보기만 할 뿐 어른이 된 웬디는 더는 함께 날 수가 없다.

배리는 1880년 스코틀랜드의 카리뮤어라는 마을에서 직물 가겟집의 아홉째 아들로 태어났다. 6세에 둘째 형이 사고로 죽자 어머니의 상심이 어찌나 컸던지 어머니의 슬픔이 고스란히 배리의 마음속에 남아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되었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많은 감화를 받으면서 자랐다. 1882년 맏형의 도움으로 에든버러 대학을 졸업하고 지방지 편집 일을 하면서 익명으로 많은 소설을 발표했다. 그의 희곡이 공연에서 성공을 거두자 오로지 극작에만 몰두했다. 그가 창조한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소년' 피터 팬은 영국과 미국에서 폭발적인 환영을 받았다.

1909년 15년간 함께 살았던 부인과 성격 불화로 이혼하고 고독한 생활을 했으나, 기사 작위, 공로 훈위를 받았으며 많은 대학에서 명예 학위를 받았다. 1911년 배리는 '피터 팬'을 개작한 '퍼터와 웬디'를 발표했지만, 희곡에서 얻은 만큼의 인기는 없었다.

월트 디즈니는 어린 시절 할머니로부터 수많은 민담을 들으며 자랐는데, 그 첫 이야기가 '백설공주'이며 두 번째가 '피터 팬'이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디즈니의 첫 번째 애니메이션이 1937년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였으며 두 번째는 당연히 '피터 팬'이었지만, 세계 전쟁 발발로 차일피일 미루어졌다가 결국은 1953년 디즈니의 14번째 애니메이션이 되고 말았다.

디즈니는 지금까지 연극에서 조명으로 처리했던 팅커 벨을 처음으로 금가루를 뿌리는 작은 요정으로 재현했는데, 메릴린 먼로가 모델이라는 소문이 났지만, 사실은 여배우 마거릿 캐리가 모델이었다. 최초의 영화판 '피터 팬'은 1924년 허버트 브레논 감독의 흑백 무성영화였다. 당시 피터 팬 역을 여우 베티 브론슨이 맡았는데 그 후 줄곧 피터 팬 역은 여자 배우가 맡았다. 199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피터 팬을 새롭게 해석한 영화 '후크'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팅커 벨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70년대 미국 남성을 중심으로 어른이 되어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린애와 같은 행동을 하는 현상을 두고 임상 심리학자 D. 카일리가 '피터 팬 신드롬'이라 했고, 이후 가정의 붕괴와 급격한 페미니즘의 확산으로 인한 남성 사회의 병리를 표현하는 용어로 굳어졌다. '피터 팬'을 어른이 좋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벽화 명소 돌산마을(부산 문현동 판자촌) 재개발에…둥지서 내몰린 원주민
  2. 2김해 도심에 NHN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선다
  3. 3수행비서 없애고 셀프 커피…초선들 ‘탈권위’ 앞장
  4. 4이진복·유재중 먼저 시동 건 통합당 부산시장 후보 경쟁
  5. 5마린시티 국내 첫 ‘기립식 차수벽’ 가닥
  6. 6전통산업 쇠퇴, 첨단산업 소외…PK ‘러스트 벨트화(공장지대의 몰락)’ 가속
  7. 7카타르 프로젝트 수주, 조선업 부활 마중물 되나
  8. 8부산지검 부장검사, 성추행 현행범으로 체포
  9. 9사생활 침해 논란에…해운대구 ‘CCTV앱’ 운영 중단
  10. 10“보이스피싱 당한 뒤 실종된 아버지 찾습니다”
  1. 1北 김여정, 남북군사합의 파기 언급 “대북전단 조치 안하면 파기 각오해야”
  2. 2통일부 “대북전단 살포 접경지역 국민생명 위험 초래…중단돼야”
  3. 3‘기본소득’ 논쟁 격화에 한 발 뺀 김종인
  4. 4지역경제 악화 시 정부 선제적 지원 등 ‘활성화 특별법’ 국회 발의
  5. 5김여정 “대북전단 방치땐 군사합의 파기” 정부 “백해무익 행위…방지책 마련 검토”
  6. 6동구, 부산YMCA 시민회와 북항막개발 간담회 개최外
  7. 7위기산업 선제적 정부지원 규정
  8. 8여당 “하늘 두쪽 나도 5일 개원” 야당 “독재 선전 포고하나”
  9. 9수행비서 없애고 셀프 커피…초선들 ‘탈권위’ 앞장
  10. 10이진복·유재중 먼저 시동 건 통합당 부산시장 후보 경쟁
  1. 1연금복권 720 제5회
  2. 2주가지수- 2020년 6월 4일
  3. 3금융·증시 동향
  4. 45년 뒤 도심 하늘에 ‘드론 택시’ 띄운다
  5. 5'이재용 사과' 후속조치..삼성계열사 이사회 아래에 노사자문위 설치
  6. 6부산 감천항 서쪽 해역 오염퇴적물 정화사업 본격화
  7. 7LS 구자홍 등 총수일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8. 8전국 양돈농가 방역태세 미비
  9. 9현대차 싼타페 11만1609대 시정조치(리콜)
  10. 10우리 나라 교량·터널 연장 5744㎞…10년 만에 60% 늘었다
  1. 1부산지검 현직 부장검사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2. 2윤산터널내 3중 추돌 사고
  3. 3여행용 가방에 7시간 넘게 갇혔던 9살 초등생 끝내 숨져
  4. 4국민 절반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찬성”
  5. 5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39명…수도권에 36명
  6. 6검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7. 7주촌면 의료폐기처리시설 사실상 논란 매듭
  8. 8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사과 받은 적 없다…합의 시도할 시 가만있지 않을 것”
  9. 9북한 황해북도 송림 동북동쪽서 규모 2.5 지진 발생
  10. 10부산지역 여성단체 “오거돈 당장 구속하고 처벌하라” 규탄 목소리
  1. 1독일축구협회,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 지지
  2. 2손흥민 “팀 동료 그리웠다…3주 군사훈련 특별한 경험”
  3. 3‘황희찬 83분’ 잘츠부르크, 리그 재개 첫 경기서 빈 2-0 승
  4. 4KBO, 8월부터 2군에 로봇심판 도입
  5. 5하위 타선도 안 도와주네…식어버린 롯데 방망이
  6. 6ESPN “NC 구창모 주목…5월 활약 미국서도 드문 기록”
  7. 7MLB 구단-노조 연봉 갈등 점입가경
  8. 8메시, 바르셀로나서 1년 더 뛴다
  9. 9세계 1위 고진영, 국내파 독무대 KLPGA 우승컵 들까
  10. 10NBA, 8월 1일 시즌 재개 추진
우리은행
정상도의 '논어와 음악'-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울림
제11곡 - 향원
코로나시대 문화계 지각변동
대면공연·온라인 전시관…언택트가 대세다
김석화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청각장애인의 ‘목소리’ 수어 엿보기
목격자 되기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프로파일러와 영화 보며 ‘진짜’ 범죄 이야기 들어요
오웰 흔적 찾아 떠난 여행담…그의 삶과 작품 얘기해요
박선미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사람다움에 대해
그 많은 학원 다녀도 못 푸는 문제…참된 삶이란 무엇일까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동생의 진로. 수국
웹툰 작가의 연애. 빵야
새 책 [전체보기]
그들의 5·18(노영기 지음) 外
산비둘기(권정생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부익부 빈익빈 심화, 해결방안
당신의 전생 누구인지 아는가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숨-망각의 숲’ - 최원규 作
‘오후 6시’ - 조은태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잉어 할아버지가 매일 바쁜 이유 外
콩과 함께 흥미진진한 등굣길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갈대 /배종관
산딸나무 때죽나무 /임태진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영화 제작자 장원석 대표
영화 ‘나는보리’ 김진유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종편이 연 트로트 오디션 열풍…지상파 편승 ·겹치기 출연 논란
일반인 출연자 폭행·불륜·미투 의혹…방송가 속앓이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극장 엘레지
‘사냥의 시간’ 장르도 없고 작가도 없었다
조준형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북코칭 전문가의 책 잘 읽는 이야기
숱한 차별을 버텨온 당신에게 박수를
최예송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봄의 시작점에서
함께 살아가고 부딪치는 사람, 그리고 공동체를 향해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20년 6월 4일
묘수풀이 - 2020년 6월 3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0년 6월 4일(음력 윤 4월 13일)
오늘의 운세- 2020년 6월 3일(음력 윤 4월 12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1차전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1차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上德如谷
進道若退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