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의 '법고창신' <3> 인간과 밀착한 생명체 디딜방아

코카콜라 병보다 더 섬세함·아름다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6-06 19:14:07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민속품 제작 활동에서 희열을 느끼는 작품이 있다. 작품 과정에서 진중함 없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외형이 코카콜라 병보다 절구통의 오목한 몸통보다 더 아름답다. 머리는 사람 머리처럼 뭉텅하지만, 그 아래로 타고 흐르는 몸체는 여성의 허리처럼 잘록하게 섬세한 곡선에서 오는 작업은 감탄이다. 두 가지를 뻗어 나오는 다리는 여성 다리 그 자체다. 이 부분의 작품 과정은 조심스럽고도 섬세해야 한다. 이는 디딜방아(그림)다.

우리나라 디딜방아는 두 번의 변천 과정이 있었다. 한 번은 손에서 발로, 또 한 번은 외다리에서 두 다리로 변천한 것이다. 디딜방아는 손으로 공이를 사용하던 절구가 재창조돼 발로 밟아서 곡식을 찧거나 빻는 농기구다. 디딜방아 부분 명칭이 방아 틀, 방앗공이, 방아다리, 볼씨, 쌀개, 방아 확, 방아를 쓰지 않을 때 방아 틀을 고이는 괴밑대, 방아를 당기거나 손을 잡는 방아 줄, 디딤 대가 있다.

디딜방아 찧기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에 고구려 영양왕 때의 온달장군 고사 중에서 공주 말에 '한 말의 곡식도 찧어서 함께 먹을 수 있고 한 자의 베도 기워서 같이 입을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고 이후 기록은 고려사에도 나온다. 고려 시대 '방아노래'가 조선 초기의 악보인 '시용향악보'(들커덩 소리 나는 방아지만…)에 나오고 판소리 심청가(어유와 방아요~), 춘향가에는 춘향을 방아확에, 이몽룡을 방아 공이에 비교하여 성적 유희를 담는다. 우리나라 디딜방아에는 다른 나라보다 소중한 의미를 더 많이 가지고 있고 인간과 밀착되어 전해졌고, 사람처럼 인식하는 생명체로 대해 왔던 것이다.

디딜방아 관련 속담이 30개가 넘는다. 방아를 신체 구조에 견주어 방아머리, 방아허리, 방아다리, 방아가랑이라 하였고, 행위적 요소도 코방아, 입방아, 엉덩방아, 붓방아도 있다. 무덤의 그림에도 디딜방아가 나오는데 안악3호 무덤, 약수리 무덤, 마선구 1호 무덤, 요동성 무덤, 평양 역전무덤이 그것이고 우리의 풍속도도 세계 각 지역에 있는데 미국 클리블랜드 박물관(10폭 병풍이고 18세기 작품), 대영박물관, 영국 도서관, 프랑스 국립 기메동양박물관,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빈 민속박물관 등에 있다.

디딜방아는 사람의 왕래가 빈번하거나 삼거리 등에 동방으로 놓는다. 디딜방아는 정월 보름에 여자의 피묻은 속곳을 입혀 거꾸로 세워두기도 했다. 주술성이 있기 때문이고 이러한 운반이나 세우는 과정 등이 놀이화와 오락성이 가미되곤 했다. 여러 사람의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정보와 문화양식이 녹아있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디딜방아가 찧어지는 양식은 우리나라의 디딜방아는 다리가 두 개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과 관련이 있다. 혼자가 아니라 두 사람 이상 힘의 균형과 동작의 조화로 방아공이가 깊은 방아확에서 출발해 일상의 지평 끝을 벗어나 공간을 지나면서 우주로 가서는 중력의 힘으로 깊은 방아확으로 순식간에 내려치며 인간의 양식거리를 찧는다. 디딜방아 작업자는 대부분 여성이지만, 디딜방아 자체의 작업기구로는 남성의 역할 즉, 공이가 달린 디딜방아는 돌확을 행하여 남성의 힘센 역할을 해 댄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양다리 디딜방아는 외다리의 외국 디딜방아에서 법고창신 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최근 협성문화재단이 부산시민공원에 30억 원짜리 조형물을 기부하려 했지만, 부산시 조형물심의위원회가 작품성이 낮다는 판정을 내려 설치를 '거부'했다고 한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작품은 흉물이 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함은 물론이다. 지금 세대는 물론 후세가 어울려서 오랜 세월 즐길 곳인 부산시민공원 상징 조형물은 일본이 그곳에 경마장을 만들기 전의 역사적·장소적 의미와 부산시의 미래지향적인 의미도 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조상의 지혜로운 생활습속 용구에서도 아이디어에 착안해 우리 땅에 우리 상징물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권민수 한국민속문화원 이사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 해상도시, 시내버스도 오간다
  2. 2외국인 손님 다시 넘쳐난다…남포동 모처럼 즐거운 비명
  3. 3부울경 7월 역대급 물폭탄 예고
  4. 4양산시, 양산~김해 국지도 60호선 공사 최대 걸림돌 유산공단 일대 보상 방안 찾았다
  5. 5尹 대통령 지지율 45% 육박…올해 최고치
  6. 6누리호가 쏜 차세대위성 관측 시작…도요샛 3호는 행방묘연(종합)
  7. 7후쿠시마 오염수 시찰 마무리…정부, 수산물 수입 수순 밟나
  8. 8부울경 상장사 순익 4배 ‘껑충’…뜯어보니 부산만 뒷걸음질
  9. 9“공공기관 2차 이전 로드맵 연내 발표 어렵다”…또 총선용?
  10. 10수영구의회 정책용역 갈등…의장 불신임안 제출로 번져
  1. 1尹 대통령 지지율 45% 육박…올해 최고치
  2. 2후쿠시마 오염수 시찰 마무리…정부, 수산물 수입 수순 밟나
  3. 3“엑스포 유치단 거듭 파견, 각국 맞춤형 후속조치를”
  4. 4北 인공위성 발사 日에 통보, 日 격추 가능성은?
  5. 5尹-여야 원내대표 회동 사실상 무산
  6. 6"새롬이 아빠 윤석열입니다" 김여사 "아이 가졌다 잃고 입양 시작"
  7. 7尹 "파푸아뉴기니 부산엑스포 지지에 감사" 태도국 5개국과 정상회담
  8. 8대통령실, 불법집회에 ‘엄정 대응’ 기조 유지
  9. 9與, 현안마다 TF 띄우며 정책 지원 및 전통 지지층 결집에 주력
  10. 106월 국회도 '野 단독처리 후 거부권' 정국 이어질 듯
  1. 1누리호가 쏜 차세대위성 관측 시작…도요샛 3호는 행방묘연(종합)
  2. 2부울경 상장사 순익 4배 ‘껑충’…뜯어보니 부산만 뒷걸음질
  3. 3“공공기관 2차 이전 로드맵 연내 발표 어렵다”…또 총선용?
  4. 4“가덕 에어시티를 부산형 에너지·물 자립 도시로 육성을”
  5. 5서민 보양식 닭고기 도매가 한 달 만에 6.9% 올라
  6. 6“수소 저장체로 장점 큰 암모니아, 친환경연료 가치 충분”
  7. 7정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위해 민간업체 의견 다시 수렴
  8. 8'2030 부산엑스포 염원' 드림콘서트 3만 관중 운집
  9. 9고물가에도 여가 즐겼다…고소득층 소비, 코로나 이후 최대
  10. 10"저출산·고령화 한국, 향후 20년간 생산인구 24% 감소"
  1. 1북항 해상도시, 시내버스도 오간다
  2. 2외국인 손님 다시 넘쳐난다…남포동 모처럼 즐거운 비명
  3. 3부울경 7월 역대급 물폭탄 예고
  4. 4양산시, 양산~김해 국지도 60호선 공사 최대 걸림돌 유산공단 일대 보상 방안 찾았다
  5. 5수영구의회 정책용역 갈등…의장 불신임안 제출로 번져
  6. 6“탄소중립 힘 모으자” 부산·산티아고 등 8개 도시연합 뜬다
  7. 729일 부울경 돌풍 천둥 번개 동반 강한 비 내려
  8. 8친환경 선박·도장건조기…부산 기후테크 기술 한자리
  9. 9기업은 기부로, 학생들은 춤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 응원해”
  10. 10“공공기여금 구·군 귀속비율 상향해 달라”
  1. 1균열 생긴 롯데 불펜, 균안 승리 날렸다
  2. 2‘어게인 2019’ 한국, U-20 월드컵 16강 진출
  3. 3한국 탁구, 세계선수권 값진 ‘은 2·동1’
  4. 4세 번 실수는 없다…방신실 첫 우승
  5. 5완벽 적응 오현규, 리그 최종전 멀티골 폭발
  6. 6'KKKKKKKKK'…6이닝 1실점 나균안, 결국 웃지 못했다
  7. 79회말 어설픈 투수 운용, 롯데 키움에 6-5 진땀승
  8. 8‘좌완 덫’에 걸린 롯데…못 나오면 가을야구 답 없다
  9. 9‘부산의 딸’ 최혜진 우승 갈증 풀러 왔다
  10. 10오! ‘김탄성’…김하성, 5호 대포 쏘고 환상의 3루 수비
우리은행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여수 귀환 한달 만에 경상 출진…왜는 도망다니기 바빴다
서부국과 함께하는 명작 고전 산책
자산어보-정약전(1758~1816) 이청(1792~1861)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예술가 아닌 개인 고갱은 어떨까 外
미국 패권주의에 고통받은 베트남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빈집 달팽이 /박옥위
틀니 /정유지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
뮤지컬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드림’의 아이유
‘길복순’의 전도연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넷플릭스 25억 달러 투자계획…K-콘텐츠 이젠 실리 따질 때다
지상파, 백상예술대상서 몰락한 이유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손민수가 2년 전 약속한 협연 무대, 관객과 로비인사 재개도 감개무량
더 순박한 인니판 ‘7번방의 선물’ 몰랐던 세계, 동남아 영화를 만나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민중의 짓밟힌 꿈…오늘날과 닮은꼴
‘별종 가족’의 아름다운 해산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5월 29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5월 25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서울전자음악단 ‘서로 다른’
4년 만의 신곡 김동률 ‘황금가면’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3년 5월 29일(음력 4월 10일)
오늘의 운세- 2023년 5월 25일(음력 4월 6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묘고대 위에서 지은 고려 시대 혜심 선사 시
유배지 종성에서 초정 박제가가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해양주간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