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부산의 '법고창신' <6> 낙동강의 그네축제를 생각한다

대저 '동짓날 그네뛰기' 지역·민속의 조화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7-04 19:21:40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경남 창원시 만날공원에 최근 설치된 그네.
우리나라 여성의 야외 민속놀이에는 그네뛰기, 놋다리밟기, 강강술래, 널뛰기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그네뛰기는 역사적으로 오래된 놀이의 하나이다. 그네는 올라서거나 앉아 앞으로 나갔다가 뒤로 물러났다 하는 놀이기구를 말하고 그네뛰기란 그네를 뛰는 놀이나 경기를 말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그네를 '치우쳰'이라 하였고, 메소포타미아(기원전 3000년대 중엽의 마리)에서도 기록이 있고, 인도(기원년 2000년 후반에 베다시대)에 호토리 제관이 담당하는 힌두의례(프렌카)가 있는 기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단오나 동짓날 등 명절에 주로 그네를 탄다. 동짓날의 행사에 대하여는 일조시간이 가장 최소가 되는 동짓날이 태양남신(太陽男神)인 프렝카를 흔듦으로써 태양의 힘을 재생하는 의식이고, 또한 태양의 남신과 대지의 여신이 교합하는 것으로 그 해의 풍작을 예축(豫祝)하는 의식이었다. 천지 혹은 성속양계(聖俗兩界)를 매개하는 의례구(儀禮具)이고 태양주술(太陽呪術), 풍양(豊穰), 다산(多産), 결혼 등 의례적 측면이 있는 천부지노성혼관을 배경으로 하는 유희이다.

우리나라의 그네뛰기에 대한 기록은 다양하게 있다. 우선 고려 시대를 가보자. 그네뛰기는 고려 시대에 상류층이 즐기는 '귀족놀이'였다. 고려 시대 최충헌전은 단오에 궁에서 문무 4품 이상에게 사흘 동안 잔치를 베풀었다. 3일간이나 즐긴 것은 당시 단옷날의 비중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그의 아들 최이도 추천을 즐겼는데, 그 당시 추천의 광경이 자못 대단하였던 모양이다. 그러한 사실은 '고려사'(권129, 열전 반역3, 최충헌조)에서 잘 확인된다.

"종실, 사공 이상 관리와 재추(재부와 중추원)를 초청하여 채붕(장식무대)을 설치하여 산같이 하고 수를 놓은 장막과 휘장을 둘러치고 그 가운데는 그네를 매었다. 또 무늬를 비단과 채색 꽃으로 꾸몄으며, 큰 동이 넷을 베풀어 얼음덩이를 담았는데, 동이는 다 은과 자개로 아로새겼으며, 큰 술잔 4개에 꽃 10가지를 꽂아서 사람의 눈을 현란케 하였고, 기락과 백희를 베푸는데 팔방상공인(八坊廂工人) 1350여 인이 모두 의상을 입고 뜰에서 주악하는데 현가와 고취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였다."

위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네뛰기가 궁중에서 연희행사로 호화롭게 행해졌다는 것과 그네는 한쪽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무대에서, 지금의 월드컵축구경기장이나 사직야구장처럼 구름관중이 있고 악사만 하여도 1350명의 '초호화 오케스트라'가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주자 성리학의 이념이 지배하는 유교 사회로 가부장적인 사회질서 유지에 필요한 '삼종지도'와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관념과 틀에 묶여 자유로운 바깥의 활동이나 신체활동이 제어된 구조인 조선왕조에서는 이를 제한하려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그렇지만 조선의 박어우동은 그네가 있는 곳은 사랑이 싹트는 장소이자 성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유희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윤선도의 '고산유고', 김종직의 '점필재집', 허난설헌 등의 문헌과 혜원 신윤복의 풍속도에 그네에 대하여 여러 곳에 등장함을 보아도 그네의 인기는 짐작이 간다. 조선 시대의 그네는 궁중에서는 사라져 가지만, 그 인기가 하도 좋아서 민간으로 스며들어 가 그네의 종류와 놀이방법도 다양하고 대중화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그네뛰기 대회가 제법 있다. 강릉, 남원, 전주, 경기, 영광, 마산, 영양, 안동 등이 있고 중국에는 소수민족이 매년 하지만 4년마다 전국대회가 있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는 금수현 작곡의 '그네' 노래비가 있다. '세모시 옥색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는 민속문화상품을 개발하자. 강릉단오제 등 다른 곳은 단옷날이나 마산 만날제 등은 가을(추석)에 그네뛰기를 한다. 태양의 신을 맞이할 추운 동짓날 그네뛰기는 결선대회가 될 것이다. 부산 대저동에서 열리는 그네 겨울축제는 낙동강의 흐름과 주변의 수평적 환경과 지역적·민속문화적 조화의 함성이 울릴 것이다.

권민수 한국민속문화원 이사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가덕신공항 또 물거품 만드나” 들끓는 지역민심
  2. 2레이카운티에 청약통장 19만 개 몰렸다
  3. 3토트넘 뉴캐슬전 1:1 무승부…손흥민 부상에 무리뉴 “햄스트링, 당분간 결장”
  4. 4일본 톱배우 다케우치 유코 사망
  5. 5지방의료원 절반은 흑자…동·서부산의료원 신설 힘실린다
  6. 6“안전보고서 톤 다운 지시”…총리실, 정해진 결론에 짜맞추기
  7. 7경쟁력 압도적인 거물급 필요…야권 김무성 투입론까지 거론
  8. 8가을야구 앞둔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 언제 쓸까
  9. 9부산 거리두기 2단계 내달 11일까지로 연장
  10. 10오늘의 운세- 2020년 9월 28일(음력 8월 12일)
  1. 1경쟁력 압도적인 거물급 필요…야권 김무성 투입론까지 거론
  2. 2‘산복도로 100원 택시’ 내년 시동
  3. 3‘포스트 심상정’ 김종철·배진교로 좁혀졌다
  4. 4“변화세력 연대” “원도심 비전 구상”…야당 후보군 추석 민심잡기
  5. 5피격 전 문재인-김정은 ‘친서 소통’ 있었다…북한 신속사과 이끈 배경
  6. 6“대통령 보고 47시간 진실 밝혀라”
  7. 7여야 이견…국회 ‘대북결의안’ 채택 불발
  8. 8해상 시신 수색에…북한 “군사분계선 넘지 말라” 이중적 태도
  9. 9북한 "남측, 영해 침범 말라" "시신 수습하면 넘겨줄 방법 생각"
  10. 10靑 "진상 규명 위해 남북 공동조사 요청"
  1. 1 ㈜중앙카프링
  2. 2부산 금융센터지수 11계단 대폭 상승
  3. 3롯데그룹, 사회공헌활동으로 코로나19 극복 앞장
  4. 4“태풍 때 고리·월성원전 가동 중단, 염분으로 인한 전기불꽃 현상 탓”
  5. 5올해 부산서 수도권 이주 1만 명 돌파…75%가 ‘2030’
  6. 6
  7. 7
  8. 8
  9. 9
  10. 10
  1. 1 합천 가야산 해인사 들다
  2. 2지방의료원 절반은 흑자…동·서부산의료원 신설 힘실린다
  3. 3부산 서구에도 구립 도서관 생긴다
  4. 4 ‘반역’을 꿈꾸다
  5. 5김해 봉황동유적지 일대 가야시대 토성 흔적 확인
  6. 6거창 공사중단 모텔 ‘청년주택’ 변신 본격화
  7. 7부산 동구 쪽방촌 정비…공공주택 425채 공급
  8. 8“합천은 최치원이 말년에 은거한 곳…가야산 소릿길 등 이야기 가득”
  9. 9오늘의 날씨- 2020년 9월 28일
  10. 10양산시의회 이상정 부의장, 직무참여 일시정지 풀렸다
  1. 1햇빛이 야속해…롯데, 타구 놓치며 승기 날려
  2. 210년 만에 첫 우승 안송이…10개월 만에 두 번째 정상
  3. 3부산,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 고배…1부 잔류 먹구름
  4. 4가을야구 앞둔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 언제 쓸까
  5. 5발렌시아, 우에스카와 1-1 무승부...‘이강인 교체 출전’
  6. 6 '1골 2도움’ 손흥민 맹활약…토트넘, 유로파리그 PO 진출 성공
  7. 7류현진 7이닝 무실점 완벽투 … 토론토 PS 진출 확정
  8. 8BNK 썸, 코로나19로 지친 팬 위한 뮤직비디오 공개
  9. 9
  10. 10
우리은행
삼국유사와 21세기 한국학
왜 ‘유사(遺事)’인가
이동순의 부산 가요 이야기
실향민의 노래 ‘꿈에 본 내 고향’
새 책 [전체보기]
개미의 수학(최지범 지음) 外
빙글빙글 우주군(배명훈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우파 정치, 공감 능력을 키워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의 길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Pharagraphe 21’- 김경선 作
‘심안의 흐름’- 김운규 作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숲속 길 걸어가면 /박필상
부부 /최정옥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후쿠오카’ 장률 감독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
이원 기자의 클래식 人 a view [전체보기]
피아니스트 랑랑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추석 개봉 앞둔 한국영화 속사정
‘청춘기록’ 하희라와 신애라, 30년 전 청춘을 추억하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여름날’ 관조와 침묵의 리얼리즘
SF 껍데기를 쓴 첩보물과 고전미학
현장 톡·톡 [전체보기]
서로 의지함이 곧 삶이더라…별이 된 연극인의 마지막 메시지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20년 9월 28일
묘수풀이 - 2020년 9월 24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0년 9월 28일(음력 8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0년 9월 24일(음력 8월 8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전체보기]
히든싱어, 숨은 매력
애로부부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愼終若始
潔者有不潔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균형과 중립
말과 인격
  • 2020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행복한 가족그림 공모전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