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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농청놀이 |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는 뮤지컬을 보기 위해 늘 많은 사람이 찾는다. 뉴욕의 '브로드웨이' 42번가에는 하루 2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는다. 매출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런던 웨스트엔드의 입장권 수입만도 연간 1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중국 상하이에서도 매일 묘기 공연을 하는 여러 곳의 민속공연장이 수많은 사람을 끌어모은다.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Cirque de Soleil)'단의 한 업체는 전통과 융합한 글로벌 수준의 첨단공연으로 1984년 몬트리올에서 시작해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에 진출했다. 이 서커스단은 1200명의 단원을 포함해 직원이 5000명에 이르는 글로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연을 통해 연 700만 관객을 모으고 매출은 6억 달러나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내놓을 만한 공연이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부산은 더 그렇다. 여기서 부산의 역사와 색깔이 밴 전통·민속 작품의 상시 공연 무대를 생각해 본다. 이를 통해 부산이 고민하는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이 체류형 관광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음식과 숙박, 볼거리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역 특색이 물씬 묻어나는 무대공연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부산시 지정 무형문화재와 우리나라에서 전해오는 곡예·묘기, 그리고 민속널뛰기나 그네뛰기 공연을 생각한다. 먼저 시의 지정무형문화재 중 개인적 견해로 상시공연이 가능한 것은 수영농청놀이(제2호), 동래학춤(3호), 동래지신밟기(4호), 부산농악(5호), 다대포 후리소리(7호), 동래고무(10호), 구덕망개터다지기(11호), 동래한량춤(14호), 부산 고분도리걸립(18호) 등이다. 우리나라 전통 곡예·묘기 종목은 농환(방울을 여러 개 공중에 던졌다가 받는 방울받기), 농검(칼을 여러 개 공중에 던졌다가 받는 곡예), 도립(물구나무서기), 땅재주(공중제비 넘기 등), 간희(솟대타기), 나무다리 걷기, 주삭(줄타기), 정간희(머리나 이마에 장대를 세우고 그 위에 사람들이 올라가서 하는 솟대타기), 접시돌리기, 칼재주 부리기, 정강(무거운 솥을 들어 올리는 묘기), 무륜(작은 수레바퀴를 쳐서 공중에 올려 돌리는 묘기), 충협(칼이 꽂혀 있는 좁고 긴 장애물을 통과하는 묘기), 마상재(말타기 재주), 수인농사(뱀 놀리는 기술) 등이 떠오른다. 민속 널뛰기와 그네뛰기 공연도 부산의 새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크게 나눈 두 가지 공연을 한 장소에서 매일 공연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 지정문화재는 전문 예능인이 공연하면 되겠고 곡예·묘기 등은 단순히 복원하는 수준의 공연이 아니라 첨단화까지도 고려해 세계적인 공연으로 꾸릴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공연이 이루어진다면 다음에는 전승되거나 사라진 전통 곡예·묘기를 복원하고 이를 모티브로 하여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스토리나 시나리오를 가진 첨단공연으로 재창조하는 데 필요한 기술 개발에다 이를 검증할 실증사업, 인프라 구축과 인력양성도 부산에서 가능하다. 첨단 공연은 세계적이면서 한국적이고 부산의 정체성이 들어있는 무대시설, 의상, 음악, 조명, 분장, 연출에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
지금은 외래적인 요소가 담긴 음악과 무대와 분장에만 참고를 많이 하는 추세이다. 이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 시대의 장악원에서 행하던 궁중 행사 중에서 참고 가능한 음악과 무용과 의상을 참고(중국 명·청 시대의 악기와 무용에 관한 '율려정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 시 지정무형문화재 공연은 더 일찍 시작할 수 있다. 상시공연을 위한 장소는 행정기관의 의지 문제로 보인다. 해운대 APEC 나루공원이나 동래문화회관, 수영사적공원, 용두산공원 등 검토 대상 장소가 많다. 공연장 시설도 점진적으로 공연 내용에 맞게 갖추어 가면 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았던가.
권민수 한국민속문화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