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막을 내린 제22회 부산무용제에서 M-note 현대무용단의 '바라보다'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와 함께 대상작 '바라보다'의 안무가 신승민 씨가 안무상을 받은 데 이어 김동석 씨와 김초슬 씨가 각각 남자연기상과 여자연기상까지 휩쓸었다. 우수상은 댄스 컴퍼니 미르의 '홀로 아리랑'(안무 변지연)이 차지했다.

대상을 받은 '바라보다'는 무용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움직임의 전개 과정 중 변화하는 호흡과 템포를 적절히 활용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생각을 몸 언어로 표현한 창작 현대무용 작품이다.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올 부산무용제에서도 현대무용 작품과 남자 안무자가 대상과 안무상을 받는 기록을 남겼다.

심사위원단(위원장 이정희 전 중앙대 교수)은 "심사에 몇가지 기준이 있었다. 작품의 주제와 내용, 표현력, 음악 조명 등 종합 예술적 요소, 무용수들의 기량, 관객과의 소통 등 5가지다. 대상 수상작은 이 기준들에 가장 부합했고 창의성도 돋보였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대상작은 오는 9월 말 전남 순천에서 개막하는 전국무용제에 부산을 대표해 출전한다.

부산무용협회 주관으로 지난 1일부터 부산문화회관 중강당에서 3일간 열린 이번 제22회 부산무용제에는 발레, 한국무용(3개 팀), 현대무용 등 각 장르에서 총 5개 무용팀이 참가해 저마다 독창적인 색깔로 아름다운 몸짓의 향연을 펼쳤다.

이번 부산무용제는 "대상 수상작의 향배 여부를 떠나 기성 춤꾼들의 노련함과 신세대 춤꾼의 도전정신이 조화를 이루고, 관객의 관람 태도도 한층 세련됐다"는 점에서 그동안 위축됐던 부산 무용의 저력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어느 정도 개성을 담보한 작품이라도 무대에 오른 무용수들의 편차가 심한 데다 '몸 언어'라는 춤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작품도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 때문에 "스토리와 주제도 중요하지만, 몸짓으로 표현하는 춤 장르의 기본을 강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예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예산 지원에 힘입어 각 출전팀에 지급되는 제작지원비가 증액되는 등 양적 확대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경연 작품의 질적인 면에서도 다양성과 독창성이 두드러졌다.

부산시가 지원예산을 지난해보다 1000만 원 증액, 총 3500만 원을 배정함에 따라 각 출전팀에 주어지는 제작지원금도 기존 300만 원에서 400만 원으로 늘었다. 대상작 수상팀에 지급되는 전국무용제 출전지원금 2000만 원 외에도 우수상에 200만 원, 안무상 및 남녀 연기상에 각각 100만 원씩의 지원금을 수여함으로써 젊은 춤꾼들에게 창작 의욕을 고취한 것이 대회의 질적 수준을 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올해로 22회째나 되는 부산무용제 사상 처음으로 대학생(부산한국춤연구회 지유리·부산대 무용과 3년) 안무자가 당당히 도전장을 던짐으로써 가능성을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일부 무용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작품의 질적 편차가 발생한 측면도 없지 않다. 실력이 검증된 안무자와 춤꾼들이 최고의 무대를 꾸며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참신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한편,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공연이 끝나기 무섭게 수십 명이 한꺼번에 객석을 빠져나가기 일쑤였던 예년의 볼썽사나운 행태가 올해 무용제에서는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아 관객의 관람 매너가 눈에 띄게 성숙해진 것은 높이 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