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거가거가(巨歌巨街)가 뜬다 <8> 거가거가의 부활 2- 어떤 문화콘텐츠를 담을까

문화·역사의 옛 중심지 '광포대(광복+남포+대청동)' 무대로 부산色 가득한 창작물 발굴하자

문화행동, 다시 그리는 부산 문화역사지도

  • 국제신문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3-07-24 19:49:43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공연 중 수중 쇼 '오(O)'의 한 장면. 오리라 제공
거가거가(巨歌巨街·GSGS) 조성의 성공 열쇠는 젊은 예술인들이 쥐고 있다.

부산의 옛 문화 중심지가 부활하려면 미국 뉴욕의 조셉 파프가 했던 것처럼 거가거가를 이끌 젊은 예술인들의 열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산 연극계의 현재와 미래를 주도할 젊은 극작가 겸 연출가 김지용 씨와 몽키 프로젝트 대표 오리라 씨로부터 거가거가를 어떻게 조성하고, 거가거가에 어떤 콘텐츠를 담을지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 태양의 서커스 수중 쇼 '오(O)'

- 美 라스베이거스 가장 인기 공연
- 해양도시 부산의 성격과 잘 부합

- 사투리 활용 스토리텔링 공연 등 지역색 가미된 창작물 발굴 시급
- 선배 예술인 아낌없는 지원 필요

부산에서는 약 3년 전부터 창작 공연들이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이나 뮤지컬 전공자들이 늘어나면서 극작이나 연출, 작곡 등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가진 젊은 예술가들이 기존 작품들을 재구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프리 프로덕션을 구성해 창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변화다.

그럼에도 부산에서는 왜 창작 공연이 활성화하지 않을까? 왜 관객은 지방 투어 형식으로 부산에서 공연되는 서울의 공연들만을 선호할까? 이유는 명확하다. 완성도가 떨어져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부산의 창작 공연들은 왜 재미가 없을까?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창작 환경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부산 출신 전공자들이 부산에서 부산을 대표할 수 있는 창작 공연을 하겠다고 열정을 불태우는 데 정작 '부산'은 그들의 행보에 별다른 감흥이 없고 무관심하다. 좋은 재료가 있어야 좋은 요리가 나오는 법인데 지금 부산에서 창작하는 예술인들에게는 좋은 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장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옛 공연장들의 역사를 많이 가진 중구에 소극장을 모아서 예술가들의 활동 공간을 구축하겠다는 '거가거가' 조성에 관한 이야기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거가거가'가 조성된다면 부산을 대표하는 예술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실력 있는 젊은 예술인들의 부산 이탈 현상도 막을 수 있다.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서는 부산의 예술인들도 더 새롭고 깜찍 발랄한 신선한 콘텐츠들을 제시해야 한다.

북항재개발까지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본다면 연극, 무용, 음악, 소극장 뮤지컬 등 현재 이뤄지는 공연들에 국한하지 말고 부산을 대표할 수 있는, 부산의 특색을 띤, 부산만의 공연 콘텐츠 개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해양도시의 성격을 띤 공연 콘텐츠는 장기(長期), 상설(常設), 관광(觀光)의 조건을 모두 충족할 수 있으며 부산이 해양 공연의 유리한 환경적 요소를 가졌다는 부분에서 규모적인 발전 가능성도 크다. 그런 점에서 최근 서울과 대구에서 공연했던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공연 중 수중 쇼 '오(O)'를 참고할 만하다. '오(O)'는 수중에서 펼치는 대표적인 공연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치는 태양의 서커스 레퍼토리 중 가장 인기가 높다.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라스베이거스가 게임뿐만 아니라 관광도시로 유명세를 떨칠 수 있었던 것은 각 호텔이 자체적으로 주최하는 공연들이 한몫했다. 이제는 '오(O)' 외에 '미스테르(Mystere)', '카(Ka)', '러브(Love)'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들을 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관광객이 더 많아지는 추세다. 따라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바다와 해변을 가진 해양도시 부산의 성격을 살리는 데 가장 적합한 것을 찾는다면 정답은 바로 수중 공연이다.

   
오리라 몽키프로젝트 대표
이와 함께 드라마나 영화에서 화제가 된 부산 사투리를 이용한 스토리텔링 공연들은 부산 출신 배우들이 설 무대를 만들어 낼 것이며, 잘할 수 있는 공연들의 제작은 작품의 수준과 완성도도 자연스럽게 높일 것이다. 수준 높은 공연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고 이런 상호 작용들은 나비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여느 때처럼 최신형 메탈 하드웨어에 386 소프트웨어가 장착되는 아쉬운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해서 말이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라는 말이 선배 예술인의 소외, 구 문화의 배척이라는 의미는 결코 아닌 만큼, 긍정적 나비 효과를 내기 위한 과정이 '멋진 부산만의 문화 콘텐츠'라는 결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선봉에 선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선배 예술가들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


#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트램웨이'

- 과거 전차 종착역 극장으로 활용, 가난한 젊은 예술가 작품들 소개

- 대청로 일대는 공연 거리 구심점…사계절 축제 장소 가치 무궁무진
- 젊은 예술가 희망의 찬가 울리길

   
트램웨이 제2전시실. 소규모 전시실로 바닥에 전차 궤도가 보인다.
우리는 거가거가에 어떤 문화적 콘텐츠를 심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동, 대청동 일대를 공연의 거리로 만드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은 힘들고 무리인 듯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꽤 영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거리가 원래부터 간직하던 역사 안에 수많은 공연장이 있었고, 더불어 부산의 다른 지역에 아직 공연관람의 거점이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부산의 다른 지역에서 공연 거리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은 벌써 있었다. 부산대 일대, 경성대와 부경대 일대가 대표적이다. 부산대 앞에 조성하려던 공연의 거리는 현재는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경성대 부근은 몇몇 극장이 있기는 하지만, 거점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 서로 너무 떨어져 있고, 이미 상점과 주점으로 포화상태다.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실패 원인은 거점을 형성하는 데 구심점이 되어야 할 장소가 없었다.

거가거가에는 최적의 장소가 존재한다. 현재 사장된 공간인 한국은행 부산본부와 옛 미국 문화원 건물이다. 이들은 너무 번잡한 상업지역, 유흥가에서 약간 비켜나 있고, 용두산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자리 잡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역사가 있고, 좋은 입지조건을 가진 랜드마크가 있으니 이제 창조적인 콘텐츠를 채워주면 이 거리는 일 년 사시사철 축제의 장소가 될 수 있다.

   
사진은 로비에서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 김지용 제공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트램웨이(Tramway)를 소개한다. 과거 전차(Tram)의 종착역을 허물지 않고 극장과 설치미술 스튜디오로 재활용하였다. 바닥을 보면 전차의 선로가 뚜렷하게 남아 있다. 현대 연극의 거장 피터 브룩이 폐허가 된 이 장소를 발굴해 최초로 연극공연을 올렸다. 객석 배치가 자유로운 블랙박스 형태의 대공연장(Performance 1), 약 100석 규모의 소공연장(Performance 2), 연습실(The work room), 규모가 큰 제1전시실(Visual Art 1), 자그마한 제2전시실(Visual Art 2), 카페, 로비, 사무실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는 스코틀랜드 국립무용단이 상주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우리로 치면 문화재단 격인 크리에이티브 스코틀랜드의 지원을 받았지만, 현재는 88%의 재정 자립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의 모토는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와 공연을 지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관료가 전액 지원되며,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실험적이고 파괴적이며 신경향을 보이는 전위적인 작품들을 늘 선보인다. 이곳의 예술감독과 프로그래머의 역할은 새롭고 젊은 작가를 찾아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창조적인 콘텐츠는 결국 열정을 담보로 한다. 열정은 젊음이 뿜어내는 대표적인 에너지다. 도전과 실패 속에서 창조적인 콘텐츠는 발생한다. 진실로 거가거가를 젊은이에게 돌려줘야 한다. 젊은이들이 소비자로서 거리를 헤매게 하지 말고 창조자로서 거리를 지키게 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글래스고의 트램웨이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김지용 극작가 겸 연출가
부산은 점점 늙어가고 있다. 젊은이들이 이탈하고 있다. 예술계도 마찬가지다.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드러낼 공간이 없다. 공연의 거리가 생성되고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면 그들은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연의 거리는 예술의 거리가 되고 예술은 이 거리를 끊임없이 새롭게 탄생시킬 것이다. 우리는 이 거리에서 다시 문화를 발굴해내려 하고 있고 거가거가라는 이름으로 부활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거가거가의 노래가 반드시 젊음의 노래이길 기대한다. 분노의 함성이 아니라 희망의 찬가로, 고통의 비명이 아니라 사랑의 노래로 울려 퍼지길 희망한다.

※취재후원:동아대학교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방학 맞은 아이와 나무체험 해볼까 ‘밤비’ 만나볼까
  2. 2한여름 밤 낭만 가득한 영화 속으로
  3. 3동아대 전·현직 교수 38명도 학교 상대 임금소송
  4. 4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 <34> 태안 박속밀국낙지탕
  5. 5BRT 통신선로 이설비 사업자가 낸다
  6. 6마침내 터진 한 골…여자수구, 희망을 던졌다
  7. 7[해양수산칼럼] 부산에 대형 조선사 연구본부 유치하라 /한종길
  8. 8고려제강 홍종열 창립자 별세
  9. 9[CEO 칼럼] 플랫폼기업의 사회적 책임 /남기찬
  10. 10르노삼성 ‘잠재시장 개척’ 시동 걸다
  1. 1정미경 의원 막말 논란에 SNS 보니
  2. 2정미경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 文대통령”…막말 댓글에 한국당 ‘웃음’
  3. 3“정미경 ‘세월호 막말’에 웃은 나경원·민경욱 사퇴하라” 세월호 유족의 분노
  4. 4조국 게재한 죽창가 가사 내용은? 정치권 의견 분분
  5. 5한국당, 정미경의 입에서 나온 말말말
  6. 6윤석열 검찰총장 재가 ‘25일 임기 시작’… 18일 여야 5당 회담은
  7. 7우리공화당 광화문 천막 자진 철거
  8. 8文대통령,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임기 25일부터 시작
  9. 9文대통령-여야5당대표, 18일 청와대 회동…日대응 '초당적' 논의
  10. 10청와대, 日제안 '제3국 중재위' 거부…일본추가보복 가능성
  1. 1반일 감정 격화…롯데 ‘辛의 한수’ 묘안 나올까
  2. 2르노삼성 ‘잠재시장 개척’ 시동 걸다
  3. 3“일본 추가 제재 타깃은 자동차·기계 가능성”
  4. 4일본, 수출 곤두박질 치는데도 한국 규제 ‘자충수’
  5. 5“한국경제의 재도약 부산상공인이 앞장”
  6. 6내연기관서 전기차로…자동차부품 산업 대전환 ‘신호탄’
  7. 7조용국 코렌스 회장 “부산, 대도시 인프라·신항 등 강점…전기차부품 수출 전진기지로 삼을 것”
  8. 8자동차 산업 급변…지역업체 체질개선 ‘비상등’
  9. 9르노삼성 올들어 첫 내수 증가
  10. 10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롯데·지역대학과 산학협력
  1. 1경찰 관계자 “정두언, 자택에 유서 써놓고 나갔다는 부인 신고”
  2. 2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가사도우미 성폭행
  3. 3정두언 과거 인터뷰서 우울증·자살기도 밝혀…“고통에서 피하려면 죽는 수 밖에 없었다"
  4. 4김준기 전 DB회장 "부드럽게 굴어" 음란물 보고 성폭행
  5. 5법원, 임블리 “SNS 안티 계정 폐쇄해달라” 요청 거절…왜?
  6. 6김기동 부산지검장 사의 "고마웠다"...윤석열 선배 7번째 퇴진
  7. 7대통령 여름 별장 거제 저도 9월부터 모래해변 개방
  8. 8 경찰 “정두언 전 의원 산에서 숨진채 발견”
  9. 9전미선 사망원인은… ‘강부자와 함께 오르는 연극 3회 목전에 두고 세상 떠나’
  10. 10장애아들 필리핀 고아원 맡기고 연락 끊은 비정한 한의사
  1. 1걸음마 뗀 여자수구, 두 번째 경기서 '값진 첫 골'
  2. 2수영대회 유니폼 논란 ‘KOREA’ 대신 테이프
  3. 317일 월드컵 2차 예선 조 추첨…2,3번 포트 포진 중동팀 '복병'
  4. 4손흥민-호날두, 2년 만에 맞대결…'이번엔 제대로 붙자!'
  5. 5 벌써 6종목 결승 진출…양적·질적으로 성장한 한국 다이빙
  6. 6초강세 LPGA 코리언 시스터스, 팀 매치 대회 노린다.
  7. 7마침내 터진 한 골…여자수구, 희망을 던졌다
  8. 8중국 수영스타 쑨양 입성 “빨리 경쟁하고파”
  9. 9나갔다 하면 결승행…한국, 다이빙 변방서 기적 일구다
  10. 10손흥민 vs 호날두 “제대로 한판 붙자”
소통하며 확장·진화…새 길 찾는 부산문화
기성 장르엔 어떤 일이- 무대 대신 알바 현장으로
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
태안 박속밀국낙지탕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책방 다니며 책 보는 눈 넓어져…문화 나누는 기쁨도”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읽기 모임…일상의 작은 위로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알콜충전...배민기
걱정...탐이부
새 책 [전체보기]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임승훈 지음) 外
연수원 살인사건(김경수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재미·정보 가득한 약 이야기
종교개혁 등 새 시각 해설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안식2-김광현 作
Untitled yet - 조윤진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어린시절 소소하지만 특별한 기억들 外
쓰레기로 몸살앓는 바다를 살리는 방법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수련 /서관호
시조창 1 /정인경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영화 ‘알라딘’ 오감 자극하는 4DX와 완벽한 앙상블
극장 못 가도 예매해주기 운동 ‘영혼 보내기’에 관한 2개 시선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가상과 실효, 디지털 시대의 이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톡·톡 [전체보기]
구슬픈 향가, 고즈넉한 동래학춤…눈 뗄 수 없는 국악극 온다
조선 시대 기장 풍경 예찬 ‘차성가’…지역 예술인들 숨결로 되살려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9년 7월 17일
묘수풀이 - 2019년 7월 16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2018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2018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立本趣時
貞夫一者也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