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지역 영화산업 육성을 위해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영화펀드가 뜬다. 시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참여하는 영화 기획·개발·제작·지원 펀드 '부산영화투자조합 제1호'를 출범한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시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부산영화투자조합을 결성하기로 합의하고 중소기업청 등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달 말 국내 영화인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한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국내 영화 제작자들이 가입된 충무로 대표 영화인 단체이다. 부산영화투자조합 제1호는 시 30억 원,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운영하는 배급사 (주)리틀빅픽쳐스 15억 원, 업무집행조합원 (주)유니창업투자 3억 원 등이 투자해 총 50억 원 규모로 운영된다.
투자 대상은 부산에 사업자등록증을 낸 영화사(본사, 지사, 특수목적법인(SPC))가 제작하고 올로케이션(영화 촬영 70% 이상)까지 하는 영화이다. 부산에서 촬영할 준비가 된 영화에만 투자하겠다는 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이다.
부산영화투자조합은 영화 제작보다 기획·개발 쪽을 집중 지원한다. 영화 시놉시스, 시나리오, 제작에까지 최대 5억 원을 투자해 영화 제작의 여건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다. 영화 제작 이후 수익이 나면 이를 다시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투자 대상은 중급 상업영화나 유망 독립영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영화투자조합에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참여한 것은 의미가 크다. 국내 대표 영화 제작자들과 지자체가 손잡고 상업적 이익보다 지역산업 발전과 다양한 영화 제작 여건 마련을 위한 '대의'를 도모했다는 상징성을 갖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대기업이 좌지우지하는 충무로 영화 제작 여건을 바꿔보려는 제작자들의 고민이 담겨 있다. 대기업이 영화 투자와 배급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영화 제작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영화펀드가 필요했던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의 절실함과 충무로 영화 인력을 부산으로 끌어들여 지역 산업계와 연계시키려는 시의 생각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부산시 유효종 영상산업과장은 "지역 영화산업 육성을 위한 단초를 마련한 만큼 앞으로 영화도시로 성장할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