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거가거가(巨歌巨街)가 뜬다 <6> 美 뉴욕의 선례- 조셉 파프와 퍼블릭 시어터

빚더미 도서관서 창작열 불태운 젊은 아티스트, 브로드웨이를 깨우다

문화행동, 다시 그리는 부산 문화역사지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7-10 20:11:39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매년 5~8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열리는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의 모습. 야외 극장에서 무료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공연한다.
- 재정난 시달리던 공공 건물
- 뉴욕시, 5개 극장으로 개조
- 31세 예술가 파프에게 제공

- 뮤지컬 코러스라인·헤어 등
- 장기 흥행공연 대기록 세워
- 비영리 퍼블릭 시어터 우뚝

- 성공 이룬 청년 축제로 보답
-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 개최
- 수만 관객 발길 경제 시너지
- 지역 공연 문화 세계화 견인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가 세계 공연 메카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뉴욕시와 공연 전문인이 일군 기적 같은 선례가 있다. 그래서 거가거가(巨歌巨街) 조성을 위해 부산시와 부산의 공연예술인들은 뉴욕의 좋은 예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사진은 조셉 파프. Public Theater facebook 제공
필자는 1989년 문화 예술 진흥원 공연인 연수를 위해 뉴욕으로 날아갔다. 비행기 창으로 처음 본 맨해튼의 야경만큼이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셰익스피어 작업장(워크숍)이었다. 조셉 파프(Joseph Papp)가 설립한 이 작업장은 국가의 우수한 문화 단체 중 하나로 인정받는 퍼블릭 시어터(Public Theater)로 우뚝 섰다. 

이는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의 가장 오래된 비영리 공연 단체 중 하나이자 언제나 새로운 시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젊은 공연 단체다. 퍼블릭 시어터는 브로드웨이 역사상 장기 흥행한 미국의 랜드마크 뮤지컬 '코러스 라인(A Chorus Line)'과 '헤어(Hair)'의 발생지다.

뮤지컬이 공연문화의 대세인 요즘, 16년간 장기 흥행 공연으로 기록된 '코러스 라인'과 '헤어'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작품이다. 50여 년 동안 매년 뉴욕의 허파 센트럴파크에서 열리는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Shakespeare in the park at central park)'는 공연 마니아라면 모두가 아는 유명한 페스티벌이다. 사실 뉴욕시의 탁월한 결정과 조셉 파프의 활약 덕분에 이처럼 유명한 공연과 페스티벌이 탄생할 수 있었다. 당시 일화는 아직도 전 세계 공연예술계에서 전설처럼 전해진다.

1960년대 뉴욕시는 재정난에 시달리던 아스트로 공공 도서관을 5개 극장으로 개조한 후 과감하게 31세의 젊은 예술가 조셉 파프에게 내주었다. 극장에는 극단 이름인 퍼블릭 시어터 간판이 걸렸고 이후 많은 젊은 극작가를 비롯한 공연예술가들의 작품을 공연하면서 성장의 불씨를 살렸다. 

이후 1975년부터 퍼블릭 시어터의 작품들은 본격적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게 됐다. 브로드웨이에서 개막 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연극과 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을 무려 9개나 거머쥔 '코러스 라인'을 시작으로 '헤어', '테이크 미 아웃(Take Me Out)', '캐롤라인 오어 체인지(Caroline Or Change)', '패싱스트레인지(Passing Strange)' 등이 브로드웨이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것이 바로 부산시와 부산의 공연예술인들이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공공 도서관을 극장으로 개조해 미국 뉴욕뿐만 아니라 전세계 공연예술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퍼블릭 씨어터. Public Theater facebook 제공
브로드웨이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돈과 명예를 얻게 된 조셉 파프의 퍼블릭 시어터는 자신들의 기반인 뉴욕에서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로 했다. 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다. 필자가 뉴욕에 있을 당시, 여름이 되면 개최되는 페스티벌 중에서 단연 눈에 띄고 인상적이었던 페스티벌 중의 하나였는데, 뉴욕시의 도움으로 센트럴파크 내에 '델라코트 시어터(Delacorte Theater)'를 세움으로써 본격화했다.

매년 5~8월 사이에 개최되는 이 축제는 셰익스피어 작품 위주로 구성되는 데다 수준 높고 완성도 있는 작품들이 모두 무료로 공연되기 때문에 뉴욕시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이 얼마나 훌륭한 선(善)순환인가.

여기서 전 세계 공연 메카 뉴욕의 성공 사례를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뉴욕시는 공공 도서관을 극장으로 개조해 제공했고 젊은 예술가는 꿈꾸던 프로젝트를 실행해 나갔다. 그 극장에서 공연되던 소규모 작품들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브로드웨이에서 부와 명예를 손에 넣은 젊은 예술가는 매년 무료로 페스티벌을 개최했고, 그 페스티벌은 뉴욕을 세계적 공연문화의 메카로 만들었다. 또 공연을 보기 위해 해마다 뉴욕을 찾는 수만 명의 관객을 통해 경제적으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행정 당국의 탁월한 문화적 감각과 지원에 따른 열정과 능력을 갖춘 젊은 예술인들이 세계적인 관광 공연과 문화 상품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선례일 것이다.

부산 대청로가 '노래와 각종 공연이 연일 가득 메우는 큰 거리'(거가거가·巨歌巨街)로 재탄생한다는 전제하에 거리 형성의 중심이 될 한국은행 건물과 용두산 공영주차장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한다면 뉴욕의 선례를 반드시 참고해야 할 것이다.


# 프랑스 몽마르트르 벤치마킹

- 부산만의 색깔 입힌 문화 거리공원 '용마르트르' 만들자
- 용마르트르: 용두산 공원+몽마르트르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 모습.
몽마르트르는 프랑스 파리 북부에 있는 지역으로 종교적 분위기와 시대에 따른 미술사조 흐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문화·예술적인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역사·문화적 중심지이기도 해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파리 피갈(Pigalle) 지역과 물랭루주(Moulin Rouge) 관광공연장 주변에서부터 형성된 몽마르트르는 창작과 예술의 장소로 계단 한 쪽에서 언제나 그림을 그리는 무명화가들을 볼 수 있고, 영화 촬영 현장을 발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거리의 악사들 또한 즐비해 항상 문화예술 활동이 쉬지 않고 이뤄지는 곳이다.

몽마르트르의 좋은 예를 용두산공원(가칭: 용마르트르)에 벤치마킹한다면 어떨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용두산공원을 몽마르트르화하는 일명 '용마르트르'의 형성은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이 높다. 용두산공원 입구부터 시작해 공원 중심지에서 페스티벌이 펼쳐진다면 부산타워까지 이어지는 거리가 용마르트르로 자리 잡을 것이다. 현재 부산 중구 중앙동 40계단 주변과 동광동 빈 건물을 활용해 활발하게 움직이는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와 문화행동의 '거가거가(巨歌巨街)'가 이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 르네상스를 위해 활동할 것이다. 물론 무턱대고 몽마르트르를 따라 해 외형만 그럴듯하게 흉내내자는 것이 아니다.

모양만 갖춰 놓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이뤄지는 프로그램들, 예를 들어 뉴욕 센트럴파크의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 같은 페스티벌을 활성화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산에서 형성되는 부산의 문화거리인 만큼 부산의 지역성과 문화, 장점들이 잘 반영된 공연과 전시들이 필요하다.

   
용마르트르가 조성되면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등 전통시장과 관광 명소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같은 연결성을 바탕으로 시민은 물론 관광객 누구든 부담 없이 가보고 싶은 문화 거리공원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화 거리공원에서는 보고 사고 먹는 재미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결국 용마르트르의 형성은 비단 거리 조성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를 계기로 부산의 문화지도 형성이 섬세하게 잘 그려진다면 특성 없이 중구난방으로 발생하는 '문화 난개발' 또한 막을 수 있다. 특색 있는 '부산'만의 작품을 만들어 세계적으로 관광 상품화할 수 있는 공연과 예술 작품들이 쏟아질 것이다.

문석봉 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

※취재후원:동아대학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7. 7‘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10. 10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6. 6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7. 7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8. 8‘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9. 9장동혁 “李 대통령, 대북 송금 이상의 뭔가 있나".. 北에는 분노조절 '잘해'
  10. 10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3. 3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0. 10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6. 6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세연-Find Your Brave
박자현-꾸지 않는 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5일 (음 8월 2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