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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한일 신 실크로드 <14> 통신사 서울서 사행을 시작하다

"일본 정세 염탐해 오라"…국왕, 떠나는 삼사에게 은밀히 명령 하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8-12 19:39:28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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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2년 통신사가 임금에게 하직 인사를 했던 창덕궁. 서울특별시시사편찬위원회 제공.
- 日 새 쇼군 즉위 축하사절 요청 때
- 예물 구하고 타고 갈 선박 제작 등
- 사행준비에 1년 가까이 걸리기도

- 출발 전 임금이 궁으로 삼사 불러
- 친히 술을 내리고 무사귀국 기원
- 권위의 상징 도끼모양 의장 하사

- 막부에 국서 전하는 목적 외에
- 정국 파악·무질서 대마도 통제
- 양국 물밑 정치·외교전 성격도

■출발 전 서울 이야기

   
1711년 통신사행 때 조선국왕이 일본 장군 앞으로 보낸 예물목록. 대영박물관 소장
1682년 5월 8일 정사 윤지완, 부사 이언강, 종사관 박경후는 일본으로 떠나기에 앞서 창덕궁 인정전으로 나가 임금께 하직 인사를 하였다. 국왕 숙종은 삼사에게 하사품을 내리고, 정사와 부사에게는 사신의 권위를 상징하는 부월(符鉞)을 하사하였다. 창덕궁을 나온 임술통신사 일행은 곧바로 남관왕묘를 참배하고 대신 이하 관료들의 전별을 받고, 도성 남쪽에 이르러 친척, 친구들과 눈물로 석별의 정을 나누며, 한양을 출발하였다. 도쿠가와 츠나요시(德川綱吉)가 5대 장군이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한 사행이었다.

출발을 앞두고 세 사신은 5월 4일 조상의 묘소에 성묘를 하고, 당상역관에게는 사행에 필요한 물품의 수량 파악을 지시하였다. 다음 날인 5일, 예조에서는 호조와 예조의 당상·낭청 및 사신들의 입회하에 사신 일행이 별폭으로 가지고 갈 예단을 싸서 봉하였다. 사행에 앞서 정사와 부사의 집에서는 전별식이 이미 있었던 터, 6일에는 임금께서 삼사를 친히 불러 술을 내리고, 오후에는 종사관 박경후 집에서도 사신 일행을 전별하는 잔치가 있었다. 중국 사행과 달리 통신사는 바다를 건너다가 해난사고에 직면할 위험성이 매우 큰 힘든 고행의 길이었기 때문에 떠나는 이나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은 복잡하기 이를 데 없었을 것이다.

앞서 1680년(숙종 6) 5월 8일 도쿠가와(德川) 4대 장군인 이에츠나가 사망하고, 8월 23일 에도성(江戶城)에서 츠나요시가 5대 장군직을 이어받는 선하의 대례가 거행되면서 조선과 일본 두 나라 사이에는 통신사 파견문제가 발생하였다. 그해 7월에 대마도는 조선에 옛 장군(관백)의 사망을 알리는 '관백신사고부차왜'의 파견이 곧 있을 것이라는 보고를 하였고, 이어 윤팔월에는 쇼군 이에츠나의 사망과 츠나요시의 장군직 승계를 알리는 '관백고경고부차왜'가 예조참판 앞으로 보내는 대마도주의 서계를 가지고 부산에 도착하였다.

1681년(숙종 7) 5월 23일 막부가 대마도에 조선에 통신사 파견요청을 명령하자 대마도주 소 요시자네(宗義眞)는 6월 자로 '장군직 취임 축하'사절을 요청하는 서계를 예조참의 앞으로 보냈다. 서계를 전달받은 동래부는 7월 3일 비변사에 전달하고, 비변사에서는 예조의 건의로 비변사에서 삼사 선발에 착수하였다.

■분주한 사전 준비와 험난한 일정

   
변박의 '왜관도'. 국립중앙박물관.
8월 중순경에 경상감사를 지냈던 윤지완이 정사로 임명되었고, 부사·종사관이 정해졌다. 조선의 통신사 파견 교섭은 9월 예조참의의 승낙서계가 대마도사절에게 전달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사행인원의 선발, 막부장군과 대마도, 에도 노중 등에게 보내는 국서와 서계는 물론, 에도까지 가는 도중에 통신사의 숙박 및 접대를 담당하는 다이묘들에게 선물할 예단을 비롯하여 소요되는 물품 마련 등이 진행되었다. 예단은 예조에서 경기도·충청도·경상도·전라도 등 지방관청에 할당하여 준비하도록 지시하였다. 삼사는 사절단 구성에 필요한 수행원을 사행 중 직무를 중심으로 해당 관청과 의논하여 선발하였다. 예컨대 역관은 사역원에서, 제술관과 사자관은 승문원에서, 의원은 전의감이나 혜민서에서 선발하였고, 군관은 병조에서 선발하는 방식이었다. 이 외에도 수군은 하삼도지역 감영과 통제영에서 선발하였다. 3척의 통신사선과 복선에 동원되는 격졸과 기수·취수·소동 등의 대부분은 출항지인 부산과 가까운 영남지방에서 차출하였으며, 사행에 필요한 6척의 배는 통영과 좌수영에서 제작하였다. 사행절목은 12월 대마도에 파견했던 문위역관 변이표, 한후원과 대마도 간에 논의·결정되었고, 이후 막부의 요구로 절목의 일부가 수정되기도 하였다. 이런 것들을 협의하고 준비하는데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듬해인 1682년 5월 8일 한양에서 출발한 통신사 일행은 5월 26일 부산에 도착하였다. 6월 16일에는 부산을 출발, 거친 파도와 뱃멀미를 시작으로 6개월여에 걸친 일본 여정을 시작하였다. 8월 27일 에도성에서 막부장군을 접견하고 조선국왕의 국서를 전하였으며, 9월 12일에 귀국길에 올라 10월 17일에 대마도로 돌아왔다. 그리고 21일부터 23일까지 왜관에서 양국인의 접촉 과정에서 야기되는 문제 및 현안에 관한 교섭을 마치고, 30일 귀국하였다.

■외교·정치 사절 임무 수행

1682년 통신사에게는 막부장군과의 국서교환 이외에 특별한 사행 임무가 주어졌다. 사행 출발을 앞둔 5월 6일, 국왕 숙종은 정사 윤지완을 불러 대마도에서 파견한 사절 및 세견선의 축소, 조시약조의 직접 엄수 협의 및 일본 국내 정세의 정보 탐색 임무를 명령하였다. 이는 1678년 두모포에서 초량으로 왜관을 이전한 직후 왜관의 총책임자인 관수와 동래부사 선에서 논의되었던 양국의 현안을, 통신사가 대마도 당국과 직접 교섭하여 국제법화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조선의 통신사 파견은 장군 취임 축하라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일본 막부와 직접 대면함으로써 임진왜란 이후 '위력과 공갈'을 동원한 비정상적인 외교관행을 일삼던 대마도를 컨트롤하는 외교적 행위의 기회이기도 하였다.

임술통신사의 결과 1683년에는 조선과 일본(대마도) 사이에 계해약조(1683년)가 체결되었고, 조선 후기 조일관계는 재정비되었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17세기 중반 이후 통신사행은 양국의 절실한 외교 현안을 해결하는 등의 긴박성은 사라지고 형식화, 의례화되었다는 기존의 견해는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1682년 임술통신사 이후로 문화교류가 더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나, 그럼에도 1607년(회답겸쇄환사)부터 1882년 대마도역지통신에 이르기까지 12회에 걸친 통신사는 외교·정치사절로서의 성격이 주된 것이었으며, 통신사 일행이 대마도에서 에도를 왕복하는 과정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한일 양국 지식인 간의 문화교류는 부수적인 행위였다고 할 수 있다.


# 1711년 신묘약조(교간약조) 체결

- 일본인들 거주 왜관서 조선 여인들 성매매 행위…처벌 놓고 외교문제 비화
- 日주장 상당수 수용 합의

수영사령이었던 이명원은 1686년 8월부터 김해에 사는 사비 애금이를 남장을 시켜서 왜관에 들여보내 일본인과 교간을 시킨 대가로 은화를 받았다. 이듬해인 1687년 4월에도 평소 왜관 수문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아침시장에서 안면이 있던 왜관 일본인들의 청으로 자신의 처와 딸 분이, 여동생 천월이를 왜관에 들여보내 교간을 시켰다.

이들의 지속적인 교간은 1690년 2월 동래 부사 박신 때에 발각되었다. 동래부에서는 이명원과 애금이를 비롯하여 교간을 주선한 조선인을 체포하고, 교간 상대였던 왜관 일본인에게도 동률처벌, 즉 사형에 처할 것을 대마도에 요구하였다. 그러나 교간사건에 대해 조선이 관련 조선인을 사형에 처한 것과 대조적으로, 대마도는 교간을 일으킨 자에 대해서 조선도항중지를 명하거나, 관수 주도 하에 조사하고, 조속히 귀국 조처하는 선에서 마무리하였다. 이는 여성의 정절 훼손에 대한 조일 간의 인식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왜관에서 조선여인과 일본인 사이에 일어난 교간사건 처벌에 대한 동률적용 요구는 이후 양국 간의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하여 많은 우여곡절을 거치게 된다.

   
결국 1711년 신묘통신사와 대마도 사이에 '교간약조'라 불리는 신묘약조가 체결되면서 해결되었다. 통신사는 에도 체재 중 대마도주 소 요시미치(宗義方)에게 교간의 구체적인 상황과 관계없이 교간일본인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사형을 주장했으나, 결국 강간, 화간 등의 차등을 두어 각기 형벌의 차별화를 두어야 한다는 일본의 입장이 반영되었다. 신묘약조에서는 일본의 성에 대한 관념이 반영되어 교간일본인의 처벌이 강간의 경우에만 사형처벌로, 화간 및 여성의 왜관 출입을 통보하지 않고 간통한 자는 유배처벌로 확정되었다.

장순순 가천대 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원


※공동기획: 부산문화재단, 조선통신사학회, 국제신문

※협찬: 한국수력원자력(주)고리원자력본부, YK Steel(주)

※후원: 누네빛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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