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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가거가(巨歌巨街)가 뜬다 <7> 거가거가의 부활 1- 소극장을 모으자

공연장 최적화 '한은 부산본부'… 지역 문화역사의 심장으로 뛰게 하라

문화행동, 다시 그리는 부산 문화역사지도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3-07-17 20:12:0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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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를 타고 상공에서 바라본 부산 용두산공원과 대청로 일대. 부산 근대역사관과 한국은행 부산본부, 용두산 공영 주차장이 용두산공원 입구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국제신문 DB
- 부산 연극 메카 근대역사관
- 보수동 책방·또따또가 연계
- 문화예술공간으로 안성맞춤

- 영세 극단 상주단체 참여땐
- 효율적 극장운영 등 선순환
- 연극인 교류 창작 활성화도

- 부산시 건물 매입 성패 열쇠
- 용두산공영주차장은 덤으로
- 안내소 등 다방면 활용 가능

거가거가가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거가거가는 부산의 문화역사 중심지로 부활할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소극장을 모을 수 있는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마련해 뒀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의지도 높다. 여기에 부산시와 중구 등 행정기관도 주목하고 있다. 이 모든 요소를 하나로 묶어 차근차근 발전시키는 것이 당면한 숙제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중심

   
한국은행 부산본부 전경. 국제신문 DB
거가거가의 핵심은 단연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이다. 명분과 실리 모두에서 한국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우선 명분부터 보면 한국은행 바로 곁에 있는 부산 근대역사관(옛 미국 문화원)은 부산 연극의 메카였다. 1960, 70년대 연극인들이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부산 연극의 싹을 틔운 곳이 바로 근대역사관이다. 다양한 자료를 통해 이론을 공급하는 역할도 맡았다. 근대역사관은 부산시가 인수 후 리모델링을 해 다시 공연장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근대역사관을 대신할 공간이 바로 곁에 자리 잡은 한국은행이다.

실리적인 부분도 절대적이다. 한국은행 위치와 건물의 효용도는 공연예술 공간으로 최적이다. 위치적인 부분을 본다면 용두산공원 입구에 자리 잡은 한국은행은 도시철도에서 접근이 쉬운 데다 인근에 근대역사관, 책방골목, 또따또가 등이 있어 문화는 물론 역사와 관광까지 꿰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공연장으로서도 최상이다. 1963년 건립된 한국은행은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워낙 튼튼하게 지어진 데다 1, 2층은 천장이 높아 극장으로 안성맞춤이다. 최근 소극장들은 연극 전용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과 교육을 병행하고 있어 한국은행 건물은 공연과 교육을 결합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산시도 한국은행을 박물관으로만 이용하기보다 근대사 아카이브 센터와 근대 역사·문화교육관으로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소극장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한국은행에 소극장 3, 4개가 들어간다면 부산 전역에 흩어진 소극장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 상당수의 소극장은 가능하면 거가거가로 옮길 의사를 보이고 있어 서울의 대학로처럼 소극장 집적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굳이 한국은행 건물이 아니더라도 현재 중구의 건물들은 대부분 오래전에 지어져 천장이 높은 특징을 지니고 있어 소극장으로 개조가 쉽고 원도심인 탓에 임대료까지 저렴해 집적의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현재 거가거가 인근에 자유바다 소극장과 기부공간 프라미스랜드가 문을 열어 둔 데다 극단 새벽이 '효로(曉露) 인디아트홀'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은행에 소극장이 개관한다면 집적의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한국은행에 소극장이 들어서면 운영도 가능하다. 서울연극협회의 사례를 참고하면 된다. 서울협회는 자체적으로 4개의 소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한 개 극장에 극단 3, 4개가 상주 단체로 참여해 1년 내내 쉬지 않고 자체 공연을 올리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이럴 경우 영세한 극단들이 소극장 비용을 분담하고 돌아가면서 작품을 공연한다면 효율적으로 극장을 운영하고 레퍼토리 개발도 가능해져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 부산이 이 같은 계획을 도입한다면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 될 것이다.

■한국은행 확보가 핵심

문제는 시의 한국은행 매입 여부다. 시는 2007년부터 매입 의사를 보였지만 막대한 비용 때문에 아직 매듭짓지 못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 10월께 문현금융단지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더는 매입 문제를 늦출 수 없다.

최근 시는 한국은행을 부산시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다음 달에 문화재위원회의 예비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문화재 지정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 결국은 시가 어떤 식으로든 한국은행을 시 소유로 만들어야 한다.

만약 한국은행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시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부산은 근현대유산의 보물창고였지만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특히 부산시 문화재로 지정된 부산세관을 지정해제까지 하면서 철거한 것과 '부산 최초'에다 '부산 최고'의 물류창고로 유명했던 남선창고를 잃은 것에 대해 아직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한국은행은 부산의 문화역사 중심지로 부활하는 거가거가의 핵심적인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행을 놓친다면 부산의 문화역사 부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문화예술계와 역사학계는 시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시가 한국은행을 확보하면 바로 곁에 있는 용두산 공영 주차장의 활용도 가능해진다. 부산 중구가 소유한 공영 주차장은 거가거가 안내센터, 소극장 공동 티켓 판매센터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따또가는 인큐베이터로

거가거가의 성공 가능성은 인근에 자리 잡은 원도심창작공간 또따또가에서도 찾을 수 있다. 또따또가가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따또가는 현재 중구 중앙동과 동광동 등 27개 공간 3000㎥의 면적에 개인 50명, 23개 단체 261명이 입주해 총 311명이 작업하고 있다. 여기에는 연극, 미술, 영화, 무용,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활동 중이다. 또따또가는 임대료를 지원하기 때문에 입주 작가나 단체는 기본적인 전기세나 수도세, 인터넷 사용료 등만 내면 된다. 돈 없는 공연예술인들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이 가운데 연극은 극단 시나위와 해풍, 차이, 본, 사람 등이 입주해 있고 주혜자 연출가가 개인적으로 작업하고 있다. 또 공연 공간으로 자유바다 소극장이 운영 중이다. 연극의 경우 연습실을 갖추고 있어 또따또가에서 창작과 연습이 모두 가능하다. 공연장으로 자유바다 소극장을 이용하면 또따또가 내에서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있다.

앞으로 거가거가로 소극장이 모인다면 연극인들이 모두 집결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연극인들이 모이면 교류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창작이나 공연이 활성화된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 예술인들과 교류가 활발해지고 그에 따른 다양한 성과도 얻을 수 있다. 최근 자유바다소극장에서 공연한 '증인들 시즌 2'는 연극과 영화, 미술 작가들의 교류로 탄생한 작품이다.


# "용두산 공영 주차장 장기적인 계획 검토"

■ 김은숙 부산 중구청장

- 시와 협력 최대한 지원 방침
- 원도심 옛 명성 부활에 기대

   
"거가거가는 부산 중구를 알리고 발전시키는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다." 김은숙(사진) 부산 중구청장은 거가거가에 대해 처음부터 관심을 많이 쏟았다. 중구청장 집무실에서 문화행동 회원들로부터 한 시간 이상 설명을 들었으며 따로 식사 자리를 만들어 다시 만났을 만큼 거가거가 형성에 신경을 썼다. 이는 김 청장이 부산의 옛 문화 중심지인 중구의 수장을 맡으면서 문화 복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있기 때문이다.

김 청장은 "거가거가 덕분에 중구 홍보 효과가 크다. 중구를 알릴 기회도 많아졌다. 본격적으로 거가거가가 조성돼 원도심 중구의 옛 명성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가거가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구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 부분에 대해 김 청장은 "중구는 재정적인 상황이 열악하다. 중구 단독으로는 쉽지 않고 부산시와 협력해서 지원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 특히 소극장 집적 문제는 부산 문화예술계 전체적인 차원에서 조망해야 하는 만큼 시와 발걸음을 같이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거가거가 형성에는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과 근대역사관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중구 소유의 용두산 공영 주차장도 적절하게 이용해야 한다. 김 청장은 "용두산 공영 주차장은 중구의 마지막 희망이다. 북항 재개발에 맞춰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활용할 방침이다. 그때 거가거가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청장은 "한은과 근대역사관, 주차장을 묶어 시너지 효과가 최대한으로 발생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거가거가의 형성이 결국은 중구의 영광을 부활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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